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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량 찾은 핵심자원, 수원삼성 반등 냄새 솔솔 [K리그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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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량 찾은 핵심자원, 수원삼성 반등 냄새 솔솔 [K리그1]
  • 김준철 명예기자
  • 승인 2021.09.12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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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Q(큐) 김준철 명예기자] 최악의 부진을 끊지 못한 수원삼성. 이번 광주FC전에서도 승점 1을 추가하는데 그치며 리그 무승 행진 숫자는 ‘9’로 늘었다. 하지만 부상자가 복귀하고, 주춤했던 주력 자원들이 제 기량을 회복해 희망을 봤다는 점은 이전 경기와 달랐다.

수원은 11일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1 하나원큐 K리그1(프로축구 1부) 29라운드 홈경기에서 광주와 2-2 무승부를 거뒀다. 전반 42분 정상빈 선제골로 앞서 나갔으나, 후반 5분과 9분 허율과 김주공에게 연속 실점해 리드를 뺏겼다. 남은 시간 공격의 고삐를 당겼지만 후반 12분 민상기 동점골로 균형을 맞추는 데 만족했다.

이날 경기 선제골을 터뜨린 수원 정상빈.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날 경기 선제골을 터뜨린 수원 정상빈.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수원 부진의 끝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이날 무승부로 후반기 3무 6패, 9경기 동안 승리가 없다. 경기 전 인터뷰에서 박건하 감독은 “승리가 필요한 경기다. 분위기를 올리는 데 집중했다. 광주가 조직적인 수비를 보여주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얼마나 상대 수비를 잘 공략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필승의 각오를 밝힐 만큼 상황이 급했는데 승점 3을 따내지 못했다.

그러나 소득이 없었던 건 아니다. 포지션별 에이스들의 경기력이 올라왔다. 이들은 제 위치에서 맹활약하며 분위기 반전의 핵심 역할을 했다.

공격에선 정상빈이 빛났다. 오랜만에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발목 인대 부상으로 앞선 26~27라운드 결장했다. 공교롭게도 그가 빠진 2경기 수원은 무득점에 그쳤다. 빈공 주요인은 김건희 부재가 컸는데 정상빈의 손실 역시 만만치 않았다. 전방에서 흔들어주는 선수가 없어 정적인 공격이 계속됐다.

이날 그의 활약은 중요했다. 일차적으론 날렵한 돌파와 탈압박으로 탄탄한 상대 수비 조직을 흔들어야 했고, 더 나아가 득점 해주는 게 그의 역할이었다. 놀랍게도 두 과제를 완벽 수행했다.

악재도 있었다. 전세진이 전반 7분 만에 부상으로 쓰러졌다. 니콜라오가 황급히 들어왔으나 신뢰할 수 없는 자원이라는 최근 평가가 지배적이다. 자연스레 정상빈 의존도가 높아졌다. 후방에선 그의 침투를 기대하고 때려 넣는 뒷공간 패스 비율이 높아졌고, 윗선에선 패턴 플레이의 시작점을 기대했다.

부담이 커질 수 있는 위기였지만 그는 한층 의욕적으로 경기했다. 상대 수비와 경합을 피하지 않았으며, 강점인 스피드를 살린 전방 압박을 통해 상대 전진을 막았다. 부지런한 움직임의 보상이었을까. 전반 42분 선제골을 넣었다. 절묘하게 광주 센터백 사이를 뚫은 뒤 침착한 슛으로 마무리했다.

그는 후반 43분 교체 아웃될 때까지 수원 공격 선봉장이 됐다. 부상에서 막 돌아온 선수라고 믿기 어려운 활약이었다. 정상빈을 전반만 소화하도록 하려 했던 박건하 감독 또한 놀란 눈치. 박 감독은 “45분 정도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전반 끝나고 본인이 괜찮다 했고, 컨디션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득점까지 해서 길게 뛰도록 했다”며 출전시간이 길어진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맹활약한 그는 아쉽게도 다음 전북 현대 원정길에 오르지 못한다. 전반 32분 경고를 받아 경고누적 징계로 다음 경기 결장한다. 그럼에도 수원 공격진에 숨통이 트이는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김건희, 전세진, 한석희가 부상으로 스쿼드에서 빠졌고, 제리치와 니콜라오까지 동반 부진한 가운데 그가 건강하게 돌아왔기 때문이다.

수원 왼쪽 수비수 이기제.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수원 왼쪽 수비수 이기제.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중원에선 한석종이 제 역할을 톡톡히 해줬다. 그는 정상빈 득점을 도왔다. 왼쪽 측면에서 김민우와 함께 강한 압박에 들어가 공을 탈취한 뒤 침투하는 정상빈에게 정확한 침투 패스를 넣었다. 물론 라인을 깨는 정상빈 움직임이 좋았으나 말 그대로 대지를 가르는 한석종 패스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골이었다.

한석종은 지난 20라운드 수원 더비 이후 부진이 심해졌다. 해당 경기에서 경고 누적 퇴장을 당했는데, 두 장의 옐로카드 모두 오심이었다. 심리적 타격이 컨디션 저하로 이어졌다. 활동량이 줄고, 장기인 시야마저 좁아졌다. 수비 시 집중력이 떨어지는 모습까지 노출했다. 24라운드 성남FC전에선 아예 명단 제외되는가 하면, 선발보다 교체로 투입되는 빈도가 잦아졌다.

그러나 최근 2~3경기에서 서서히 퍼포먼스를 끌어올리더니 이날 완벽 부활했다. 득점 찬스로 연결되는 키패스 두 개 포함, 패스 성공률 90%를 기록했다. 장기인 횡으로 크게 벌려주는 패스도 9번 시도해 7개 성공했다.

수비적으론 볼란치 조성진의 하중을 덜기 위해 커버 플레이에 집중했다. 조성진이 압박에 묶였을 때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빠르게 주변으로 다가가 패스를 받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고, 1차 저지선이 뚫렸을 경우엔 센터백 라인까지 움직여 다시 수비벽을 쌓았다. 그의 엄청난 공·수 헌신 덕에 수원은 광주 중원에 밀리지 않고 전반적인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다.

수비에선 이기제가 버텼다. 그는 반년간 잔부상 한 번 없이 피치를 종횡무진 누볐다. 사나흘 간격 살인 일정도, A매치 기간 대표팀 승선도 그를 막지 못했다. 그러나 매 경기 선발 출전, 풀타임을 소화하니 후반기 체력 저하가 두드러졌다. 움직임이 굼떴으며, 공·수 전환 과정에서 실수가 나왔다.

그런데 이날은 유독 몸이 가벼웠다. 전반 초반부터 과감한 오버래핑을 이어가더니 찬스에선 슛을 아끼지 않았다. 수비적으로도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공이 뺏긴 시점, 빠른 복귀로 수비 수적 열세를 막았다.

정확도 높은 킥이 다시 살아났다는 점 역시 긍정적이다. 날카로운 궤적의 크로스로 전방 동료들에게 찬스를 제공하는가 하면, 세트피스에선 직접 상대 골문을 두드렸다. 후반 12분 나온 민상기 동점골 또한 그의 정교한 코너킥부터 시작됐다. 그는 90분 내내 왼쪽 측면을 책임지며 승점 확보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이날 경기 분전에도 불구하고 수원은 무승 행진을 길게 이어가야 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세 선수가 각 포지션에서 중심을 잡아주며 변화를 만들었다. 이들의 활약이 선결되고, 이를 통해 팀 전반적인 에너지 레벨을 끌어올릴 수 있다면 남은 10경기 동안 반등을 노려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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