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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레이블탐방] (83) ‘인디신 성지’ 롤링홀의 아이들 프루던스, 인디팝 차세대 유망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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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레이블탐방] (83) ‘인디신 성지’ 롤링홀의 아이들 프루던스, 인디팝 차세대 유망주
  • 박영웅 기자
  • 승인 2021.10.07 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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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밴드포커스’와 함께 연재 중인 ‘인디음악 전문 인터뷰’ 인디레이블탐방이 돌아왔습니다. 수년간 인디신 전문 취재를 통해 다져진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인디뮤지션들의 심층적인 인터뷰를 다룰 계획입니다. 뮤지션과 함께하는 음악 리뷰와 여러 이야기를 통해 국내 밴드 음악을 편하게 이해하며 즐기시길 바랍니다. <편집자 주>

[스포츠Q(큐) 글 박영웅 ㆍ사진 손힘찬 기자] 최근 인디신의 분위기는 일명 인디팝이라고 하는 새로운 음악 장르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 이런 분위기에 발맞춰 ‘인디신의 성지’ 롤링홀 산하 레이블인 롤링컬쳐원은 지난 3월 2인조 혼성 밴드 프루던스를 공개했다. 이들은 데뷔하자마자 신인답지 않은 완성도 높은 음악과 준수한 실력, 그리고 뛰어난 대중성을 선보이며 인디신 내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며 롤링컬처원의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이다. 이에 스포츠Q는 프루던스를 직접 만나 이들에 대한 여러 이야기와 음악, 그리고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살펴봤다.

 

◆ ‘푸른빛을 노래하는 밴드’ 프루던스 탄생기

올해 3월 데뷔한 2인조 혼성 밴드 푸르던스(지영, 지유)는 푸른빛을 노래하는 팀이라는 콘셉트로 활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결성과정부터 특이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현재 프루던스의 정신적 지주인 지영은 본래 셀프프로젝트 팀을 만들어 활동하겠다는 계획을 하고 있었다. 임시로 보컬을 섭외해 자작곡을 발매하면서 예전 유희열의 토이 같은 자체 독립 활동을 기획했다. 하지만 보컬 지유를 만나면서 현재는 롤링컬쳐원에 소속된 정신 2인조 혼성밴드로서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사실 저는 이전에 굿모닝달리라는 5인조 애시드 재즈 밴드를 했었습니다. 자미로콰이 같은 대중적 느낌의 밴드였죠, 그 당시에는 제가 메인보컬, 기타 두 개를 다했었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좀 더 다른 스타일의 여러 음악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회사 없이 셀프 프로젝트를 하겠다는 마음을 먹었죠. 제가 음원을 만들면 보컬을 섭외해서 앨범을 발매하는 방식을 생각한 거에요. 예전 그룹 토이 같은 느낌의 팀이었죠. 그래서 여성 보컬을 찾고 있었는데 SNS에서 우연히 지유의 노래를 듣게 됐고 너무 좋아서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결국 미팅까지 하게 됐죠. 짧은 시간 미팅을 했지만 보는 순간 딱 저와 팀을 하기에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팀이 됐습니다.”

“혼자서 버거운 부분이 있었는데 지유를 만나서 많은 힘이 됩니다. 음악적인 부분에서나 작업 측면에서도 모든 것이 수월해졌고 좋은 곡은 곡들이 많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특히 지유의 음색이 제가 생각한 음악들과 너무 잘 맞아요. 어떤 것을 써도 잘 살려준다는 믿음이 생긴 거죠. 그래서 사실 처음에는 토이 같은 팀 운영 방식을 생각했으나 지금은 지유와 협업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하는 중입니다. 자연스럽게 팀 프루던스가 완성된 것 같아요” (지영)

“저는 SNS에 자작한 데모곡을 올리면서 싱글을 내고 정식 활동을 준비 중에 있었어요. 그런데 갑작스럽게 (지영에게) 연락을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사기꾼인 줄 알았습니다. (웃음) 그런데 여러 검색도 해보고 특히 노래를 들어보니 마음에 무척 들더라고요, 이후 미팅했는데 음악취향이나 음악적인 여러 부분의 생각이 맞는다는 것을 알게 됐고 팀을 하기로 마음먹게 됐습니다.” (지유)

 

◆ 인디팝 장르의 교과서가 될 프루던스

현재 국내 인디신의 대세 장르를 꼽으라면 ‘인디팝’이라고 할 수 있다. 펑크, 하드코어, 하드록 등의 강력한 사운드 장르의 시대를 지나 어쿠스틱 그리고 팝 장르가 인디신에 안착하면서 현재는 인디팝 뮤지션들이 현재 인디신의 인기 음악들을 주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인디신 팝 장르 뮤지션들의 경쟁은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곡의 완성도는 물론이고 자신들만의 색을 가진 뮤지션들이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프루던스 최근 등장한 인디팝 뮤지션 중 음악적으로 가장 유망한 신인으로 올라섰다. 특히 인디팝 장르의 교과서 같은 음악이자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인디팝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프루던스 멤버들은 자신들의 음악에 대한 생각과 이런 평가에 대해 어떤 느낌이 있을까.

