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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 페네르바체 이적? 왜 터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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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 페네르바체 이적? 왜 터키일까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8.10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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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한국축구가 자랑하는 센터백 김민재(25)가 조만간 터키 명문클럽 페네르바체에 입단할 전망이다. 유럽 빅리그 대신 터키 수페르리그를 택한 배경에 시선이 쏠린다.

페네르바체는 지난 8일(한국시간) 공식 채널을 통해 "베이징 궈안에서 뛰는 김민재와 이적 협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적 협상 마무리 단계로 현재 메디컬 테스트가 진행 중이라고 전해진다.

터키 매체 SOZCU는 9일 "김민재가 연봉 150만 유로(20억2000만 원)를 포기하고 페네르바체가 제안한 200만 유로(26억9400만 원)를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김민재는 베이징에서 연봉 350만 유로(47억1500만 원)를 받았는데, 페네르바체에선 절반 규모로 줄어들 전망이다.

오랜만에 국가대표팀에 합류한 김민재(왼쪽)가 클래스를 입증했다.
김민재가 터키 명문클럽 페네르바체에서 유럽 생활을 시작할 전망이다. [사진=스포츠Q(큐) DB]

그동안 김민재 차기 행선지로 언급된 팀은 더 있었다. FC포르투와 오랫동안 연결됐다. 김민재와 2021년 12월까지 계약된 베이징 궈안은 계약기간이 끝나기 전 김민재를 포르투에 판매하기를 원했다. 김민재는 와일드카드로 2020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고자 했지만 협상에 집중하고 있는 베이징이 반대해 무산되기도 했다. 페네르바체 이전에는 라이벌 구단 갈라타사라이도 김민재 영입 의향이 있었다.

결과적으로 김민재가 페네르바체를 택한 셈이다. 페네르바체는 빅클럽 제안이 올 경우 적극적으로 수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추후 빅리그 이적이 용이할 수 있도록 낮은 바이아웃(이적 허용 최소 이적료) 금액을 설정하고, 상대적으로 짧은 계약기간을 제안했다고 전해진다. 동시에 상대적으로 높은 연봉으로 경쟁에서 승리했다.

김민재는 그 앞서 이탈리아 세리에A 유벤투스를 비롯해 토트넘 홋스퍼 등 유럽 유수 클럽의 관심을 받았다. 그는 지난 6월 국가대표팀 소집 당시 "내가 아직 부족하다"며 주전급으로 나설 수 있는 곳에서 뛰고 싶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지난 7월 페네르바체 지휘봉을 잡은 비토르 페헤이라 감독은 2017~2020년 중국 슈퍼리그(CSL)에서 상하이 상강(하이강 전신)을 지휘했다.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과 같은 포르투갈 국적으로 영향을 받았을 거란 추측도 따른다. 더불어 미하엘 크라프트 페네르바체 골키퍼 코치도 베이징에서 김민재와 함께한 바 있다. 

페헤이라 감독은 김민재의 기량을 이미 알고 있었고, 직접 영입을 요청했다. 스리백 체제에서 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키 190㎝ 장신으로 제공권은 물론 빠른 발까지 갖춘 김민재를 즉시전력감으로 데려오고자 한다.

수비 핵심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김민재가 소속팀 반대로 올림픽 출전이 무산됐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김민재는 이번 여름 연봉 등 조건이 좋은 곳보다는 주전경쟁이 가능한 팀에 입단하기를 원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김민재는 이번에 새 구단을 물색하면서 급여 등 조건보다는 주전 경쟁 가능 여부를 우선순위에 뒀다. 당장 내년 예정된 월드컵과 그 앞서 진행될 최종예선 등을 위해서 꾸준히 출전하는 것은 물론 이런 활약을 바탕으로 더 큰 무대로 나아가기 위해서다. 적극적으로 움직인 페네르바체가 마음을 얻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웨스트 브롬위치 알비온(WBA) 등을 맡았던 슬라벤 빌리치 베이징 감독도 "내가 중국에 오기 전부터 김민재는 유럽에서 주목받고 있는 선수였다"며 "좋은 때에 더 큰 곳으로 가는 그의 미래가 잘 풀리길 바란다"고 밝혔다.

2002 한일 월드컵 3위, 유로 2008 4강 등을 이끈 터키 레전드 니하트 카베치 TRT스포르 해설위원은 "김민재는 유벤투스, 토트넘, 포르투 같은 팀이 원했던 선수다. 이것만으로도 그가 수준 있는 수비수라는 걸 알 수 있다"며 기대했다.

1907년 창단한 페네르바체는 터키 1부에서 19차례나 우승한 명가다. 갈라타사라이(22회 우승), 베식타스(16회 우승)와 함께 터키축구 트로이카를 이룬다. 새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플레이오프(PO)에 진출했다. 통과하면 UEL 본선 무대에 나선다. 유럽 5대리그는 아니지만 김민재가 더 수준 높은 팀들을 상대하는 경험을 쌓기도 좋은 팀이라는 평가다.

독일 대표팀 미드필더로 레알과 아스날(잉글랜드)에서 활약한 메수트 외질도 뛰고 있다. 브라질 국가대표 출신 수비형 미드필더 루이스 구스타보, 토트넘 홋스퍼 등 EPL에서 오래 뛰었던 센터백 스티븐 코커(잉글랜드) 등도 몸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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