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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메달 기대주⑦] 돌아온 야구, 디펜딩챔프 '김경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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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메달 기대주⑦] 돌아온 야구, 디펜딩챔프 '김경문호'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7.12 11: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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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연기됐던 2020 도쿄 하계올림픽이 오는 23일 개막한다. 한국 선수단은 전체 33개 정식종목 중 13개 종목에서 금메달 7개, 은메달 11개, 동메달 14개를 획득, 톱10에 진입한다는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스포츠Q(큐)는 대회 전까지 포디엄에 오를 후보들을 종합해 시리즈로 송출한다. [편집자 주]

[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야구는 2020 도쿄 올림픽을 통해 13년 만에 정식종목으로 돌아온다. 마지막으로 치러진 2008 베이징 대회에서 전승 신화를 쓴 김경문 감독이 다시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야구를 국기로 삼는 일본 적지 한가운데 태극기를 꽂고 돌아오겠다는 각오로 오는 19일 소집된다.

야구는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에서 올림픽 정식종목이 된 이래 베이징 대회까지 5회 연속 열렸다. 하지만 야구를 하는 나라 자체가 적은 데다 북미와 동아시아를 제외하면 인기도 낮다는 이유로 지난 두 대회 동안 정식종목에서 제외됐다. 이번에 야구 인기가 높은 도쿄 대회를 통해 정식종목으로 부활했다.

이번 대회는 출전국이 6개로 줄었다. 개최국 일본을 비롯해 한국(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1위), 멕시코(미주 대륙 1위), 미국(미주 대륙 최종예선 1위), 이스라엘(유럽·아프리카 지역 1위), 도미니카공화국(세계 최종예선 1위)이 우승을 다툰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이 도입한 '변형 패자부활전' 방식이 눈에 띈다.

WBSC 세계랭킹에 따라 일본, 멕시코, 도미니카공화국은 A조, 한국, 미국, 이스라엘은 B조에 편성됐다. 조별리그 성적을 바탕으로 6개 나라 모두 녹아웃 스테이지에 돌입한다. 조별리그 순위에 따라 우승까지 가는 경우의 수가 다양하다. 패자부활 대진이 많아 결승까지 최대 8경기를 치를 수도 있다. 

올림픽 야구 디펜딩챔피언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은 2연패에 도전한다. [사진=연합뉴스]
13년 전 전승 신화를 쓴 김경문 감독이 이번에도 지휘봉을 잡았다. [사진=연합뉴스]
베이징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강민호(왼쪽)와 김현수가 팀을 이끈다.

한국 야구는 프로선수들을 끌어모아 '드림팀'을 구성한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이래 국제대회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왔다.

올림픽에선 금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수확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3·4위전에서 일본을 꺾고 동메달을 따냈고, 베이징에서도 풀리그와 4강에서 잇달아 일본을 격파한 끝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도쿄 올림픽 최종 엔트리에 든 24명 중 베이징 올림픽을 경험한 '형님' 김현수(LG 트윈스)와 강민호(삼성 라이온즈)가 이번에도 김경문 감독 부름을 받고 후배들을 이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는 시즌 중 30개 구단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의 올림픽 참가를 불허했다.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 등 한일 양국 메이저리거들이 불참한다. 야구 종가 미국을 비롯해 도미니카공화국, 멕시코 역시 현역 마이너리거와 전직 메이저리거로 팀을 꾸렸다. 일본프로야구(NPB)에서 뛰는 선수들을 불러모으기도 했다.

홈팀 일본 역시 우승을 목표로 자국리그 최강 선수들로 명단을 구성했다. 그간 은메달 1개와 동메달 2개를 수집하는 데 그친 만큼 안방에서 새 역사를 쓰겠다는 각오다.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 최종 엔트리. [그래픽=연합뉴스]
이정후(왼쪽)와 강백호에 거는 기대가 상당하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대회 한국은 마운드보다 타격에 거는 기대가 크다. 김경문 감독은 '쳐야 이긴다'는 소신을 지닌 대표적인 공격론자다. 특히 올 시즌 마의 타율 4할에 도전하는 강백호(22·KT 위즈)와 이정후(23·키움 히어로즈) 역할이 중요하다. 2년 전 WBSC 프리미어12에서 국제 경쟁력을 보여준 둘이라 시선이 집중된다.

강백호와 이정후는 나이는 어리지만 이미 KBO리그(프로야구) 최고 타자로 자리매김했다. 강백호는 12일 기준 타율 1위(0.395), 안타 1위(107개), OPS(출루율+장타율) 2위(1.071), 타점 3위(61)를 달리고 있다. 이정후 역시 타율 3위(0.345), 안타 2위(102개), OPS 4위(0.944)에 올라있다. 

강력한 경쟁자는 단연 일본이다. 역사적 배경에 기인한 '한일전'이라는 숙명의 라이벌십은 물론이거니와 야구 컬러도 닮은 점이 많다. 게다가 이번엔 일본 안방에서 열리니 일본도, 한국도 의지가 남다르다. 

대표팀은 마지막 대회였던 베이징 올림픽에서 일본과 두 번 만나 모두 승리했다. 풀리그에서 5-3, 준결승에서 6-2로 잡았다.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에 진출한 뒤 올림픽 금메달로 야구 인기가 치솟았다. 이듬해 2009년 2회 WBC에서 준우승까지 차지하며 르네상스를 맞았다. 지난 2015년 초대 프리미어12 준결승에선 0-3으로 끌려가던 9회초 4점을 뽑아 대역전극을 쓰고 결승에 올라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야구 한일전은 축구 못잖게 큰 관심을 받는다. [사진=연합뉴스]
이승엽(오른쪽) 같은 거포 해결사 부재가 아쉽다는 평가다. [사진=연합뉴스]
2019년 프리미어12에서 일본에 2연패를 당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이번엔 어느 때보다 이름값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이승엽(은퇴), 이대호(롯데 자이언츠) 등 거포는 없다. 류현진을 비롯해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양현종(텍사스 레인저스) 등 그간 국제무대에서 한국 야구를 지탱해 온 왼손 선발투수들이 모두 빠졌다. 톱니바퀴처럼 빈틈 없이 맞물리는 계투 작전이 한일전 승패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1위로 도쿄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한 2019년 2회 프리미어12에선 일본의 벽을 두 번이나 넘지 못했다. 이미 올림픽 티켓을 획득하고 치른 슈퍼라운드 최종전에서 8-10으로 무릎을 꿇었고, 결승에서도 3-5로 졌다.

이나바 아쓰노리 일본 감독은 프리미어12 우승 멤버를 바탕으로 도쿄 올림픽 최종 엔트리를 짰다. MLB에서 돌아온 다나카 마사히로(라쿠텐 골든 이글스)마저 가세해 투수진은 더 강해졌다.

한일 양국이 모두 조 1위를 꿰차면 녹아웃 스테이지 대진에 따라 8월 2일 오후 7시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첫 번째 한일전을 치른다. 여기서 이기는 팀은 준결승에 직행하고, 패하는 팀은 패자부활전을 거쳐 올라오는 팀과 준결승행을 다툰다. 대진상 두 차례 이상 일본을 상대할 가능성도 농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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