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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강 경쟁 앞장선 불혹, 이대호-추신수가 말하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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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강 경쟁 앞장선 불혹, 이대호-추신수가 말하는 '끝'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10.08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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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KBO리그(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두 1982년생 스타 추신수(SSG 랜더스)와 이대호(이상 39·롯데 자이언츠)가 이틀 간격으로 대기록을 작성, 한국나이 마흔에도 건재함을 과시했다. 2020시즌이 끝나가는 시점에서 둘은 '끝'을 언급했다. 

롯데는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1 신한은행 쏠(SOL) 프로야구 원정경기에서 7-2로 승리했다. 같은 날 앞서 열린 서스펜디드 게임에서도 승리했으니 하루에 2승을 수확하며 가을야구 희망을 노래했다.

이날 열린 두 번째 경기 7회까지 양 팀은 1-1로 맞섰다. 7회초 2사 때 이대호가 나서 천금 같은 우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이대호의 한방으로 기세를 올린 롯데는 8회초 두산 불펜진을 두들겨 4점을 추가하며 승리를 따냈다.

60승째(3무 63패) 적립한 8위 롯데는 포스트시즌(PS) 마지노선인 5위 키움 히어로즈(61승 6무 61패)와 승차를 1.5경기까지 좁혔다. 롯데도 키움도 나란히 16경기씩 남겨놓았기 때문에 끝까지 가을야구 향방을 알 수 없게 됐다.

이대호가 통산 350호 홈런을 터뜨리며 롯데의 승리를 견인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이대호가 통산 350호 홈런을 터뜨리며 롯데의 승리를 견인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이대호의 이 결승홈런은 그의 KBO리그 통산 350번째 홈런이었다. 프로야구에서 4번째 나온 대기록이다. 이승엽(은퇴·467개), 최정(398개), 양준혁(은퇴·351개) 뒤를 잇는다. 2개만 더 보태면 역대 최다홈런 3위에 등극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대호는 경기 후 "홈런을 친 것보다 팀이 이겨서 좋고, 5강 싸움하는 데 보탬이 된 것 같아 기쁘다. 팀이 피 말리는 순위 싸움을 하고 있어 기록보다는 팀에 어떻게든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뿐"이라며 "요즘 우리 투수들이 좋고 6회까지 이기면 투수들이 막아줄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 1점만 내보자는 마음으로 타격했다"고 밝혔다.

롯데는 9월 이후 매주 더블헤더를 치르는 강행군 속에서도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렸다. 이날은 후반기 승률 1위 두산을 상대로 2승을 쓸어 담으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이대호는 "난 솔직히 지명타자로 나가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큰 부담이 없는데, 후배들은 힘들 것 같다"며 "하지만 다들 내색하지 않고 가을야구 하나만 보고 달려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대호는 내년까지 롯데와 계약돼 있다. 은퇴 전 마지막 목표는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올 시즌 앞서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을 얻고 소속팀과 2년 재계약하면서 연봉 8억 원에 우승 보너스 1억 원을 옵션으로 달았다. 내년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솔직히 몇 년 더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내년이 마지막이다. 내년까지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 올해 내 꿈이 이뤄지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다"고 힘줬다. 미국, 일본에서 뛴 시즌을 제외하면 롯데 유니폼만 16시즌째 입고 있는 이대호는 올 시즌에도 타율 0.292 107안타 18홈런 72타점으로 타선에서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SSG 추신수는 이대호가 개인 통산 350호 홈런을 치기 이틀 전 역대 최고령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사진=연합뉴스]
SSG 추신수는 이대호가 개인 통산 350호 홈런을 치기 이틀 전 역대 최고령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사진=연합뉴스]

키움에 0.5경기 뒤진 6위 SSG도 가을에 야구를 하기 위해 달려가고 있다. 4위 두산부터 8위 롯데 간 승차가 단 3경기에 불과하니 역대급 '5강' 경쟁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대호의 동갑내기 친구 SSG 추신수는 지난 5일 LG(엘지) 트윈스와 방문경기에서 아치를 그리며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KBO리그 역대 최고령 기록이다. 추신수는 이날 5타수 2안타 3타점으로 활약하며 8-0 완승을 견인했다. 39세 2개월 22일 나이로 양준혁(38세 4개월 9일)을 넘어 새 기록을 달성했다. 

불혹을 앞둔 나이에도 여전한 '호타준족'을 뽐낸 추신수는 향후 계획에 대해 "생각은 있는데 결정은 못했다"고 정리했다.

"미국에서도 많은 선수들이 은퇴를 생각하는 포인트가 있다. 어떤 선수는 몸이 안 좋아서, 어떤 선수는 배트 스피드가 느려져서, 어떤 선수는 성적이 나지 않아서 은퇴를 고민한다. 내가 생각하는 은퇴 시점은 내가 2루 주자로 나가 있고, 동료가 평범한 안타를 쳤을 때 홈에 들어오지 못할 때라고 생각했었다"고 밝혔다.

그는 "여러 방면으로 잘하고 싶은데 나이가 들면 약해지는 게 사실이다. 젊었을 때는 스피드만 믿고 뛰었는데 이제는 그런 스피드가 나오지 않는다"며 "몸 관리도, 운동도 열심히 한다. 투수들도 연구한다. 그러다보니 이런 기록이 나온 것 같다. 느려서 못 뛴다고 생각하면 끝도 없다. 안 되는 것도 되게 하는 게 프로가 가져야 할 자세"라고 강조했다.

추신수는 2014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텍사스 레인저스와 7년간 1억3000만 달러(1540억 원)에 사인하며 본고장에서 가치를 인정 받았다. 올 시즌 앞서 FA가 된 그는 SK 와이번스를 인수해 재창단한 SSG 랜더스의 러브콜을 받고 연봉 27억 원에 둥지를 틀었다. 비시즌 예년만큼 몸을 만들지 못한 탓에 KBO리그 데뷔 시즌 타율 0.262로 예상보다 부진했지만 20-20 클럽에 가입하며 다음 시즌을 기대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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