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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비난-한국에만 엄격, 도쿄올림픽으로 보는 일본 이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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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비난-한국에만 엄격, 도쿄올림픽으로 보는 일본 이중성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7.30 13: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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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도쿄올림픽을 뒤흔들어놨다. 2020이라는 타이틀에도 1년이나 연기 개막해야 했다. 자국 내에서도 거센 반대여론 속 대회를 강했했으나 정작 일본을 위해 옳은 선택이었는지 의문이 남는다. 국격을 떨어뜨리는 각종 스캔들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확진자 확산, 선수들의 불만을 자아내는 골판지 침대, 방사능 피해 지역 식자재 공급, 경기장 내 악취 등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 최근엔 또 다른 논란들이 번지고 있다.

일본 테니스 영웅 오사카 나오미(24)를 향한 비판도 그 중 하나다. 대회 개막 때와 달리 오사카는 악의적인 비판에 시달리고 있고 해외에서도 이 같이 달라진 일본의 태도에 주목하고 있다.

일본 테니스 스타 오사카 나오미가 조기 탈락하며 자국 내에서 비난 여론에 시달리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오사카는 이번 대회 개회식 성화 최종 점화자로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일본인 어머니와 아이티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일본 국적을 택한 나오미는 메이저 대회 4회 우승에 빛나는 세계랭킹 2위 테니스 스타.

여자 테니스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지만 다른 피부색으로 인해 일본 내에서 편견에 시달렸던 만큼 성화 점화자로 나선 건 평화와 화합, 다양성을 강조하는 올림픽 정신과 부합한다며 호평이 주를 이었다. 일본 내에서도 포용적인 일본의 상징으로 떠오른 그에 대한 칭찬이 가득했다.

그러나 오사카의 3회전 조기 탈락 후 일본 내 반응은 싸늘하게 돌아섰다. 일본 사회는 보수적인 것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혼혈인인 이유로 오사카가 인신공격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것. 

언론에서 앞장서고 있다. 일본 매체 일간겐사이는 ‘오사카 나오미의 몰락, 원흉 셋’이라는 기사를 게재했다. 특히 혼혈인으로서 정서적으로 불안정하게 자란 게 부진의 배경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일부 언론에선 일본어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며 트집을 잡았다.

뉴욕타임즈는 일본 한 누리꾼이 “오사카는 일본인이라고 하지만 일본어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 그런데도 왜 성화 주자가 됐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댓글에 좋아요가 1만 개 이상을 차지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어 오사카가 일본에서 인종차별 피해자가 됐다고 소개했다.

한국 선수단 숙소 앞에서 욱일기를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는 일본 극우단체. [사진=연합뉴스]

 

일본의 이중적인 행태는 이뿐만이 아니다. 원전 사고로 피해를 입은 후쿠시마 지역 식자재를 공급한다고 공언한 것도 모자라 이에 불안감을 느끼고 자체적으로 식사를 해결하겠다는 한국 선수단에 대해 비판을 가한 것. 

일본 언론에선 한국이 불안심리를 조장한다며 비판을 가했다. 그러나 이는 실상과 달랐다. 미국에서도 똑같은 형태로 도시락을 공수해 자체적으로 식사를 해결한 것. 그럼에도 미국엔 눈을 감은 채 ‘만만한’ 한국에만 날을 세우고 있다. 3년 전 평창동게올림픽 때 식중독 예방 등을 이유로 별도 일본 음식 제공 시설을 운영했던 것을 생각하면 전형적인 ‘내로남불’ 행태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심지어 일본 일부 선수단은 선수촌에 입촌하지도 않았다. 메달 확보가 유력한 선수들 위주로 더 시설이 좋은 주변 호텔에 묵게 하며 개최국 이점을 마음껏 살리고 있다.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기 활용에 있어서는 제지할 뜻을 보이지 않았던 일본이 한국 선수단 숙소에 내건 문구를 지적한 것도 실소를 자아냈다. 한국 선수단은 숙소 외벽에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는 문구를 내걸었는데 일본 측 항의가 이어졌고 올림픽의 정치적 이용을 금지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입장에 따라 결국 철거해야 했다.

일본의 ‘내로남불’ 행태에 치가 떨리도록 당해왔던 한국이다. 일본을 세계에 알리겠다는 생각과 달리 이젠 세계가 일본의 이중적 잣대를 경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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