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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주 '원점부터', 삼성 부족한 2% 채울까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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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주 '원점부터', 삼성 부족한 2% 채울까 [프로야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7.08 10: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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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한 때 미국 메이저리그(MLB)가 주목하는 유망주였으나 이젠 국내에도 설 곳이 없었다. 퓨처스리그(2군)를 전전하던 절치부심했고 이학주(31)는 44일의 수련을 마치고 완전히 달라져서 돌아왔다.

시즌 초 부진하던 이학주는 지난 5월 19일 1군에서 말소됐고 지난 2일에서야 다시 복귀했다. 아직 단 2경기. 그러나 임팩트는 강렬했다. 이학주는 NC 다이노스와 2경기에서 7타수 4안타 맹타를 휘둘렀다. 팀은 3연승을 달렸다.

달라진 이학주는 삼성에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우승 경쟁을 이어가고 있는 삼성에 부족한 2%를 채워줄 수 있을까.

이학주가 44일 만에 1군에 복귀해 삼성 라이온즈의 연승을 이끌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충암고 졸업 후 2009년 MLB 진출을 목표로 시카고 컵스와 계약을 맺은 이학주는 뛰어난 수비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탬파베이 레이스 시절 당한 무릎 부상을 당했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선 시범경기에서 활약하고도 결국 빅리그에 입성하지 못한 채 마이너리그에서만 시간을 보냈다. 이후 독립리그에서 뛰며 재기를 노렸고 2018년 9월 신인드래프트에서 삼성의 지명을 받았다.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KBO리그에서 활약했다. 첫 시즌 올스타에도 선발되는 등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화려한 수비가 돋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타율 0.228로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고 올 시즌 초반까지 타율 0.220으로 흐름을 뒤집지 못했다. 결국 2군행을 통보받았다. 김지찬이 준수한 활약을 펼치며 이학주의 그림자를 완전히 지웠다.

이대로 무너질 수 없었다. 원점으로 돌아갔다. 우선 배트 길이에 변화를 줬다. 33.5인치(85.09㎝)에서 34인치(86.36㎝)로 오히려 늘렸다. 2군에서 부담없이 적응기를 거쳤다. 손잡이 부분을 걸쳐잡던 방식도 버렸다. 긴 방망이를 짧게 쥐는 방식으로 콘택트에 더 신경을 썼다.

이학주(왼쪽)의 반등은 다소 무게감이 떨어지는 삼성의 하위타순을 한층 탄탄하게 해줄 전망이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효과는 좋았다. 이학주는 퓨처스리그에서 18경기 타율 0.345(55타수 19안타)로 도약했다. 방망이를 짧게 잡으면 공을 맞히기 좋은 대신 장타력이 줄어들기 쉬운데 홈런 3개를 포함해 장타율도 0.545로 좋았다. 길어진 방망이의 힘을 믿고 자신은 힘을 빼고 정확히 맞춰내는 데 집중했고 효과는 만점이었다.

허삼영 감독은 “이학주에게 30,40홈런을 바라는 게 아니다”라고 했는데 본인 또한 이 부분에 대해 정확히 캐치한 것. 보다 정교한 타격으로 타자들에게 밥상을 차리고 수비에서 보탬이 되는 게 본인의 역할이라는 걸 다시 한 번 인지한 것이다.

2군에서 부담을 내려놓고 열정적인 젊은 선수들과 지내다보니 긍정적인 에너지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복귀한 1군에서 이학주는 적응 기간도 필요 없이 곧바로 맹타를 휘둘렀다.

삼성은 올 시즌 완전히 다른 팀으로 거듭났다. 43승 32패 1무, 선두 KT 위즈에 2.5경기 뒤진 공동 2위. 강력해진 타선이 강점이다. 박해민과 피렐라가 밥상을 차리고 구자국-강민호-오재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이 쓸어 담는다. 다만 하위타선의 무게감은 떨어진다. 이학주에게 기대하는 부분이 바로 이 대목이다. 김헌곤이 뛰어난 타격을 보여주고 있어 이학주가 지난 2경기와 같은 활약을 펼쳐준다면 한층 짜임새 있는 타선을 구축할 수 있다.

삼성은 외국인 투수 벤 라이블리의 대체 선수로 마이크 몽고메리를 영입했다. 지난 4일 NC전에서 3이닝 4볼넷 6탈삼진으로 무실점 데뷔전을 치렀다. 이학주와 몽고메리의 효과 속 삼성이 선두 경쟁에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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