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17:59 (금)
든든한 정찬헌, 키움 트레이드 '윈나우' 될까
상태바
든든한 정찬헌, 키움 트레이드 '윈나우' 될까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9.03 11: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KBO리그(프로야구) LG 트윈스에서 키움 히어로즈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정찬헌(31)이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위기의 키움 마운드를 구할 수 있을까. 출발은 산뜻하다.

정찬헌은 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쏠(SOL) 프로야구 KT 위즈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을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다.

서건창(31)과 일대일 트레이드를 통해 이적한 뒤 후반기 평균자책점(ERA·방어율)은 1.17에 불과하다. 호투를 이어가며 키움 선발진 희망으로 자리매김했다. 

한현희와 안우진이 호텔 술자리 파문으로 출장 정지 징계를 받은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데려온 카드인데, 제 몫을 해주고 있다. 외국인 에이스 브리검마저 출산이 임박한 아내를 돌보고자 미국으로 떠난 뒤 출산이 늦어져 돌아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정찬헌의 존재는 더 든든하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정찬헌이 새 소속팀 기대에 제대로 부응하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정찬헌은 이날 1회초 선두타자 조용호를 볼넷, 2회초 오윤석을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내며 불안하게 시작했지만 베테랑답게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5회 1사 3루 실점 위기에서도 살아났다. 송민섭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조용호를 땅볼 처리하며 실점을 면했다. 

6이닝까지 1점도 내주지 않고 퀄리티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투심 최고구속은 시속 140㎞. 빠른 공을 던지진 않았지만 투심(26구), 슬라이더(25구), 커브(20구), 포크(9구), 체인지업(2구)을 고루 섞어 타자들을 요리했다.

이날 타선 지원이 없어 승수를 올리진 못했지만 이적 후 4경기 동안 23이닝을 소화하며 1승 ERA 1.17을 유지했다. 승수는 많지 않지만 주어진 이닝을 군더더기 없이 소화했다. 

키움은 0-0으로 맞선 8회말 새 외국인선수 윌 크레익의 결승타에 힘입어 1-0 신승을 챙겼다. 4연패에서 벗어난 키움은 4위 SSG 랜더스(승률 0.511)와 승차 없이 승률 0.001 뒤진 5위로 점프했다.

OSEN에 따르면 홍원기 키움 감독은 경기 전 "후반기 선발진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정찬헌이 합류해 큰 도움이 됐다. 중요한 건 부상 없이 후반기를 완주하는 것"이라며 "투구수나 이닝 면에서 특별히 관리하면서 기용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정찬헌은 부상 방지를 위해 철저한 관리가 동반되는 선수지만 잘만 활용한다면 여러 방면으로 도움이 될 카드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데뷔 이래 여러차례 부상으로 신음한 정찬헌은 LG 시절부터 구단의 철저히 관리 속에 시즌을 치러왔다.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2008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1순위로 LG에 입단한 그는 통산 41승 44패 46세이브 28홀드 ERA 4.67을 기록 중이다. 수치에서 알 수 있듯 선발, 중간, 마무리를 가리지 않고 요소요소 팀이 필요로 하는 위치에서 제 몫을 해왔다.

키움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날도 82구만 던지고 불펜에 바통을 넘겨줬다. 홍 감독은 "정찬헌이 완벽한 투구를 했는데 승리를 챙기지 못해 아쉽다"는 말로 호투에 고마움을 전했다.

고질적인 허리 통증으로 인해 등판간격을 고려해야 하고, 투구수도 조절해줘야 하지만 현재 키움 입장에선 천군만마를 얻은 격이다. 더구나 서건창은 올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데, 키움에서 재계약 의사가 없었다고 분석된다. 어차피 내보냈어야 할 선수를 주고 즉시전력감을 데려오며 '윈나우'를 노렸는데, 지금까진 만족스럽다. 관건은 역시 정찬헌이 후반기 그리고 나아가 포스트시즌(PS)까지 잘 버텨줄 수 있는지다.

광주제일고 동기 정찬헌과 맞교환돼 친정팀 LG로 돌아간 서건창도 '금의환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니 두 선수 입장에서도 윈윈인 셈이다. 올해 대권에 도전하고 있는 LG는 주전 2루수 자리가 불안했는데, 서건창을 영입해 퍼즐을 완성했다는 분석이다. 서건창은 적을 옮긴 후 17경기에서 타율 0.277 18안타를 생산했다. 압도적인 수치는 아니지만 작전수행, 수비안정 면에서 도움을 주며 차근차근 팀에 녹아들고 있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