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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JOB아먹기(63) 김재현] '1세대' 스포츠마케터 "우린 주인공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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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JOB아먹기(63) 김재현] '1세대' 스포츠마케터 "우린 주인공이 아닙니다"
  • 스포츠잡알리오
  • 승인 2021.10.25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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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심민정 객원기자] 스포츠마케터의 역할은 무엇인가. 스포츠현장에서 스포츠마케터의 손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포츠용품이 보다 많이 팔리도록, 스포츠이벤트에 만원관중이 들어차도록 기획, 홍보한다. 주인공인 선수를 관리하는 임무도 수행한다.  

스포츠산업 채용서비스 스포츠잡알리오(스잡알)가 운영하는 미디어 스터디팀 '스미스'가 '1세대' 스포츠마케터를 찾았다. 대한체육회 마케팅위원회 위원장으로 일하고 있는 김재현 한국문화스포츠마케팅진흥원·한국체육지도자연맹 이사장이다. 

김재현 이사장. [사진=본인 제공]
김재현 이사장. [사진=본인 제공]

-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김재현입니다. 대한체육회마케팅위원회 위원장이자 한국문화스포츠마케팅진흥원, 한국체육지도자연맹 이사장입니다."

- 언급하신 조직은 어떤 곳인가요?

"대한체육회마케팅위원회는 대한체육회에서 집행하는 예산과 수입이 되는 여러 스폰서십 프로그램을 관리하는 데 자문을 진행하는 위원회입니다.

한국체육지도자연맹은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과 함께 '한국의 체육,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의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지도자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오랜 기간 준비해 2년 전에 출범시킨 단체입니다.

한국문화스포츠마케팅진흥원은 비영리단체입니다. 제가 학창 시절 때만 해도 스포츠마케팅이나 스포츠경영에 대해 공부하거나 현장에서 경험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여러분들이 저를 이끌어주시고, 정보를 주셔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저도 꼭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스포츠마케팅을 꿈꾸는 친구들의 손발이 되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했습니다. 현재 세 가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스포츠마케터를 꿈꾸는 친구들에게 날개를 달아준다는 의미의 토크콘서트 '날다', 젊은이들의 꿈을 실현시켜주기 위한 대외활동 '젊은나래', 스포츠산업에서 함께 뛰고 있는 분들의 사기 진작을 위한 시상식 '스포츠마케팅 어워드'입니다."

- 언제부터 스포츠마케터를 희망하셨나요?

"스포츠마케터란 건 굉장히 높은 꿈이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협회나 연맹에서 스포츠와 함께하고 싶다'고 꿈꿨습니다. 대학 시절 학교에 운동부가 많았어요. 그 친구들과 동고동락하면서 마음을 헤아렸습니다. 실업팀이나 프로팀에 진출하는 선배들, 친구들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조언하다 보니까 스포츠에이전트, 스포츠마케팅과 관련한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 현장에서 가장 기억에 남거나 뿌듯했던 점은 무엇인가요?

"제게 스포츠는 생활이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스포츠와 함께하겠다는 꿈을 꿨습니다. 아버지가 배구선수 출신이셔서 코트에서 선수나 협회, 구단을 위해 일하는 그림을 그려 나갔어요. 결국 프로배구를 준비하는 일을 맡게 됐습니다. 프로 원년에는 구미 LG화재 그레이터스(의정부 KB손해보험 전신)와 한국도로공사 마케팅 이벤트 총괄대행을 맡았고 외국인 선수들을 직접 데려와 V리그에서 뛸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이런 일을 하면서 '어렸을 적 꿈을 실제로 이뤘구나'고 생각해 뿌듯했습니다.

또 신태용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감독은 절친한 친구, 김병지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은 절친한 동생입니다. 이런 분들과 평생을 함께 하면서 이제는 선수와 에이전트 관계가 아니라 가족처럼 인생을 함께 영위하고 있다는 것, '땀 냄새'나고 '사람 냄새'나는 상품, 스포츠를 위해 발로 뛰었다는 게 굉장히 보람됩니다.

- 현재 국내 스포츠마케팅 시장은 어떻게 보시나요?

