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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민, KGC인삼공사 레프트 고민 덜어줄까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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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민, KGC인삼공사 레프트 고민 덜어줄까 [SQ초점]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8.23 1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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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스포츠Q(큐) 글 김의겸·사진 손힘찬 기자] 여자배구 대전 KGC인삼공사로 이적하며 유니폼을 갈아입은 박혜민(21)이 진가를 발휘했다. 새 소속팀에서 이전보다 더 나은 활약을 다짐하며 공식 데뷔전부터 훨훨 날았다.

박혜민은 23일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2021 의정부·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A조 조별리그 서울 GS칼텍스와 1차전에 선발 출전,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19점을 올렸다. 팀은 세트스코어 1-3으로 졌지만 박혜민만큼은 자신감이란 큰 수확을 얻었다.

2019년 한국배구연맹(KOVO)컵 스타였던 박혜민이 2년 뒤 같은 대회에서 친정팀을 상대로 공격력을 폭발시켰다. 특히 올여름 트레이드를 통해 최은지와 서로 소속팀을 맞바꿨기에 의미를 더한다.

이날 박혜민은 데뷔 이래 한 경기 최다득점을 기록했다. 종전기록 역시 2년 전 KOVO컵에서 KGC인삼공사를 상대로 남긴 14점이라 흥미롭다.

박혜민이 KGC인삼공사 공식 데뷔전에서 기대 이상으로 활약했다.
박혜민은 이날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19점을 기록했다. 
박혜민은 이날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19점을 기록했다. 

이날 고의정과 짝을 이뤄 윙 스파이커(레프트)로 스타팅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박혜민은 공수 양면에서 안정적인 경기를 펼쳤다.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을 얻고 이적한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 이소영이 어깨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어느 정도 공백을 지워냈다.

경기 앞서 이영택 KGC인삼공사 감독은 "박혜민은 리시브에서 강점이 있어 레프트에서 팀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기대했는데 부응했다.

키 181㎝ 선명여고 출신 박혜민은 2년 전 KOVO컵 당시 GS칼텍스 주전으로 활약하며 수훈선수로 방송사 인터뷰에 나선 뒤 수려한 외모와 상반되는 수더분한 말투로 큰 화제를 모았다. 당시에도 국가대표팀에 차출됐던 선배들 대신 선발로 나와 제 가치를 증명했는데, 2년 만에 다시 KOVO컵 기회를 살린 셈이다.

KGC인삼공사는 지난 2시즌 연속 득점 1위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디우프와 함께했음에도 레프트 공격력이 부족했던 탓에 고전했다. 최은지가 붙박이 주전으로 뛰고 고의정, 지민경(광주 페퍼저축은행), 고민지, 채선아까지 다양한 선수들이 나머지 한 자리를 두고 경쟁했지만 주전을 쉽사리 결정하지 못했다.

KGC인삼공사는 올 시즌 앞서 FA 최대어로 통한 이소영을 영입하며 레프트를 보강했다. 이어 최은지와 박혜민을 트레이드하며 변혁을 꾀했다. 정상 컨디션을 찾는다면 이소영은 팀 에이스 역할을 할 것이고, 나머지 한 자리에서 동료들이 도와줘야 한다. 박혜민이 자신도 경쟁할 자격이 있음을 보여줬다.

박혜민 활약에 이영택 KGC인삼공사 감독뿐만 아니라 전 스승인 차상현 GS칼텍스 감독도 기뻐했다.

지난 시즌 박혜민이 몸 담았던 GS칼텍스는 사상 첫 트레블(3관왕)을 달성했지만 박혜민은 개인적으로 아쉬운 시즌을 보냈다. 국가대표급 레프트인 이소영과 강소휘에 유서연까지 탄탄한 레프트 라인업을 갖춘 탓에 많은 시간을 보장받지 못했다. 직전 시즌(79점)보다 적은 29점을 내는 데 만족해야 했다. KGC인삼공사에서 더 많은 기회를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영택 감독은 경기 후 "본인이 있던 팀을 상대로 우리 팀에서 첫 번째 경기를 치렀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을 텐데, 기대 이상으로 잘해준 것 같다. 데려오면서 기회를 주면 분명 이 정도는 할 거라 생각하고 데려왔다"고 칭찬했다.

이어 "지난 시즌 우리 배구가 공이 한 쪽으로 쏠리는 경향이 많았고, 비시즌 다양한 플레이를 연습했다. 사이드 토스 스피드를 높이려고 한다. 아직 완벽한 건 아니지만 지난 시즌보다 빨라졌다고 평가하고 싶다"고 예고했다. 박혜민 역할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박혜민을 3년간 지도한 차상현 GS칼텍스 감독도 "경기 전 농담으로 '너에게 목적타 서브를 때릴 거다. 오늘 10점 이상 내면 내가 청평 물에 들어가겠다'고 했다"면서 "(박)혜민이가 경기 끝나고 나한테 '사진 찍어보내라'고 하더라. 최다득점이 쉽지 않은 일이다. 좋은 경기 보여줘 기분이 나쁘지 않다"고 흡족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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