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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펜싱 에페, 코로나 속앓이 떨치고 '은빛 찌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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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펜싱 에페, 코로나 속앓이 떨치고 '은빛 찌르기'
  • 민기홍 기자
  • 승인 2021.07.27 2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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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였다. 한국 펜싱이 단체전에서 값진 은메달을 추가했다.

최인정(31·계룡시청), 강영미(36·광주서구청), 송세라(28·부산시청), 이혜인(26·강원도청)은 27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펜싱 여자 에페 단체전 결승에서 에스토니아에 32-36으로 져 2위를 차지했다.

여자 에페는 이 메달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겪은 마음고생을 털어냈다. 유럽 전지훈련과 헝가리 부다페스트 그랑프리 대회에 참가했다가 귀국한 뒤 대표팀 선수 3명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던 게 지난해 3월이다. 바이러스를 떨쳐내고 심기일전한 멤버들은 팬데믹 장기화로 1년 미뤄진 대회를 위해 온갖 노력을 쏟았고 그 결과 은메달을 수확했다.

2020 도쿄올림픽 펜싱 은메달리스트 최인정(왼쪽부터), 강영미, 이혜인, 송세라. [사진=연합뉴스]

2012 영국 런던올림픽 이후 9년 만에 똑같은 위치에 선 여자 에페대표팀이다. 당시 신아람, 정효정, 최인숙, 최인정이 한국 여자 에페 종목 최초로 올림픽 포디엄에 오른 바 있다. 9년 전엔 막내였던 최인정은 에이스로 성장해 또 같은 색깔의 메달을 더했다. 

33세 나이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개인전 금메달을 땄던 강영미는 커리어 황혼에 올림픽 메달까지 더했다. 아직 20대라 다음을 기약할 수 있는 송세라와 이혜인은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서 태극기를 띄우는데 한 몫을 했다. 

결승전 종료 후 최인정이 울자 동료들이 그를 격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개인전에서의 아쉬움을 떨친 쾌거다. 여자 에페는 앞서 열린 개인전에서 최인정 강영미가 32강서, 송세라가 16강에서 탈락해 체면을 구겼다. 국제펜싱연맹(FIE)이 집계하는 랭킹이 최인정 2위, 강영미 8위, 송세라 11위라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단체전은 달랐다. 대표팀은 처진 분위기를 빠르게 수습해 똘똘 뭉쳤다. 세계랭킹 4위 한국은 아직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적이 없는 여자 에페에서 역사를 써보겠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그 결과가 5위 미국과 1위 중국을 연파한 것이다.

특히나 중국은 2012 런던올림픽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한국에 쓴맛을 안긴 명실상부 최강이다. 2018 아시안게임 결승, 한국은 중국과의 결승에서 연장 끝에 1점차로 분패했다. 당시 최인정, 강영미, 이혜인은 오열했다.

[그래픽=연합뉴스]

이번엔 하늘도 한국 편을 들었다. 올림픽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쑨이원이 준결승 도중 허벅지 부상으로 이탈하는 행운도 따랐다. 국제이벤트마다 번번이 발목을 잡았던 만리장성을 넘어선 태극검객 넷은 피스트 위에서 모여 환희의 눈물을 쏟아냈다.

그러나 여자 에페 사상 첫 금메달은 다음으로 미루고 말았다. 에페 강국 에스토니아는 만만찮았다. 우월한 신체조건을 앞세워 한국을 괴롭혔다. 8라운드까지 살얼음판 승부가 이어졌으나 마지막 주자 최인정이 상대에 뒤지면서 버금자리에 만족해야 했다. 아쉬움에 울음을 터뜨린 최인정을 동료들이 따뜻하게 안아주는 모습이 훈훈함을 자아냈다. 

한편 한국 펜싱은 지난 24일 남자 사브르 개인전 김정환(국민체육진흥공단)의 동메달에 이어 대회 두 번째 메달을 수확해 올림픽 효자종목임을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 이제 남자 사브르 단체, 남자 에페 단체, 여자 사브르 단체에서 추가 메달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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