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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단 악재까지, 엔씨소프트 신뢰도 다시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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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단 악재까지, 엔씨소프트 신뢰도 다시 '흔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7.15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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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방역 수칙을 위반하고 술자리를 가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NC 다이노스發(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NC 다이노스 소속 박석민은 14일 구단을 통해 사과문을 내놨다. NC 선수단은 원정 일정 중 3명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 영향으로 두산 베어스 선수 2명, KIA 타이거즈 선수 1명이 추가 확진됐는데, 그동안 방역 수칙 위반에 대해 입을 닫고 있던 NC가 사실을 전한 것.

앞서 이로 인해 KBO리그는 전반기 조기 마감을 결정했는데 뒤늦게 이들의 방역 수칙 위반이 알려지며 더욱 후폭풍은 커지고 있다.

NC 다이노스의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이 방역 수칙을 위반한 술자리에서 비롯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야구단에 각별한 애정을 나타낸 김택진 구단주로서도 뼈아픈 일일 수밖에 없다. [사진=연합뉴스]

 

원칙대로라면 대체 선수를 불러올려 리그를 치르는 게 맞았지만 NC와 두산은 절반 가까운 전력을 2군에서 끌어와 리그를 치러야 했고 이에 KBO에 리그 중단을 요청했다. 20일 가량 올림픽 휴식기를 보내야 했던 KBO리그는 이번 결정으로 한 달 가까운 시간을 쉬어가게 됐다.

리그 중단에 대한 야구 팬들의 불만이 적지 않았다. 야구계에서도 KBO가 지나치게 NC와 두산 위주로 결정을 내렸다고 아쉬워하는 반응이 많았다.

문제는 코로나 확진이 방역 수칙 위반에서부터 비롯됐다는 것. 1인 1실로 배정된 원정 숙소에 5인 이상이 모였는데, 외부인 여성 2명이 포함돼 더 시끄러워졌다. 누리꾼들은 여성 2명을 ‘유흥업 종사자’, ‘불륜녀’ 등이라고 온갖 추측을 이어갔다.

이에 박석민은 사과문과 함께 이에 대한 해명을 했다. 주변을 들른 지인과 연락이 돼 함께 ‘치맥’을 즐겼다는 것. 억측에 대한 소음은 잠재울 수 있었지만 잘못의 크기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이후 자가격리 중이던 프론트 직원 1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올림픽 대표팀에 뽑혀 일찌감치 백신 접종을 받아 음성 반응이 나타난 박민우는 태극마크를 내려놓기로 했다.

이들의 원정 숙소를 관할하는 강남구청에선 “NC 선수들이 ‘사적 만남’에 대해 말하지 않았기 때문에 초기 방역에 혼선을 빚었다. 역학조사를 방해했다”며 그 자리에 있었던 확진자 3명과 일반인 2명 등 총 5명을 경찰에 의뢰하기도 했다.

박석민은 14일 사과문을 내고 지인들을 원정 숙소로 불러 5명이 치킨과 맥주를 즐겼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황순현 NC 다이노스 대표는 고개를 숙였다. “저희 선수단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KBO리그 진행이 중단된 데 대해 다시 한번 사과를 드린다”며 “특히 해당 선수들이 원정 숙소에서 외부인과 사적 모임을 가졌다. 구단은 이에 대한 관리부실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방역 당국의 최종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선수뿐 아니라 대표이사 이하 구단 관계자들도 경중에 따라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야구 팬들의 반응은 차갑다.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NC는 과거 투수 이성민의 승부조작 의혹을 인지하고도 은폐했고 심지어 KT 위즈가 특별지명으로 이성민을 데려가도록 한 뒤 보상금까지 챙겼다. 이로 인해 2016년 경찰과 검찰의 조사를 받았다.

2018년엔 강민국의 음주운전 적발을 숨기고 KT에 트레이드를 보냈는데, 직후 이 사실이 밝혀지며 강민국은 30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받았고 그 피해는 KT가 고스란히 떠안았다.

2016년엔 외국인 선수 에릭 테임즈의 음주운전 적발을 며칠간 숨겼다. 가을야구에 관심이 엄한 곳에 집중됐다.

NC 다이노스 모기업인 엔씨(NC)소프트에도 악재다. 김택진 NC소프트 대표는 야구단을 아낌 없이 지원했다. 지난해 NC가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을 때 김 대표의 공로가 조명되기도 했다. 선수단과 코칭스태프도 김 대표에 대한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

그렇게 공을 들인 야구단이기에 이번 논란이 더 뼈아플 수밖에 없다. 최근 NC소프트의 분위기와 더불어 더욱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올 초 리니지M 롤백과 환불 사태로 한 차례 소동을 겪었던 엔씨소프트는 이번 야구단 논란으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NC소프트는 지난 1월 대표 게임인 ‘리니지M’에서 문양 시스템 롤백(시간을 업데이트 이전으로 돌리는 것)과 환불사태로 홍역을 치렀다. 게임계 내에서도 독보적인 ‘현질(현금으로 아이템을 사는 것)’ 문화가 자리잡은 리니지M에서 거액의 돈을 쓰고 아이템을 확보한 유저들을 허탈하게 만드는 롤백을 한 것. 더불어 피해를 본 유저들이 항의하자 환불이 아닌 게임 캐시로 돌려주며 벌어진 일이다.

더 불을 붙인 건 이 과정에서 유저들과 게임 운영진간 소통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유저들은 NC소프트의 불통에 분통을 터뜨렸고 국회, NC소프트 본사 등에 트럭을 보내 전광판을 통한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이후 유저들의 이탈 움직임이 거셌고 NC의 리니지 관련 매출은 지난해와 비교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주가에서도 이러한 분위기를 읽어볼 수 있다. 지난 2월 게임계 대장주 NC의 주가는 최고 104만8000원을 찍었는데, 이후 이러한 소요로 인해 내리막길을 탔다. 15일 현재 80만 원 초반대에 머물고 있다.

심지어 경쟁사 카카오게임즈의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 흥행 대박을 누리며 수년간 지켜온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1위 자리도 내줬다. 같은 장르의 게임이기에 오딘으로 갈아탄 유저들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게임계에선 오딘의 상승세가 일시적인 현상일 것이라고 바라보지 않는다. NC소프트가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기대하는 건 하반기 출시할 ‘블레이드앤소울2’다. 그러나 적지 않은 팬들이 “게임은 기대되지만 NC에서 나오는 게 문제”라는 반응을 보인다. 신작의 완성도 만큼이나 유저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적극적으로 소통하려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여러모로 머리가 복잡할 김택진 NC소프트 대표는 아직까지 입을 닫고 있다. 상황을 타개하고 분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어떤 목소리를 낼지, 야구단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던질지는 미지수. 분명한 건 어떤 식으로든 변화의 노력이 필요해보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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