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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스타전도 결국, '위기의 한국야구' 갈림길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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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스타전도 결국, '위기의 한국야구' 갈림길에 서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7.21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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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지난해에 이어 프로야구 올스타전이 다시 한 번 무산됐다. KBO리그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전반기를 조기 종료시킨 가운데 강행하려던 움직임은 팬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고 결국 올해도 별들의 잔치 없이 시즌을 치르게 됐다.

예상된 수순이다. 델타 변이로 인해 전국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진 상황에서 복수 구단의 특정 선수들이 방역 수칙을 위반하면서까지 일탈을 벌였고 그 결과는 참혹했다. 심지어 리그까지 중단시켰는데, 올스타전은 그대로 이어가는 게 앞뒤가 맞지 않는 모양새였다.

당초 올스타전은 24일 열릴 예정이었다. 하루 앞서 야구 대표팀과 라이징 스타와 대결도 계획돼 있었으나 모두 취소됐다.

KBO가 24일로 예정된 올스타전을 취소했다. 리그 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급증으로 전반기를 조기 마감한 가운데 올스타전을 강행하는 것이 팬들의 반발을 샀고 결국 이러한 결정을 하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KBO는 “올스타 팬 투표가 이미 완료됐지만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고 있고 최근 리그에서 확진자가 추가 발생하고 있으며 그동안 관계기관과 협의한 결과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에서 행사 개최가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KBO는 투표에 참여해주신 팬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전하며 선정된 올스타는 추후 발표하고 베스트 12에 선정된 선수들에게는 개별 시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NC 다이노스發(발) 충격파가 시작이었다. 지난 8일 두산 베어스와 원정 일정 경기가 돌연 취소됐다. NC에서 확진자가 발생했기 때문. 두산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했고 두 구단은 확진자 5명 외에도 올림픽 예비 엔트리에 포함돼 백신을 접종한 선수들을 제외하고는 전원 자가격리에 돌입했다.

KBO에서 정한 특별 규정에 따르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선수가 나올 경우 이를 대체할 선수를 2군에서 올려 일정을 진행하는 게 원칙. 그러나 NC와 두산의 요청과 일부 구단의 호응으로 프로야구는 올림픽 휴식기보다 일주일 앞서 전반기를 조기에 마감했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NC 소속 양성 판정을 받은 선수들이 방역 수칙을 위반하며 외부인 여성을 불러들여 원정 숙소에서 술판을 벌였던 게 밝혀져 논란이 커졌다. 박석민과 권희동, 이명기, 박민우는 KBO로부터 72경기 출장 정지와 1000만 원씩 벌금을 물게 됐다. NC는 선수 관리 소홀 등의 책임 등으로 1억 원 제재금을 부여받았다. 백신 접종을 받은 박민우는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태극마크를 내려놨다.

NC 다이노스 박석민을 비롯한 3명의 선수가 방역 수칙을 위반한 술자리를 가졌고 이후 확진자가 발생하며 팬들의 지탄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황순현 NC 다이노스 대표는 사퇴했고 김택진 구단주(엔씨소프트 대표)는 직접 고개를 숙였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키움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 또한 원정숙소에서 NC 사건 때와 동일한 일반인 여성 2명과 함께 술자리를 가졌고 이 과정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역학 조사 과정에서 거짓 증언까지 수사에 혼란을 초래하는 등 논란은 커졌다. 키움 한현의 또한 올림픽 출전을 포기했다.

야구 팬들은 과연 이게 전부인지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부터 현장을 찾지 못하는 팬들이 많고 야구장을 찾아서도 음식은 외부에서 섭취하고 응원하는 선수의 이름을 목 놓아 부르지 못하고 있는데 선수들의 부족한 경각심과 방탕한 생활이 야구 팬들의 실망감을 자아내고 있다.

더구나 NC와 키움, 한화 모두 사건이 커지는 걸 원치 않는 듯 소극적인 자체 조사와 안일한 보고 등으로 팬들의 불신을 키우고 있다. 당초 방역 수칙을 어긴 게 아니라는 입장은 번번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리그 중단에 결정적 입김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지는 두산 선수단의 행태에도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리그가 중단된 가운데 두산 김재호와 워커 로켓은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팀 훈련에 가족들을 초대해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았고 5인 이상이 함께 하며 엄중한 현재 상황을 잊은 듯 했다. 

마스크를 낀 채 대표팀 훈련에 나서고 있는 강민호(왼쪽)와 양의지. [사진=연합뉴스]

 

KBO 방역 수칙상 외부인의 훈련장 출입은 허용되지 않는데, 리그가 중단된 상황에서 심지어 마스크까지 쓰지 않고 소풍을 온 듯한 장면을 연출했다는 것에서 팬들은 분노했다. 나아가 KBO는 이들에겐 엄중경고 조치를 했는데 팬들은 징계의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한국 야구는 2008년 베이징 9전 전승 금메달 신화에 재도전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선수단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훈련에 나서고 있고 최근 무거운 분위기를 인식한 듯 조심스러운 언행을 보이고 있다.

프로야구는 베이징 올림픽 이후 급격한 인기 상승을 누렸다.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도 대표팀 선수들은 다시 한 번 금메달 사냥에 성공하며 침체된 프로야구에 활기를 더하겠다는 각오다.

목표를 가지는 건 좋은 일이고 대표팀 선수들로선 당연한 수순일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좋은 성적만으로 팬들의 신뢰를 되돌릴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세상이 변했고 ‘좋은 경기력으로 속죄하겠다’는 말은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

이번 사태에서도 선수들은 물론이고 각 구단과 KBO까지 모두 소극적이고 논란을 키우지 않으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였다. 오히려 직접 나서 문제를 해결하고 싹을 뽑으려는 자성의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면 팬들의 신뢰를 되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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