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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코비치 독주, 시선은 빅3 넘어 골든슬램 [윔블던테니스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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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코비치 독주, 시선은 빅3 넘어 골든슬램 [윔블던테니스대회]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7.12 0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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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페더러와 나달이 있었기에 더 강해질 수 있었다.”

통산 20번째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오르며 로저 페더러(40·스위스), 라파엘 나달(35·스페인)와 어깨를 나란히 한 노박 조코비치(34·세르비아)는 경쟁자들을 떠올렸다. 그러나 기세만큼은 조코비치가 단연 압도적이다.

조코비치는 1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윔블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3시간 23분 혈투 끝에 마테오 베레티니(9위·이탈리아)를 3-1(6-7<4-7> 6-4 6-4 6-3)로 잡아냈다.

노박 조코비치가 11일 윔블던 테니스 대회에서 우승하고 세리머니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윔블던 3연패를 달성한 조코비치는 통산 6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오픈 시대 이후 대회 최다 우승 단독 3위로 올라섰다. 이 부문 1,2위는 페러더(8회)와 피트 샘프러스(7회·은퇴·미국).

최근 기세가 남다르다. 최근 12차례 메이저 대회 중 8번이나 정상에 섰다. 올해만 호주오픈, 프랑스오픈에 이어 윔블던에서도 정상에 선 조코비치는 21전 전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젠 한 해에 4대 메이저 대회 중 3차례 정상에 오른 건 1969년 로드 레이버(호주) 이후 52년만. 이젠 그랜드슬램을 바라본다. 오는 8월 30일 시작되는 US오픈만이 남았다. 역대 4개 대회를 모두 석권한 건 1938년 돈 버지(미국), 1962년과 1969년 레이버뿐이었다.

미국 NBC스포츠에 따르면 조코비치는 “지금 몸 상태도 좋고 경기력도 잘 나오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그랜드 슬램에) 도전할 것”이라며 “내가 역대 최고 선수인지 아닌지는 다른 분들의 토론에 맡기겠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통산 20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한 조코비치가 우승컵에 입을 맞추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그러나 조코비치는 경쟁자에 대한 존중도 잊지 않았다. 그는 “오늘의 내가 있기까지 페더러와 나달이라는 두 명의 전설의 존재가 큰 힘이 됐다”며 “페더러와 나달이 있었기 때문에 내가 보완해야 할 점을 알게 됐고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또 전술적으로 더 강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결승전에 나선 조코비치는 5-2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타이브레이크 끝에 첫 세트를 내줬다. 1시간 이상 이어진 세트라 더욱 뼈아팠다. 

두 번째 세트에서도 5-1로 앞서가다 추격을 당했지만 자신의 서브게임을 지켜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분위기를 전환시킨 조코비치는 3,4세트를 연달아 챙기더니 5세트까지 마무리하고 우승 상금 170만 파운드(26억9000만 원)을 챙겼다.

우승을 확정짓고 기뻐하는 조코비치. [사진=EPA/연합뉴스]

 

올림픽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다. 오는 23일 개막하는 2020 도쿄올림픽과 US오픈에서 모두 정상에 오르면 남자 테니스 역대 최초로 한 해에 모든 메이저 대회와 올림픽 금메달을 휩쓰는 골든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여자 선수 중에도 1988년 슈테피 그라프(은퇴·독일)가 유일무이한 기록의 주인공.

다만 올림픽 출전 여부는 불확실하다. “(출전 여부를) 생각해봐야 한다. 올림픽은 당연히 출전해야 하는 대회지만 지금 내 생각은 반반으로 나뉘어 있다”며 “최근 며칠 사이에 들려온 소식 때문에 그렇다”고 말했다. 일본에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들로 나달은 이미 불참을 선언했고 페더러는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코비치는 무관중 대회에 대한 거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올림픽을 차치하더라도 조코비치의 기세는 페더러와 나달을 압도한다. 페더러보다는 6살이나 어리고 나달보다도 1살 어리다. 더 무서운 점은 파죽지세라는 것. 빅3 구도의 균열이 예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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