“저희에 대해 이렇게 좋게 칭찬해주시는 것에 대해서는 정말 감사드리지만, 아직 저희는 더 발전하고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팬 여러분들께서는 저희 음악에 대해 가장 떠오르는 말이 신스팝과 청량함이라고 이야기들을 해주시는데 이 부분도 맞는 것 같습니다. 사실 저희 음악의 기본은 제가 추구했던 밴드 음악과 제가 추구하려던 신스팝, 전자음악의 교집합으로 볼 수 있습니다. 나름대로 예전의 밴드 음악과 지금의 신스팝, 전자음악이 융합되면서 프루던스만의 색을 담은 음악이 나오는 것 같아 만족스럽습니다. (지영)

“좋은 평가에 대해서는 항상 감사드리죠. 저는 프루던스의 음악은 청춘의 시절 같은 음악이라고 생각합니다. 청춘들이 듣기에도 좋고 청춘을 시작하거나 마무리할 때도 듣기 좋은 음악이 프루던스의 음악인 거죠.” (지유)

"그리고 저희 음악의 매력은 가사도 빼놓을 수 없는 것 같아요. 저희 곡들의 가사는 시적이고 추상적이고 몽환적입니다. 최근 음악 흐름이 퍼포먼스나 사운드에 초점이 맞춰지며 이런 부분에 비중을 안 두는 경우가 많은데 저희는 그래도 꼭 다시 한번 곱씹을만한 그런 가사를 사용합니다." (지유)

 

◆ 청춘의 느낌이 고스란히 녹아든 앨범 'While You Are Young'

프루던스 멤버들의 말처럼 이들의 음악은 밴드적 성격을 잃지 않으면서도 그들만의 색이 담겨있는 신스팝 장르를 보여주고 있다. 이런 스타일을 가장 잘 담아낸 것이 지난 8월 발매한 미니앨범 'While You Are Young'이다.

총 5곡이 수록된 이 앨범은 푸르던스의 생애 첫 미니앨범으로 신스팝 장르의 매력과 동시에 밴드적인 색깔을 잃지 않으며 팀 정체성을 잘 살려낸 '그대 이름은 BLUE'와 'While You're Young', '평행우주' 같은 곡과 함께 누가 들어도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대중적 사운드와 멜로디를 갖춘 트랜디한 스타일의 신스팝 곡인 초상화와 'Festival' 등이 포진돼 있다. 이중 'Festival' 같은 곡의 경우 앨범이 발매된 시점인 8월에 맞게 계절감까지 갖춘 트로피컬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대중적인 노래다.

앨범은 전체적으로 신인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섬세한 연주력과 사운드 디자인에 가까운 특색있는 사운드 컬러, 아날로그 지향의 80년대 팝 사운드, 대중적인 멜로디, 지유의 맑고 청아한 음색이 조화를 이루며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이런 부분 때문에 프루던스의 이번 미니앨범은 올 하반기 가장 주목해야 하는 작품으로 평가받는 모양새다.

"이번 앨범은 팀 결성을 시작하려 할 때부터 데뷔를 위해 모아뒀던 가장 아끼는 데모를 모아 발매한 작품입니다. 그래서 녹음을 지난해에 이미 한 곡도 있어요. 특히 롤링컬처원과 함께하면서 더 세심하게 신경을 썼고 좋은 곡들 중에서도 고르고 고른 곡들이죠. 특히 사운드에 공을 많이 들인 것 같아요. 장비도 많이 분해하고 시간도 많이 투자했습니다. 연주도 전문적으로 열심히 했고 드럼연주자도 섭외하면서 퀄리티를 높이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청자분들이 들으셨을 때 만족하는 음악이 나온 것 같습니다. 제가 아날로그 신시사이저 사운드 자체를 좋아해서 80년대 소리도 들어가 있습니다. 참고로 제가 아름아름 모은 아날로그 신시사이저 기계나 장비 등이 많은데 이를 모아서 사운드에 색을 먹이고 음악을 만들고 있어요. 이런 노력이 이번 앨범에 많이 들어갔습니다. (지영)

"While You Are Young'은 청춘을 사는 모든 이들에게 바치는 앨범이라는 주제를 담고 있습니다. 청춘 시절에 일어나는 모든 혼란과 찬란을 담아낸 앨범이죠. 저는 'While You Are Young'이 청량한 사운드의 곡들이 많고 힐링을 주는 음악들이 가득 찬 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앨범 작업을 하면서 기교를 부리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제 롤모델 중 한 명이 유재하 님이십니다. 가창에서 보면 특별한 기교 없이도 감동을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준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인지 저희 음악에서 이런 부분들이 녹여져 나오는 것 같아요. 예를들어 '평행우주' 같은 경우 곡은 전반적으로 어두운 느낌인데 이 곡에서 오히려 맑은 제 목소리가 잘 묻어나온 것 같습니다. 이렇게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곡마다 여러 감정을 살려서 부르려고 했습니다. 앨범이 나와서 보니 제 생각대로 여러 느낌에 대한 감정이 잘 담긴 것 같아요." (지유)

 

◆프루던스 'While You Are Young' 추천곡 리뷰

프루던스는 앨범 이야기를 꺼내며 자신들이 가장 추천하는 곡들도 소개했다. 우선 지유는 'While You Are Young'을 추천했다.

