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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 보낸 라리가, CVC 투자유치 의미는?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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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 보낸 라리가, CVC 투자유치 의미는? [SQ초점]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8.18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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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라리가에는 이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와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가 모두 없다. 스타플레이어에 의존하기보다 소속 구단 전원이 재정 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건강한 토대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라리가는 지난 12일(한국시간) 총회를 열어 글로벌 사모펀드사 CVC와 투자 협약을 맺는 건을 두고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 라리가 1, 2부 전체 42개 구단 중 38개 구단이 승인에 표를 던져 투자 유치가 확정됐다.

이에 따라 라리가는 CVC로부터 27억 유로(3조6400억 원)를 투자받고 향후 50년간 수익 10%를 내준다. 지난해 유럽 유수 빅클럽들이 이른바 '유러피언슈퍼리그(ESL)'를 창설하겠다고 했을 때 투자사로 나선 미국 금융사 JP모건이 약속한 금액 46억 파운드(7조1200억 원) 절반가량 되는 큰 돈이다.

라리가는 "CVC사는 글로벌 투자사이며 특히 스포츠업계에선 리더사로 통한다. F1, 테니스, 럭비 등 다양한 스포츠 종목단체들에 투자해 성장을 이끌어냈다"며 "이번 라리가에 대한 투자는 역대 축구사를 통틀어도 가장 파격적인 투자이며, 이는 라리가의 성장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라리가 제공]
스페인 프로축구 라리가가 글로벌 사모펀드사 CVC로부터 거액의 투자를 받는다. [사진=라리가 제공]

서상원 라리가 한국 주재원은 "말 그대로 투자다. 대출도 아니고 담보도 없다. CVC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손실 수호자로 나선 게 아니라 라리가의 향후 50년 성장 가치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각 구단은 천문학적인 금액을 지원받는 만큼 자금 사용 용도가 한정된다. 투자액 70%는 의무적으로 시설과 연구개발(R&D) 등 성장과 관련한 분야에만 사용할 수 있다. 15%는 프로 선수단 연봉 및 이적자금으로 쓸 수 있고, 나머지 15%만 부채 상환에 활용할 수 있다. 만일 투자를 거부하는 구단이 발생할 경우 해당 구단 수에 따라 CVC가 가져가는 수익금 비율도 줄어든다. 

라리가는 "CVC사 총 투자금 90%는 라리가 구단들에게 직접 제공되고, 나머지 10%는 스페인 주정부와 스페인축구협회에게 돌아간다. 이들은 국가 스포츠 발전 및 프로축구를 제외한 모든 축구 분야에 이를 사용한다는 게 원칙"이라고 덧붙였다.

라리가는 이번 CVC 투자를 받는 것을 계기로 나아가 현재 보유한 라리가 전용 OTT(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라리가 스포츠'를 적극 활용한 자체 중계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다. 시대적 흐름에 따라 축구산업의 경쟁자가 타스포츠 종목이 아닌 영화, 드라마, 유튜브 등 각종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확장된 지 오래다. 자칫 중계권료 판매 수익이 하락할 경우 자체 OTT를 대안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사진=라리가 제공]
라리가는 나아가 독점 중계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진=라리가 제공]

독점 중계 플랫폼을 구축해 리그 전체 수익성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현재 라리가 중계는 텔레포니카 등 통신사들이 도맡고 있다. 시즌당 10억 유로(1조3500억 원)가량에 중계권을 사들이고 있다. 통신사들은 라리가 중계에 전화, 케이블 TV, 인터넷 서비스들을 결합한 패키지에 묶어 제공하고 있어 시청자들의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리그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를 만들 경우 현재 매월 130유로(17만8000원)가량 되는 이용료를 10%수준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른 부가서비스에 가입할 필요 없이 축구만 보려는 스페인 내 축구 팬들에게 호재다. 자체 OTT를 통한 중계로 팬들의 이익이 더 커질 수 있다.

하지만 글로벌 팬층이 탄탄한 데다 이미 인프라가 훌륭한 바르셀로나는 라리가의 제안을 거부, 투자금을 받지 않기로 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팀 재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라리가는 구단 총수입 대비 인건비 지출이 일정 비율을 넘지 않는 샐러리캡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새 시즌 선수 연봉 상한선은 3억4700만 유로(4700억 원)로 이전보다 크게 줄었다. 팬데믹으로 수입이 감소한 바르셀로나는 지난 시즌 기준 1억3800만 유로(1866억 원)에 달하는 메시가 연봉을 50%가량 삭감하겠다고 했음에도 몸집이 가장 큰 메시를 내보내기로 결정했다. 메시는 지난 8일 고별회견에서 "나는 팀에 머물고 싶었지만 라리가 규정 때문에 구단과 재계약이 불가능했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라리가 제공]
라리가의 계획에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 등 메가클럽들은 반대 성명을 내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사진=라리가 제공]

후안 라포르타 바르셀로나 회장은 "(CVC 계약에 동의했다면) 메시와 동행이 가능했다"면서도 "하지만 계약기간 50년에 달하는 라리가 제안에 동의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메가클럽 레알 마드리드도 CVC 협약에 반대 성명을 냈다. 라리가를 떠나 ESL을 출범하고자 했던 두 구단이 라리가와 대립각을 세우는 분위기다.

하비에르 테바스 라리가 회장은 "2018년 호날두가 떠났을 때 라리가 시스템이 무너졌나? 아니다. 이번에도 라리가는 붕괴되지 않을 것"이라며 "정작 호날두가 합류한 이탈리아 세리에A 중계권료 10%가 하락했다. 반면 라리가는 같은 기간 성장했다. 리그는 언제나 선수보다 우월하다"고 힘줬다.

그는 "10년 안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와 간격을 좁히고자 한다. 리그가 강해져야 슈퍼리그 창설과 같은 일도 막을 수 있다"는 철학을 전했다.

메시가 무대를 옮기고, 라리가는 새 투자를 받기로 결정했다. 바르셀로나는 여전히 리딩클럽으로서 독자적인 노선으로 막대한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여러모로 라리가가 새 국면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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