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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메달 기대주④] 사격 '황제' 진종오, 뒤따를 김민정-김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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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메달 기대주④] 사격 '황제' 진종오, 뒤따를 김민정-김은지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7.08 13: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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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연기됐던 2020 도쿄 하계올림픽이 오는 23일 개막한다. 한국 선수단은 전체 33개 정식종목 중 13개 종목에서 금메달 7개, 은메달 11개, 동메달 14개를 획득, 톱10에 진입한다는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스포츠Q(큐)는 대회 전까지 포디엄에 오를 후보들을 종합해 시리즈로 송출한다. [편집자 주]

[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사격은 엄청난 체력과 강한 정신력을 요하는 종목이다. 1896년 아테네 올림픽 초대 대회부터 정식종목이었던 유서깊은 스포츠이기도 하다. 최근 진종오(42·서울시청)를 필두로 한국에 꾸준히 메달을 선사한 효자종목이기도 하다.

올림픽 사격에는 한 손으로 잡는 권총과 총열이 길어 두 손으로 잡는 소총, 움직이는 표적을 맞히는 산탄총 종목이 있다. 총기 종류와 거리, 자세 등에 따라 세부종목으로 나뉜다. 정해진 시간 동안 가장 정확히 과녁을 맞춰야 한다. 압박감 속에서 고도의 집중력과 평정심을 유지해야 한다.

2020 도쿄 올림픽 사격에는 총 15개 금메달이 걸려있다. 권총 종목은 남·여 10m 공기권총과 여자 25m 권총, 남자 25m 속사 권총으로 나눠진다. 소총에는 남·여 10m 공기소총과 남·여 50m 소총 3자세, 산탄총은 남·여 트랩과 남·여 스키트 경기로 구분된다. 이번 대회부터는 추가로 10m 공기권총과 10m 공기소총, 트랩에 혼성 종목이 신설됐다.

지난 2016년 리우 대회 때까지 남자 종목 9개, 여자 종목 6개였다. 성평등 정신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나오자 국제사격연맹(ISSF)은 남자부 3개 세부종목을 폐지하고 남녀가 한 조를 이뤄 참가하는 혼성 종목을 도입했다. 이에 따라 도쿄에선 남녀부 각 6종목씩에 혼성 단체전 3종목이 추가됐다.

한국 사격 국가대표팀은 그간 올림픽 티켓 15장을 확보, 총 15명이 출전한다.

명실공히 '사격 황제'인 진종오. [사진=대한사격연맹/연합뉴스 제공] 

맏형 진종오에 시선이 쏠린다. 

2008 베이징 대회부터 올림픽 3회 연속 남자 50m 권총 우승을 차지한 진종오는 세계 사격 사상 처음이자 한국 스포츠 사상 최초로 올림픽 3연패를 달성한 인물. 한국 사격은 1988년 서울 대회 때 차영철이 소구경 복사 은메달을 따낸 것을 시작으로 올림픽에서 총 메달 16개(금 7·은 8·동 1)를 획득했는데, 이 중 6개(금 4·은 2)를 진종오가 홀로 따냈다. 

도쿄에선 아쉽게 진종오의 주종목이 폐지됐지만, 그는 2012년 런던 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10m 공기권총과 함께 신설 종목 10m 공기 권총 혼성 단체전 우승을 겨냥하고 있다. 개인 5번째 출전 올림픽에서 메달을 추가하면 김수녕(양궁)을 넘어 한국선수 역대 올림픽 최다메달 신기록을 쓴다.

진종오는 그간 10m 공기권총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왔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은메달, 2012 런던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9년만의 이 종목 탈환에 나서는 그는 "대한민국 사격의 위대함을 다시 한 번 세계에 떨치겠다"고 힘줬다.

체르누소프를 제압하고 눈물을 흘렸던 진종오. [사진=연합뉴스]
체르누소프를 제압하고 눈물을 흘렸던 진종오. [사진=연합뉴스]

견제대상은 아르템 체르누소프(25·러시아)다. 지난해 폴란드 유럽사격선수권대회 10m 공기권총 개인전과 단체전, 혼성 금메달을 싹쓸이했다. 올해 크로아티아 열린 이 대회에서도 10m 공기권총 단체전과 혼성 1위를 차지하는 등 최근 좋은 성적을 내왔다.

진종오는 "데이터를 조회해보니 아르템이 눈에 띈다. 아직 젊은 선수인데 경험이 많지 않아 겁이 없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둘은 과거 한 차례 명승부를 벌인 바 있다. 2018년 9월 경남 창원국제사격장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남자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슛오프(추가 사격) 접전 끝에 진종오가 1위에 올랐다.

출발이 불안했던 그는 한때 선두 체르누소프에 6.5점까지 뒤졌으나, 무서운 뒷심을 발휘해 마지막 발을 남겨두고 격차를 0.4점까지 좁혔다. 마지막 발에서 10.4점을 쏴 10.0점을 맞춘 체르누소프와 극적으로 동점을 만든 뒤 슛오프에서 10.3점을 쏘며 9.5점에 그친 체르누소프를 제압했다. 압박을 이겨낸 진종오는 눈물로 기쁨을 만끽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여자 권총에선 '여자 진종오'로 불리는 김민정(24·KB 국민은행)을 비롯해 김보미(23·IBK 기업은행) 등도 메달 후보로 거론된다. 대표팀 막내 권은지(19·울진군청)는 소총에서 일을 내겠다는 각오다. 

김민정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사격 여자 10m 공기권총 은메달, 10m 공기권총 혼성 은메달, 여자 25m 권총 동메달을 획득했다. 첫 올림픽이었던 리우 대회 때는 팀 막내였는데, 여자 10m 공기권총 본선 18위에 그쳐 결선에 오르지 못했다.

이번에는 여자 25m 권총에서 방아쇠를 당긴다. 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 1위로 출전권을 따낸 종목. 도쿄행을 확정한 뒤 각종 국내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며 잇달아 상승세를 탔다. 그는 "어떤 종목이든 자신이 있다. 마음속에 금빛이 있다"며 우승 열망을 드러냈다.

권은지는 지난 4월 열린 대표 선발전에서 비공인 세계신기록 포함 두 차례 한국 신기록을 세우며 주목 받고 있다. 2002년생 권은지가 입상하면 2000년 시드니 대회 강초현 은메달 이후 21년 만에 여자 소총에서 메달 획득에 성공한다.

또 그는 이번 대회부터 생겨난 10m 공기소총 혼성종목에서 남태윤(23·보은군청)과 짝을 이룬다. 권은지는 "부담이 없을 수 없고 책임감도 느끼지만, 첫 올림픽인 만큼 경험이라고 생각한다"며 "올림픽에서는 더 욕심부리지 않고 지금처럼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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