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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해준의 스포츠 멘탈코칭] 스포츠심리 저변확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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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해준의 스포츠 멘탈코칭] 스포츠심리 저변확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 소해준 칼럼니스트
  • 승인 2021.07.30 1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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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에게 꼭 필요하지만 국내에선 아직 생소한 ‘스포츠 멘탈코칭’ 전문가 소해준입니다. 저는 국가대표 선수들부터 유소년까지 다양한 종목의 다양한 선수들을 만나며 그들의 멘탈 및 심리적 성장을 돕는 일을 합니다. 본 칼럼은 현장에서 직접 보고 느끼는 스포츠 멘탈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내용 또한 제가 선수들에게 직접 들은 답변만을 싣고 있습니다. 오늘도 대한민국 선수들의 멘탈 강화를 응원합니다! [편집자 주]

[스포츠Q(큐) 소해준 칼럼니스트] 지난 5월, 기쁜 연락을 받았다. 바로 필자에게 멘탈코칭 받는 선수가 양궁 국가대표로 선발됐다는 소식이었다.

이 선수는 사실 과거에도 국제대회 경험이 있었는데 도쿄올림픽이 있는 2021년, 태극마크를 달고 싶은 마음이 너무 간절하다보니 불안함이 커졌다. 실력도 출중하고 노력도 많이 하는 엘리트인데 혹여나 불안감 때문에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실수를 저지를까봐 전문적인 멘탈 관리를 위해 전문가를 찾은 것이다. 처음 만난 날, 그는 이렇게 말했다. 

멘탈관리가 필수인 운동선수들. [사진=연합뉴스]

"사실 전에도 스포츠 심리상담은 많이 받아봤어요. 대표팀에서도 단체로 받게 하거든요. 그거 말고도 지인이 추천해줘서 외부의 상담센터에 방문해본 적도 있고요. 근데 보통 상담은 진단검사 위주로 하고 이완기법이나 명상, 호흡법 같은걸 알려주시더라고요. 물론 좋은 내용들이긴 했어요. 그런데 이건 말 그대로 방법이잖아요? 100% 맞춤형이 아니었어요. 그래서 제 생각과 제 상황, 그리고 저를 온전히 이해하는 곳, 제가 스스로 멘탈관리 할 수 있는 곳을 찾게 됐습니다."

선수의 말대로 스포츠 심리상담(물론 요즘은 스포츠 심리상담도 포괄적인 개념으로 변했다.)은 기본적인 목적이 심리적 안정이다. 상담사와 선수는 수직적 관계다. 상담사가 진단검사 등을 통해 선수를 평가하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며 심리기술훈련을 실시하는 게 일반적인 방법이다. 아무리 상황을 대입시킨다 해도 상담이 기반이라 상담적 특성이 기본일 수밖에 없다. 

스포츠 멘탈코칭은 다르다. 상담이 아니라 코칭 기반이다. 선수를 중점으로 경기력 향상을 위한 퍼포먼스에 목표를 둔다. 선수와 멘탈코치는 수평적인 관계로 파트너십을 유지하니 보다 편안한 관계를 형성한다. 진단검사를 통한 조언보다는 코칭식 질문을 통해 선수가 스스로 생각하고 성찰할 수 있게 돕는다.

한 마디로 선수의 주도성을 기반으로 메타인지를 높여 선수가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그래서 심리적으로 취약한 상태거나 나이가 너무 어린 경우 혹은 주도성이 부족한 선수에겐 멘탈코칭이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주도적으로 운동하면서 실력을 겸비한 선수들에겐 멘탈코칭이 커다란 날개가 되어줄 수 있다.

양궁은 그 어느 종목보다 국가대표 선발전이 치열해 멘탈관리가 중요하다. [사진=연합뉴스]

언급한 양궁 국가대표는 스포츠 멘탈코칭을 받고 나서 이런말을 했다.

"솔직히 멘탈코칭도 스포츠 심리상담처럼 저한테 진단검사하고 심리기술훈련 방을들 알려주실 줄 알았어요. 근데 전 팀에서도 그렇고 안해본 스포츠 심리검사지가 거의 없어서 만일 멘탈코칭도 비슷한 방식이면 안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양궁뿐 아니라 제가 선수로서 어떤 목표의식을 지녔는지 건드리며 제 동기를 높여주셔서 감사해요. 또 제가 어떤 사람인지 자존감을 높여주시니 생각해볼 것이 정말 많아졌어요. 머리가 조금 아프긴 한데 이런 과정을 계속 이어가다 보면 제가 엄청 달라질 거 같아서 기분이 좋아요. 오늘은 60분 말고 90분 동안 해주시면 안되나요?"

원래 60분인 한 세션을 90분으로 연장해달라 요청해 이후에도 1시간 30분씩 멘탈코칭을 진행했다. 매 시간마다 훈련 때 적용한 점을 이야기하며 변화를 나눴고 선수는 멘탈관리를 스스로 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주도성을 갖고 멘탈을 관리하니 변화가 안 생기는 게 이상한 일일 것이다. 결국 그는 국가대표 선발전에 대한 불안함을 떨치고 스스로 마인드를 컨트롤해 실질적인 성과 즉, 대표팀 선발을 이뤄냈다.

이제는 한국도 스포츠심리를 선택이 아닌 필수로 여기도록 인식이 바뀌었으면 한다. 북미나 유럽은 이미 스포츠심리를 운동선수의 경기력 향상을 위한 중요한 부분으로 인식하고 너무도 당연하게 전문가들이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아직도 스포츠심리가 상담에만 국한되어 있는 경우가 다수다. 이마저도 문제가 발생했을 때만 전문가를 찾지 평상시 관리할 생각은 못하는 편이다. 

한국이 스포츠 강국으로 향하는 길에 스포츠 멘탈코칭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 저변만 확대되면 많은 엘리트 선수들이 어릴 적부터 멘탈관리를 스스로 할 수 있는 힘이 생길 것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중요한 이벤트에서 빛을 내는 한국 체육의 저력이 될 것이다.

* 필자는 여러 종목의 다양한 연령대 선수들을 멘탈코칭한다. 선수들의 이름을 팔아 개인적인 홍보를 하지 않는다는 걸 신념으로 삼아 구체적인 실명 언급은 어렵다. 연을 맺은 많은 이들이 좌절을 겪으며 국가대표가 됐고 좋은 성과들도 내고 있다.

 

소해준 멘탈코치

- 스포츠Q(큐) 칼럼니스트
- 한국멘탈코칭센터 대표 멘탈코치
- 2019 K리그 전남드래곤즈 멘탈코치
- 2020 대한체육회 국가대표 전임감독 필수교육 멘탈코칭 강사
- 2021 대한체육회 국가대표 능력개발 교육 멘탈코칭 강사
- 중앙대학교 스포츠운동 심리 및 상담 박사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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