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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살린 손흥민, 여전한 결정력 문제 [한국 시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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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살린 손흥민, 여전한 결정력 문제 [한국 시리아]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10.07 22: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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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스포츠Q(큐) 글 안호근·사진 손힘찬 기자] 더 과감히 슛을 날렸고 측면을 파고들었다. 전방으로 한 번에 노리는 롱패스 등 최근 답답했던 흐름과는 다소 달라진 경기 양상이었다.

문제는 답답한 골 결정력. 월드클래스로 거듭난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프랑스 리그에서 성공을 거둔 골잡이 황의조(이상 29·지롱댕 보르도), 최근 놀라운 골 결정력을 보여준 황희찬(25·울버햄튼 원더러스) 등이 총출동했음에도 한국의 골 가뭄은 쉽게 해결되지 않았다.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결국엔 치명적인 동점골까지 내줬다. 한국 축구와 벤투 감독을 살려낸 건 캡틴. 손흥민은 가장 결정적인 순간 한 방으로 자신의 진가를 보여줬다.

손흥민이 7일 시리아와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홈경기에서 후반 막판 결승골로 팀을 구해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은 7일 경기도 안산와스타디움에서 열린 시리아와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3차전에서 2-1 승리했다.

전반부터 일방적인 흐름이었다. 벤투 감독은 황의조를 전방에 세우고 손흥민을 측면이 아닌 처진 스트라이커로 기용했다. 양 측면은 황희찬과 송민규(전북 현대)가, 그 뒤를 황인범(루빈 카잔)과 정우영(알 사드)이 받쳤다. 수비는 홍철(울산 현대), 김영권(감바 오사카), 김민재(페네르바체), 이용(전북), 골키퍼는 김승규(가시와 레이솔).

한국은 슛 23개를 날렸다. 후반 44분 손흥민의 결승골이 터지기 전까지 22개의 슛 중 단 하나만이 골망을 흔들었을 뿐.

황인범이 양질의 패스를 제공하며 전방에서 많은 기회가 발생했다. 손흥민과 황희찬, 황의조 등이 결정적인 기회를 연달아 맞이 했다.

세 차례 결정적인 기회를 살리지 못한 황희찬(왼쪽).

 

특히 황희찬은 송민규의 결정적인 패스 등 3차례 기회를 모두 날렸고 황의조도 상대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소속팀에서 최근 모두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이들이기에 더욱 납득하기 어려운 장면의 연속이었다.

후반 초반 황인범의 중거리슛으로 리드를 잡은 한국. 그러나 추가골을 넣지 못하고 답답한 흐름이 이어졌다. 이어 ‘손흥민존’에서 날린 캡틴의 슛도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순간적으로 집중력이 흐트러진 것일까. 후반 39분 측면에서 날아든 크로스를 제대로 걷어내지 못했고 오마르 카르빈에게 한 방을 얻어맞았다. 수비수가 5명으로 상대 공격수(3명)보다 더 많았음에도 집중력을 잃고 무너졌다.

이대로 경기가 끝나면 한국은 1승 2무. 2무로 한국을 쫓고 있는 아랍에미리트의 3차전 결과에 따라 2위를 내줄 수도 있었다.

선제골의 주인공 황인범(왼쪽)과 손흥민이 위기의 벤투호를 벼랑 끝에서 살렸다.

 

위기의 순간 손흥민이 나섰다. 측면에서 날아든 공을 김민재가 높이 솟구쳐 머리로 따냈고 이 공이 골문 앞 손흥민에게 연결됐다. 손흥민은 침착히 컨트롤 후 왼발로 마무리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지만 대표팀만 오면 작아졌다. 2019년 10월 10일 스리랑카전 이후 2년가량 만에 나온 필드골. 대표팀에서 부활을 기대케 하는 한 방이었다. 한국은 2승 1무, 승점 7로 한 경기를 덜 치른 이란(승점 6)을 제치고 조 선두로 올라섰다.

경기 후 중계사와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전반부터 많은 찬스가 있었고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며 “어떤 상황보다 집중했고 골대에만 보내겠다고 생각해 살살 찼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제 더 중요한 이란전이 남았다. 대표팀은 이란으로 이동해 오는 12일 조 선두 이란과 원정경기를 치른다. 손흥민은 “모든 경기가 어렵지만 특히나 까다로운 경기”라며 “안 좋았던 흐름과 분위기를 빨리 떨쳐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벼랑 끝에서 팀을 구해낸 손흥민. 그럼에도 여전한 한국의 골 결정력 문제는 옥에 티로 남았다. 사활을 걸어야 하는 이란전을 앞두고 챙긴 승점 3이 공격수들에게 자신감으로 돌아오기를 바라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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