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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희·신유빈-이상수, 중국 빠진 아시아 호령 '이제 세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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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희·신유빈-이상수, 중국 빠진 아시아 호령 '이제 세계로'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10.07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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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반쪽짜리 대회였지만 또 다른 희망을 봤다. 한국 탁구가 더 높은 곳을 향한 성장의 토대를 마련했다. 곧 있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이번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보여준 경쟁력을 재현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5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막을 내린 2021 도하 아시아탁구선수권에서 한국 탁구 국가대표팀은 금메달 3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개를 따내며 역대 최고성적을 냈다.

유남규 대한탁구협회 부회장, 현정화 한국마사회 감독 등 1988 서울 올림픽 금메달 2개를 수확한 '황금세대'가 금메달 3개, 은메달 1개, 동메달 4개를 합작했던 1988년 니가타 대회를 뛰어넘었다.

한국은 이번 대회 전 종목 결승에 올랐다. 25년 만에 남자 단체전(이상수·장우진·임종훈)에서 우승하고, 사상 처음 남자단식(이상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복식(전지희·신유빈)에서도 금빛 드라이브를 날렸다. 여자단식(신유빈)에선 53년 만에 결승에 올라 은메달을 따냈다. 또 여자 단체전과 남자복식(장우진·임종훈), 혼합복식(장우진·전지희)에서 은메달, 남자단식(장우진)에서 동메달 1개를 보탰다.

[사진=신화/연합뉴스]
이상수(가운데)가 2관왕에 오르고, 신유빈(왼쪽)과 전지희가 여자복식 금메달을 합작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대회에는 세계최강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와 전국체육대회 일정 등을 이유로 출전하지 않았다. 여기에 일본도 2020 도쿄 올림픽에 출전했던 멤버들을 모두 배제했고, 대만도 1.5진급을 파견했다.

그럼에도 한국은 일본, 대만의 하위 랭커들을 완벽히 압도하진 못했다. 아시아탁구의 상향평준화 흐름을 다시금 느낀 대회다. 이미 도쿄 올림픽에서 일본에 아시아 2인자 자리를 내줬음을 확인했는데, 이번 대회를 통해 이를 재차 실감했다는 게 탁구인들의 평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강우용 한국실업탁구연맹 전무는 "금메달 3개는 성공보다는 실패에 가까운 결과"라면서 "만약 대한탁구협회가 이번 대회를 두고 박수를 친다면, 한국 탁구가 앞으로도 '아시아 2부급'에 머물러도 만족한다고 자인하는 꼴"이라고 밝혔다.

[사진=신화/연합뉴스]
한국 여자탁구의 '현재' 전지희(왼쪽)와 '미래' 신유빈이 여자복식 정상에 오르며 파리 올림픽을 향한 희망을 쏴올렸다. [사진=신화/연합뉴스]

그렇지만 자신감을 얻는 계기였다는 긍정적인 측면까지 부인할 수는 없다.

한국 여자탁구 '미래'로 불리는 신유빈(17·대한항공)은 올림픽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한 단계 도약을 이뤄냈다. 3전4기 끝에 여자단식 준결승에서 안도 미나미(일본)를 꺾고 결승에 올라 준우승을 차지했다.

여자탁구 '현재'로 볼 수 있는 에이스 전지희(29·포스코에너지)는 국제대회 무관 한을 풀었다. 기술적으로는 완성 단계에 들어섰으나 아직 경험이 부족한 신유빈을 잘 리드해 복식 우승을 합작했다. 2011년 중국에서 귀화한 전지희는 이후 국내 최강자로 군림해왔지만 그간 메이저대회 결승에는 한 번도 오르지 못했었다.

전지희가 기량을 유지하고, 신유빈이 지금 속도로 계속 발전하면 2024 파리 올림픽 메달도 꿈이 아니라는 분석이 따른다.

[사진=신화/연합뉴스]
이상수는 남자부에서 2관왕에 오르며 존재감을 뽐냈다. [사진=신화/연합뉴스]

이상수(31·삼성생명)의 남자단식 우승도 의미가 남다르다.

한국 남자탁구는 도쿄 올림픽을 기점으로 세대교체 시기를 맞았다. 30대에 접어든 이상수와 정영식(미래에셋증권)이 2016 리우 대회에 이어 도쿄 대회에 연달아 출전했지만 노메달로 마치면서 다음 세대를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었다. 

정영식이 태극마크를 반납하며 활동을 잠정 중단한 상태에서 이상수가 맏형으로 출전해 후배들을 이끌고 아시아선수권 2관왕에 오르며 국가대표 자격을 입증한 셈이다.

지금은 부부의 연을 맺은 박영숙(은퇴)과 함께 2013년 부산 대회에서 혼합복식 금메달, 같은 해 파리 세계선수권에서 혼합복식 은메달을 합작하는 등 국제무대에서 유독 복식에 강점을 보였던 이상수는 처음 오른 메이저 단식 결승에서 대번 우승까지 차지하며 올라운드 플레이어 기질을 뽐냈다.

[사진=연합뉴스]
신유빈-전지희 조가 자신감을 충전했다. [사진=연합뉴스]

신유빈은 6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이번만큼은 꼭 메달을 목에 걸고 싶다는 생각으로 간절하게 준비했는데 운이 따라줬다"며 "앞으로 한국 여자탁구가 해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더 열심히 노력하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복식 파트너 전지희에게 고마운 마음도 전했다. "(전)지희 언니는 실력이 매우 뛰어나 내가 늘 믿으면서, 더 자신 있게 플레이할 수 있다"면서 "언니와 함께해 더 좋은 성적을 낸 것 같다"고 밝혔다.

이상수는 "중국이 안 나온 게 1등을 해야 한다는 부담으로 다가왔다. 그걸 이겨내고 우승한 게 성과"라며 "아시아선수권 정상에 섰지만 난 아직 보완할 게 많은 선수다. 이번 대회를 발판 삼아 더 도약하겠다"고 힘줬다.

이번 대회 함께하지 못한 단짝 정영식에 대해선 "늘 함께하던 영식이가 옆에 없으니 한편으론 허전했다. 영식이가 몸과 마음이 좀 힘든 상태다. 잘 충전해 복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탁구 대표팀은 우선 해산한 뒤 각 소속팀에서 훈련하다 19일 진천선수촌에 다시 소집해 내달 23~29일 미국 휴스턴에서 열리는 2021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대비한다. 중국도 나오는 만큼 진짜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는 무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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