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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레전드 호날두, 그래도 맨유팬 만큼은 [해외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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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레전드 호날두, 그래도 맨유팬 만큼은 [해외축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9.02 14: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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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우리형’이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6·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날강두’ 변신은 국내 축구 팬들의 등을 돌리게 했다.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국내에선 여전히 환대를 받지 못하는 호날두. 그러나 이와 별개로 그는 축구계 역사를 새로 써 나가고 있다.

호날두는 2일(한국시간) 포르투갈 알가르브 이스타디우 알가르브에서 열린 아일랜드와 2022 카타르 월드컵 유럽예선 A조 4차전 홈경기에서 0-1로 끌려가던 후반 44분부터 연속골을 터뜨리며 팀에 2-1 역전승을 선사했다.

더불어 호날두는 이날 역대 A매치 최다골 주인공으로 당당히 올라섰다. 펠레(브라질)와 디에고 마라도나, 그의 라이벌 리오넬 메시(34·PSG·이상 아르헨티나)까지 많은 이들과 비교를 받지만 국가대표로서 그보다 많은 골을 넣은 선수는 없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2일 아일랜드와 2022 카타르 월드컵 유럽예선 A조 4차전 홈경기에서 후반 막판 연속골로 팀 역전승을 이끈 뒤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전성기 시절과는 운동능력은 물론이고 득점력도 비교하기 힘들지만 마흔에 가까운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여전히 그는 세계를 대표하는 골잡이로 맹활약 중이다.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에서 화려한 시절을 보낸 그는 2018년 유벤투스(이탈리아)로 이적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3시즌 동안 득점왕 한 차례와 함께 리그에서 81골을 몰아쳤다. 팀 또한 두 차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올 시즌을 앞두고도 그를 원하는 팀이 많았으나 친정팀 맨유로 복귀하며 축구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이날도 호날두는 믿기지 않는 활약으로 포르투갈을 구해냈다. 시작은 좋지 않았다. 전반 10분 동료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실축하며 고개를 떨군 것. 심지어 포르투갈은 전반 막판 아일랜드에 선제골을 내줬고 일방적 공세에도 후반 막판까지 골을 넣지 못하며 패색이 짙었다.

강력한 헤더로 2골을 만들어내며 역대 A매치 최다골 단독 선두로 떠오른 호날두. [사진=EPA/연합뉴스]

 

가장 팀이 필요로 할 때 에이스가 나섰다. 후반 44분 곤살로 게데스(발렌시아)가 페널티지역 오른쪽 구석으로 돌파하며 올린 크로스를 호날두가 솟아 올라 헤더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개인 통산 A매치 110호골. 이란 전설 알리 다에이(A매치 109골)의 A매치 역대 최다골 기록을 넘어선 것.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호날두는 후반 추가시간 주앙 마리우(벤피카)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투입한 크로스를 또다시 같은 자리에서 다시 한 번 헤더, 팀에 승리를 안기는 소중한 골을 터뜨렸다. 호날두는 옐로카드를 감수하면서까지 유니폼 상의를 벗어 던지고 전매특허인 ‘호우 세리머니’를 펼치며 관중들을 열광케 했다.

호날두의 연속골에 힘입어 포르투갈은 A조에서 2연승으로 무패 행진(3승 1무)을 달리며 한 경기를 덜 치른 세르비아(승점 7)와 승점 차를 3으로 벌리며 선두 자리를 지켰다.

호날두가 역전골을 넣고 특유의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괜히 호날두가 아니다. 실력만으로는 축구 역사를 통틀어 단연 톱클래스에 꼽히는 선수다. 다만 2019년 유벤투스와 함께 내한했을 때 벌인 ‘노쇼’ 사건으로 여전히 국내 축구 팬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는 호날두다. 수려한 외모와 호쾌한 중거리 슛과 가공할 점프력, 현란한 드리블 등으로 많은 팬들을 거느렸던 호날두지만 이후 ‘메호 대전(메시와 호날두를 비교하는 논리)’에서도 국내에선 메시가 절대적 지지를 받게 됐다.

곱지 않은 시선을 감내해야 했던 호날두지만 올 여름 맨유로 향하면서 분위기가 묘하게 바뀌고 있다. 국내엔 ‘해버지(해외축구 아버지)’ 박지성의 이적 이후 맨유 팬들이 급격히 많아졌고 여전히 그 팬덤은 이어지고 있다. ‘원수’ 같았던 호날두가 맨유로 복귀하자 그를 향한 시선도 조금씩은 변하는 듯한 양상이다.

여전히 상당수 국내 축구 팬들에게 호날두는 국내 축구 팬들에겐 공공의 적이나 다름 없다. 그러나 적어도 맨유 팬들에겐 변함 없는 기량으로 돌아온 슈퍼스타가 반갑게 여겨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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