"스포츠마케팅 시장을 보기 전에 스포츠를 산업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합니다. 스포츠산업은 급속도로 발전했습니다. 2019년만 하더라도 스포츠산업 매출 규모가 약 80조 원에 이르고 종사자가 약 45만 명이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되다 보니 지난해 스포츠산업 규모가 약 50조 원으로 떨어졌습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스포츠산업뿐 아니라 여러 산업이 위축되고 있죠. 행사마저 지연되면서 여러 업체들이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온라인이나 여러분들의 소통 채널을 통해 다양한 사업을 펼쳐 나가면서 위기를 극복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가장 중요한 문화와 예술, 스포츠라는 훌륭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 세계로 뻗어나갈 분야의 분들이 꿈을 꿔야 합니다. 이 꿈을 현실화시킬 수 있는 정부의 제도·정책 마련 그리고 관련 기관들의 적극적인 협조, 소비자들의 응원까지 어우러진다면 세계적으로 유명하고 유능한 인재들이 사회에 많이 진출하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 스포츠마케터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스포츠마케터 1세대로 현장을 누볐습니다. 스포츠마케터는 주인공이 아닙니다. 스포츠생산자 집단인 협회나 연맹, 구단 그리고 선수들을 위한 그림자 역할을 하고 있죠. 스포츠마케터는 상품을 훨씬 더 가치 있게 만들고, 소비자들이 쉽게 찾아올 수 있도록, 즐길 수 있도록 상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합니다. 또, 생산자 집단과 소비자 집단이 관계를 잘 형성해서 시너지 효과를 내게 하는 자가 바로 스포츠마케터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문화스포츠마케팅진흥원의 주요사업. [사진=한국문화스포츠마케팅진흥원 제공]
한국문화스포츠마케팅진흥원의 주요사업. [사진=한국문화스포츠마케팅진흥원 제공]

- 스포츠마케터가 되기 위해서 갖춰야 할 자질이나 역량은 어떤 것일까요?

"이론적으로는 경영학의 마케팅 그리고 또 스포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의 경우 학교에서 배웠던 것보다 석·박사 과정을 거치며 여러 분야에서 활동 중인 원우들과의 관계 속에서 더 많이 배웠던 것 같습니다. 다양한 분들이 무엇을 지향하는지, 본인들이 생산하는 상품을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전달해 수익을 창출하는지 고민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스포츠와 이런 부분들을 연계하면 어떨까' 생각했더니 굉장히 큰 도움이 됐습니다. 그래서 인간관계를 잘 맺고 미래를 함께 꿈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다른 업종이라도 어우러질 수 있는 플랫폼이 바로 스포츠산업입니다. 

두 번째는 어학 능력입니다. 이제는 해외 시장까지 네트워킹해 발전하는 시대입니다. 어학이 된다면 소통에 훨씬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해외 유학 후 한국에 돌아와 스포츠시장에 뛰어들고자 하는 친구들도 많습니다. 교류, 사회활동을 통해 해외 사례를 많이 발굴하고 국내에 맞는 요소들을 적용해 기획하고 아이디어를 짠다면 대학 생활이 알차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러분들이 너무 깊게 생각만 할 게 아니라 발로 열심히 뛰면서 관계를 잘 맺어 나가는 게 스포츠마케터로서의 기본 자질이라 생각합니다."

- 현재 목표는 무엇인가요?

"스포츠레전드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다 보면, 자기관리 능력이 아주 뛰어나고 위기가 닥쳤을 때 극복하기 위해 아주 치열하게 고민해왔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분들이 사회에 진출할 때 노하우가 없다 보니 재사회하가 쉽지 않습니다. 스포츠마케터로 많이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지도자와 선수들에게 법률, 세금, 회계 같은 어려운 영역을 알려줄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문화스포츠마케팅진흥원과 한국체육지도자연맹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선수, 구단, 협회가 어우러져 기업들의 후원을 받고 사회에 공헌하는 활동을 했을 때 보람을 많이 느꼈습니다. 앞으로도 CSR로 화합하는 장을 많이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도 김병지 부회장이 축구인들과 함께 자선골프 행사를 많이 열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모은 기금과 상품을 다시 사회에 돌려주는 활동인데요. 이런 것들이 좋은 사례로 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선골프대회. [사진=본인 제공]
김병지 부회장 주도로 열린 자선골프 대회. [사진=본인 제공]

- 마지막으로 예비 스포츠마케터들에게. 

"스포츠마케터가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처음에는 많이 외롭고 힘들고 지쳤어요. 그래도 현장이 좋았습니다. 관중들의 환호, 그리고 그 한 순간을 위해 땀흘리는 선수와 지도자들의 노력 등을 소비자들이 더욱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스포츠마케터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그들의 삶을 부각시키고, 애환을 더 알리고, 잘할 때는 더 큰 응원을 해주는 등 주변 환경 요인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혼자서 모든 걸 다 만들 수는 없어요. 조금 부족하더라도 주변에서 채워줄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분야에 있는 친구, 선배, 교수님, 그리고 기업에 진출해 있는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에게 노크한다면 여러분들의 꿈이 반드시 실현될 겁니다. 여러분들의 꿈을 항상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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