이 곡은 가볍고 경쾌한 록 사운드를 기반으로 지유의 꾸밈없는 창법과 맑은 목소리가 포인트다. 특히 프루던스의 다른 곡들과는 다르게 댄서불한 매력을 담아내며 장르적 스펙트럼을 넓힌 곡이다. 또한 이 곡은 프루던스의 음악적 정체성이 밴드 음악에 기반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이는 밴드 활동으로 기초를 다진 정지영의 음악색과도 일맥상통한다.

"아무래도 제 취향인 록 사운드가 중심이 된 곡이면서도 녹음이 매우 잘됐고 모든 부분에서 잘 나온 곡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 곡을 추천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애착이 있는 곡입니다. 'While You Are Young'은 젊은 사랑을 담은 노래로 가장 순수할 때 서로 사랑밖에 없는 그런 감정을 담아내려고 했습니다. (지유)

"'While You Are Young'은 갑자기 드럼 비트와 기타 리프 그리고 'While You Are Young'이라는 문구가 갑자기 떠오르면서 본능적 나온 곡입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록 장르의 음악이 나온 것 같습니다. (지영)

두 번째로 지영이 추천한 곡은 평행우주다. 평행우주는 몽환적 색채와 아름다운 사운드, 섬세한 연주가 기반이 된 '그들만의 팝&발라드' 장르의 곡이다. 특히 이 곡은 지유의 아름다운 목소리를 통해 아름다움과 몽환적인 매력을 표현하면서도 후반부 나오는 깊이 있는 기타연주와 단단한 드럼연주가 반전매력을 선사한다. 프루던스라는 밴드의 음악을 확실히 이해하고 싶은 팬들에게 추천하는 곡이다.

"제가 미니앨범에 들어간 곡 중 가장 예전에 만든 곡입니다. 처음 스케치를 한 것이 4년 전이에요. 완성하는 과정까지 너무 많이 바뀌고 고민을 한 곡입니다. 개인적으로 지유의 보컬이 다른 느낌으로 살아난 것 같아 가장 만족합니다. 고민의 과정과 그 속에서 완성된 프루던스의 음악인 만큼 꼭 들어봐 주시길 바랍니다." (지영)

 

◆공연에 초점을 맞추는 프루던스

프루던스는 인디신의 성지 롤링홀의 엔터 자회사인 롤링컬처원 소속의 팀이다. 롤링홀은 예전부터 뮤지션들의 라이브능력을 중시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프루던스 역시 라이브 능력이 뛰어난 팀으로 알려졌다. 그래서인지 프루던스는 이른 시간 안에 공연무대에 서서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공연을 너무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프루던스라는 이름으로 단독으로 공연을 할 수 있는 셋을 만들기 위해 곡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공연 때는 밴드 구성을 하고 싶은 생각이라 이에 맞춰 준비하고 있습니다. 확실히 지유의 목소리가 라이브에 강하고 몇 시간을 해도 끄떡없는 목소리입니다. 그리고 라이브로 들어야 더 좋은 음색이죠. 이런 부분이 공연에 있어 프루던스의 강점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가 라이브 경험이 많아서 자연스럽고 관객들을 만족시킬 공연을 할 수 있어요. 기대해주십시오. 코로나가 빨리 끝나서 여러 공연을 하고 싶습니다." (지영)

◆음악적 목표

마지막으로 프루던스에게 앞으로의 음악적 목표를 간단하게 말해달라고 부탁했다.

"오는 11월 새로운 싱글앨범이 나오니 많이 기대해주세요. 그리고 저희는 이렇게 차근차근 성장하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개인 소개

 

 

정지영(33)=미국 펜실베이니아 출신. 서울대 중어중문학과, 버클리음대 휴학. 중학교 시절 전자기타에 관심이 생겼고 교회에서 자연스럽게 밴드 음악을 시작했다. 아버지가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셔서 클래식과 팝 음악을 많이 배웠다. 유학을 마치고 한국에 와서 굿모닝달리 밴드 활동을 하면서 전업 뮤지션으로 진로를 결정했다. 밴드신 내에서도 손꼽히는 수재로 뛰어난 작곡 능력과 음악적 감각을 자랑하는 뮤지션.

 

양지유(25)=경기도 포천 출신. 어릴 때부터 가수가 꿈이라 초등학생 때부터 오디션보다, 중2 때 기타를 선물을 받고 싱어송라이터의 꿈을 키웠다. 이후 개인 레슨을 받고 미디 작곡을 배우면서 혼자 솔로 데뷔를 준비하던 도중 팀을 결성했다. 뛰어난 가창력으로 인정받는 뮤지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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