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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수에 초조한 오타니, 이례적 분노 왜? [ML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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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수에 초조한 오타니, 이례적 분노 왜? [MLB]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9.28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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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오타니 쇼헤이(27·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가 103년만의 대기록을 달성할 수 있을까. 아홉수가 거듭되자 초조한 속내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아메리칸리그(AL) 최우수선수(MVP) 유력후보로 거론되는 그가 마지막 등판에서 대업을 완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오타니는 2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 MLB 시애틀 매리너스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1실점 호투했다. 공 112개를 던져 안타 5개만 내주고 볼넷 없이 삼진 10개를 잡았다.

특히 6회까지 탈삼진 8개를 뽑아내며 무실점으로 막았는데, 타선 지원을 받지 못했다. 1-0으로 앞선 7회초 재러드 켈레닉에 동점 솔로 홈런을 허용해 승리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바통을 이어받은 불펜진이 8회초 4점을 더 내줘 그의 호투는 빛이 바랬다.

이날 승리를 거뒀다면 전설 베이브 루스 뒤를 이어 103년 만에 단일 시즌 두 자릿수 홈런과 승리를 모두 달성하는 선수가 될 수 있었다. 루스는 1918년 13승과 11홈런을 생산했다.

[사진=AP/연합뉴스]
오타니의 대기록 달성이 다음으로 미뤄지게 됐다. [사진=AP/연합뉴스]

오타니는 앞서 지난 20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에서도 8이닝 5피안타 10탈삼진 2실점 역투하고도 10(승)-10(홈런) 금자탑에 오르지 못했다. 2경기 연속 운이 따라주지 않은 셈이다.

오타니는 현재까지 투수로서 9승(2패)을 쌓았다. 평균자책점(ERA·방어율)은 3.18이고, 홈경기 ERA는 1.95로 2011년 제러드 위버 이후 50이닝 이상 던진 에인절스 투수 중 가장 낮다. 탈삼진 156개를 적립했다.

오타니는 올 시즌 타석에서도 45홈런 98타점 99득점 90볼넷 24도루로 맹활약하고 있다. 한때 압도적인 홈런 부문 선두를 달렸던 그는 잠시 주춤한 새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토론토 블루제이스), 살바도르 페레스(캔자스시티 로열스·이상 46개)에 1위를 내줬지만 여전히 1개 차로 추격하고 있다.

이날 오타니는 홈 팬들 앞에서 대기록을 세울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놓쳤다. 그는 마운드에서 홈런을 허용한 뒤 이어진 7회말 공격 상황에서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기도 했다. 2번 타자로 출장한 그는 자신의 순번 앞에서 에이절스 기회가 무산된 채 이닝이 마무리 되자 들고 있던 방망이를 내동댕이쳤다.

[사진=AP/연합뉴스]
오타니가 계속된 팀 부진에 지친 기색을 드러냈다. [사진=AFP/연합뉴스]

초조함을 느낄 법도 하다. 에인절스는 정규시즌 6경기만 남겨두고 있다. 현실적으로 선발 등판 가능한 경기는 1경기 뿐인데, 등판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 그는 통상 선발로 나선 뒤 6일 휴식한다. 이미 에인절스는 포스트시즌(PS) 진출이 좌절된 상황. 오타니의 대기록 달성 여부가 유일한 볼 거리로 통한다. 10월 4일 시애틀과 최종전 등판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혹은 투수로서 여정은 여기서 마무리하고, 홈런왕 레이스에 집중할 수도 있어 구단과 오타니의 결정에 시선이 쏠린다.

경기 후 오타니는 "(등판 일정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했고, 조 매든 에인절스 감독은 “상황을 지켜본 뒤 오타니와 상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타니는 이날 "홈런을 맞았지만 몇 차례 위기를 잘 무마한 만족스러운 경기"라면서도 "매우 실망스럽다"고 돌아봤다. "나는 우리 팀과 팬들을 사랑한다. 에인절스의 분위기는 정말 좋다. 하지만 거기서 그치지 않고 나아가 승리를 원한다. 내겐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현지에선 오타니의 이 발언을 7년 연속 PS 진출에 실패한 에인절스를 향한 경고로 해석하고 있다. 에인절스에 몸 담은지 4년째인 오타니가 이례적으로 팀의 위닝 멘탈리티 부족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2년 뒤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데, 현재 상황에 의욕이 꺾였음을 토로한 것이다. 

LA 타임스는 "오타니는 홈 13경기에서 6승 무패 ERA 1.95를 기록했다. 올해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샌디에이고 파드리스·41홈런)보다 많은 홈런, 맥스 프리드(애틀란타 브레이브스·152개)보다 많은 탈삼진,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3.38) 낮은 ERA를 기록 중"이라며 "그도 지는 게 지겹다. 마이크 트라웃, 앤서니 렌던, 저스틴 업튼이 부상자 명단(IL)에 있는 동안 그는 여름 내내 그 짐을 짊어졌다"고 안타까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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