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17:59 (금)
[리뷰] 신을 동경한 인간 vs 인간이 되고픈 괴물
상태바
[리뷰] 신을 동경한 인간 vs 인간이 되고픈 괴물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03.28 09: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창작뮤지컬 수준 업그레이드 '프랑켄슈타인'

[스포츠Q 용원중기자]

▲소개: 영국 작가 메리 셸리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한 창작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충무아트홀이 개관 10년을 맞아 그간 축적해온 역량과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만든 야심작이다. 토종 뮤지컬이지만 글로벌 소재로 해외 시장을 겨냥했다. 개막 후 ‘괴물 같은 한국형 뮤지컬의 탄생’ ‘창작뮤지컬의 편견 깬 수작’ ‘블록버스터급 스릴러 작품’과 같은 호평을 얻고 있다. 5월11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

▲ 괴물 한지상(왼쪽)과 프랑켄슈타인 유준상[사진=충무아트홀]

▲ 줄거리: 어린 시절 어머니의 죽음으로 아픔을 겪은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신의 영역에 도전해 생명 창조에 몰두한다. 전장에서 만나 빅터의 실험을 돕던 앙리 뒤프레는 빅터의 살인죄를 자진해 뒤집어쓴 채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지고, 빅터는 앙리의 시체에 생명을 불어넣어 괴물을 창조한다. 괴물은 빅터로부터 버림받은데 이어 인간들로부터 조롱의 대상이 되자 외로움과 분노를 키워간다. 결국 빅터에 대한 원망으로 복수를 위해 그의 주변 사람들을 죽여간다.

▲ 뷰 포인트: 40억원의 제작비를 쏟아부어 일궈낸 완성도는 높이 평가할 만하다. 해외 라이선스 대작 못지않은 고급스러운 무대세트, 의상, 웅장한 음악에서 공들인 티가 엿보인다. 특히 실험실 세트는 여느 할리우드 영화나 브로드웨이 뮤지컬에 견줘도 손색없을 정도다. 뮤지컬 ‘삼총사’ ‘잭더리퍼’를 통해 역량을 인정받은 왕용범 연출은 인간의 오만과 양면성, 인간과 괴물의 경계라는 어둡고 무거운 주제에 갇히지 않기 위해 웃음과 볼거리를 적절히 섞어 흡입력을 높이는 연출의 묘를 발휘했다.

배우들은 개성을 살린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줬다. 유준상, 류정한, 이건명은 어두운 내면의 빅터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한지상, 박은태는 괴물의 불안정하고 고독한 성격을 섬세하게 완성했다. 특히 압도적인 가창력을 보여준 한지상의 성장세는 괴물처럼 무서울 정도다. 그가 부른 '너의 꿈속에서'는 매우 인상적이다.

앙리&괴물 역의 박은태[사진=충무아트홀]

하지만 의욕과잉으로 감상에 불편한 점도 눈에 띈다. 빅터와 앙리(괴물)의 노래는 대부분 드라마틱한 절창 위주로 흐른다. 조연들의 노래에까지 설명조의 의미부여를 함으로써 집중점이 흐트러지고, '절규의 향연'이 돼버렸다. 2막 격투장 신에서 1인2역을 시도한 점은 호불호가 갈릴 법하다. 인간 내면의 양면성을 드러내기 위한 장치일 수 있으나 뜬금 없다는 생각이 드는 것 또한 사실이다.

아울러 이미 원작이나 여러 텍스트를 통해 익숙한 스토리임에도 40분에 걸쳐 설정한 격투장 신을 비롯해 잦은 플래시 백은 집중력을 떨어트린다. 앞으로 스토리 전개를 압축하는 보완책이 필요한 이유다.

goolis@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