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3 18:51 (화)
우리카드 하승우 주전 2년차, 목표는 '한 차원 위로' [남자배구]
상태바
우리카드 하승우 주전 2년차, 목표는 '한 차원 위로' [남자배구]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8.17 20: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의정부=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서울 우리카드는 프로 6년차 세터 하승우(26)를 중심으로 더 '재밌는 배구'를 표방한다. 한 차원 알을 깨고 위로 올라설 수 있을까. 

우리카드는 17일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2021 의정부·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세트스코어 2-3(25-13 24-26 27-29 25-18 11-15)으로 졌다. 대회 2연승으로 4강 진출 가능성을 높일 수 있었지만 의정부 KB손해보험에 이어 상무 돌풍에 희생됐다. 

우리카드는 만만찮은 전력의 상무에 덜미를 잡혔지만 15일 1차전에선 지난 시즌 통합우승을 달성한 인천 대한항공을 꺾으며 챔피언결정전 패배를 설욕했다. 

현재 우리카드 배구 중심에는 하승우가 있다. 2019~2020시즌 정규리그 1위를 이끈 '우승전문' 세터 노재욱을 트레이드로 대전 삼성화재에 보낸 뒤 집중 육성하고 있는 세터다. 지난 시즌 처음 풀타임 주전으로 뛰며 가능성을 뽐낸 하승우는 올해 주전 2년째를 맞아 한층 농익은 경기운영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KOVO 제공]
우리카드 배구 중심에 세터 하승우가 있다. [사진=KOVO 제공]

상무전 앞서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하승우는 지난 시즌보다 이번 시즌 분명히 좋아질 것"이라며 "좀 더 스피디한 배구를 하려고 한다. 속도를 높이되 어떻게 올려야 할 것인지 잘 인지해야 한다고 일러줬다. 아직 발전 중인 단계이긴 하나 지난 시즌보다 좀 더 다양한 공격으로 재밌는 배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한항공전에선 포르투갈 국가대표팀에 차출돼 늦게 입국하는 외국인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알렉스 대신 나경복이 30점, 한성정이 24점으로 쌍포를 구축했다. 

재밌는 건 다음으로 많은 득점을 올린 게 미들 블로커(센터) 장준호라는 점. 장준호가 11점으로 거들고, 윙 스파이커(레프트) 류윤식이 9점으로 받쳤다. 지난 시즌에도 베테랑 센터 하현용과 이른바 '하하' 콤비를 구축해 빠른 속공을 적극 활용한 하승우가 올 시즌에도 다양한 공격루트를 이끌어낼 것임을 예고한 것.

상무전에서도 하승우는 삼각편대를 고루 활용했다. 나경복-한성정-류윤식이 일정 비율로 공격 부담을 나눠가졌다. 나경복이 29점, 한성정과 류윤식이 각각 15, 13점씩 올렸다. 나경복이 공격점유율 43%, 한성정과 류윤식이 도합 42%로 균형을 맞췄다.

하지만 승부처에선 한 끗 차로 밀렸다. 지난 시즌 국내 넘버원 세터 한선수(대한항공)도 칭찬할만큼 하승우가 성장하긴 했지만, 아직까진 기복이 있다. 우리카드가 2019~2020시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고, 지난 시즌에는 대한항공과 챔피언결정전에서 시리즈포인트에 먼저 도달하는 등 우승을 목전에 두기도 했지만 아직은 다듬어야할 부분이 남아있다는 평가다. 국가대표가 즐비한 대한항공과 견줄만한 팀으로 올라섰지만 경험치에서 살짝 밀린다는 분석이다.

[사진=KOVO 제공]
주전으로 기용되기 시작하고서 두 번째 시즌을 맞는 하승우가 우리카드를 가장 높은 곳에 올릴 수 있을까. [사진=KOVO 제공]

신영철 감독은 경기 후 오랜 시간 선수들과 미팅을 가졌다.

뒤늦게 인터뷰실에 들어선 신 감독은 "선수들에게 '잘 졌다'고 했다. 이렇게 하면 지는 게 맞다. 공은 둥글기 때문에 공 하나 하나 정성을 들여야 했다. 대한항공을 잡고, 오늘도 1세트를 크게 이기다보니 리듬이나 긴장이 느슨해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흔들릴 때 다시 우리 리듬을 찾았다면 우리가 정말 한 단계 더 위로 올라왔구나 생각했을 텐데, 그러지 못했다. 안일한 생각을 갖고 하면, 리그에서도 문제가 생길 것"이라며 "오늘 진 게 좋은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기본기를 강조하는 신영철 감독이 부임한 이래 2018~2019시즌부터 매 시즌 창단 첫 플레이오프(PO) 진출, 정규리그 1위, 첫 챔피언결정전 진출 등 한 단계씩 위로 올라선 우리카드다. 올 시즌에는 '우승'이라는 목표에 도전한다. 정규리그가 개막할 때는 지난 시즌 맹위를 떨친 공격수 알렉스가 돌아와 힘을 받는다. 한층 더 노련한 플레이를 보여줄 하승우의 지휘 아래 우리카드가 신 감독이 원하는 수준에 도달할 수 있을까.

다음 과제는 대한항공과 비등한 수준을 지나 대한항공을 넘어서는 일이다. 하승우 어깨가 무겁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