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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 2020 도쿄올림픽 폐막, 코로나 없는 2024 파리 희망을 노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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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 2020 도쿄올림픽 폐막, 코로나 없는 2024 파리 희망을 노래하다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8.08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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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개회식 아닌 장례식 같다'는 최악의 논평 속에 시작한 2020 도쿄 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회가 1년 미뤄졌다. 막대한 경제적 손실은 물론 사상 초유의 무관중 대회라는 불명예스런 타이틀까지 얻었지만 그래도 끝까지 큰 사고 없이 완주하는 데 성공했다.

이제 바통은 2024년 파리 올림픽으로 넘어간다. 감염병 팬데믹 사태 속에 차분하다 못해 따분한 분위기로 구성됐던 개막식과 달리 폐막식에선 밝은 분위기 속에 더 나은 다음, 다시 찾을 일상에 대한 희망을 전했다. 

도쿄 올림픽이 17일간 열전을 마무리했다. 8일 일본 도쿄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그 폐회식이 열렸다.

개회식이 코로나로 전 세계가 고통받고 있는 상황, 그 속에 강행한 올림픽을 향한 부정적인 시선을 의식한 탓인지 축제보다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과 코로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등 엄숙한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면 폐회식에선 전 세계인의 페스티벌다운 공기를 형성했다.

[사진=연합뉴스]
2020 도쿄 올림픽이 17일간 열전을 마무리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개회식과 달리 축제 분위기가 형성됐다. [사진=연합뉴스]

205개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선수단은 물론 난민대표팀까지 이번 대회가 무사히 치러진 기쁨을 만끽했다.

지구인 모두가 알법한 익숙한 음악과 일본의 전통음악, 일상적인 문화가 어우러졌다. 흥겨운 리듬에 장단을 맞춘 올림피언들은 도쿄 올림픽을 치르며 모두 '도쿄 시민(Tokyoite)'으로 하나 됐다. 일정을 마치면 48시간 이내 출국해야 하는 규정 탓에 폐막식에 참가한 선수단 규모는 줄었지만 선수들이 밝은 표정으로 한 데 어우러지면서 '화합' 메시지를 전달하기는 충분했다. 

근대5종에서 한국 최초 올림픽 동메달을 획득한 전웅태를 기수로 내세운 한국 선수단 34명도 행사를 즐겼다. 이번 대회 기대보다 못 미친 종합 16위(금 6, 은 4, 동 10)로 마쳤지만 분명히 다음을 위한 희망을 발견하기도 했다.

근대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폐회식에서 마라톤 남자 시상식뿐만 아니라 마라톤 여자 수상자들을 위한 포디엄도 마련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더 빠르게, 더 높이, 더 강하게(Faster, Higher, Stronger)'라는 기존 슬로건에 '다 함께(Together)'를 추가했다. 이번 대회 남녀 성비는 51:49로 젠더 간극이 좁혀졌는데, 처음으로 여성 마라토너들을 폐회식 시상대에 올리며 의미를 더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 선수단도 폐회식의 축제 분위기를 만끽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여러 어려움 속에 치러진 대회였지만 일단 큰 사고 없이 막을 내렸다. 이제 일본 정부는 남겨진 과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폐회사에서 "여러 어려움을 딛고 올림픽이 성공리에 치러졌다"며 "참가자 중 0.02%만이 코로나에 감염돼 아주 낮은 확진율을 기록했고, 어느 대회보다 많은 93개국 선수들이 메달을 따냈다"고 밝혔다. 

개회식 때는 올림픽 스타디움 주변에서 대회를 반대하는 소규모 시위도 있었다. 외신들은 "올림픽에 비우호적이던 일본 국민 마음이 개막 후 일본의 선전을 지켜보면서 누그러진 것 같다"고 평했다. 미국이 금메달 39개로 3연속 종합우승을 차지한 가운데 중국이 2위(금 38개)에 올랐고, 일본은 역대 최고성적인 3위(금 27개)를 기록했다.

한편으론 관계자 1만여 명이 한 도시에 모인 이번 대회를 빌미로 코로나가 전 세계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권 연장을 위해 '부흥 올림픽'을 꿈꾸며 반대 여론 속에서도 대회 개최를 강행한 '스가 정부'는 이제 일본 국민들 심판대 앞에 선다. 또 천문학적인 경제적 손실 과제도 해결해야 한다. 물론 코로나 사태 악화에 영향을 끼친다면 그에 따르는 책임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직전 대회였던 2016년 리우 올림픽 폐막 때는 다음 대회 개최지 수상인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직접 인기 게임 캐릭터 '마리오' 분장을 하고 깜짝 등장해 일본 도쿄를 홍보했다면, 이번에는 형태가 조금 달랐다. 코로나 영향으로 미리 제작된 영상을 송출하고, 파리 시내 행사 현장을 이원 생중계하며 다음 개최지를 소개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전투기 비행으로 프랑스 삼색기를 그렸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이전과 달리 영상으로 차기 개최지를 소개했다. [사진=AP/연합뉴스]

도쿄 스타디움에 걸려있던 오륜기가 하시모토 세이코 도쿄 올림픽 조직위원회 회장(위원장), 토마스 바흐 위원장을 거쳐 안 이달고 파리 시장에게 넘겨졌다. 이윽고 파리 국가 연주를 시작으로 파리 올림픽 홍보영상이 시작됐다.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파리의 명소들을 거쳐 도시의 상징과 같은 에펠탑에 초대형 오륜기가 걸렸다.

도쿄와 파리의 시차는 7시간. 현지시간 오후 2시 50분께부터 파리 에펠탑 앞에 마련된 행사장이 화면에 잡혔다. 전투기들이 에펠탑 주위를 비행하는 '에어쇼'로 프랑스 삼색기를 형상화했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프랑스의 도쿄 올림픽 메달리스트들, 그리고 시민들이 어우러져 호스트 자격을 이어받았다.

3년 후 33번째 하계 올림픽은 2024년 7월 26일부터 8월 11일까지 문화와 예술의 도시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다. 청명한 날씨 속에 시민들이 한 데 모여 다음 대회 희망을 밝혔는데, 개폐회식마저 관중 없이 치러진 도쿄 올림픽과는 달리 다음 인류의 초대형 행사는 이전처럼 전 세계인이 모여 하나 될 수 있는 현장이 되기를 기원하는 듯했다.

도쿄 올림픽 열기는 이제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으로 이어진다. 24일부터 9월 5일까지 치러지며 한국은 역대 최다인 14개 종목에 86명의 선수가 참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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