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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곽빈마저', 두산 김태형 고민과 외로운 미란다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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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곽빈마저', 두산 김태형 고민과 외로운 미란다 [프로야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10.23 2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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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후반기 두산 베어스 마운드의 희망으로 떠올랐던 곽빈(22)의 부진이 김태형 감독의 머리를 아프게 만들고 있다. 아직 가을야구 진출도 확정짓지 못한 두산의 선발진 붕괴는 뼈아플 수밖에 없다.

곽빈은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2021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프로야구) 시즌 14차전에 선발 등판, 82구를 던지며 2피안타(1피홈런) 8사사구 3실점해 3⅓이닝 만에 강판됐다.

잘 나가던 곽빈의 2경기 연속 조기강판. 김태형 감독의 고민도 자연스레 커진다. 1선발 아리엘 미란다(32)의 어깨도 더욱 무거워진다.

[사진=스포츠Q DB]

 

지난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 최주환(SSG 랜더스), 오재일(삼성 라이온즈)에 이어 이용찬(NC 다이노스)가 동시에 빠져나가며 팀 전력 약화가 예상됐던 두산이다.

그러나 가을 바람을 맞으며 두산은 상승세를 탔고 결국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해보이는 위치까지 올라섰다.

그런 두산이 막판 흔들리고 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SSG에 2연패하며 4,5위 자리를 맞바꿨다. 선발진 난조 영향이 컸다. SSG와 2연전에서 선발 2명이 모두 조기 강판됐다. 불펜 과부하 또한 피할 수 없었다.

미란다와 곽빈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선발 자원이 없다. 워커 로켓은 부상으로 이탈해 있고 유희관도 1군에서 부진을 극복하지 못하고 2군에 내려갔다. 

박종기, 최원준, 현도훈, 최승용 등에게 번갈아 기회를 줘봤지만 이렇다 할 만큼 믿음에 보답한 투수를 찾기가 힘들었다.

[사진=스포츠Q DB]

 

설상가상으로 곽빈까지 크게 흔들리고 있다. 2018년 큰 기대를 안고 두산 1차 지명 선수로 선발된 곽빈은 데뷔 시즌 초반 반짝 활약 이후 부상 후유증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후 팔꿈치인대접합수술(토미존 서저리)로 인해 2시즌을 통째로 날려버린 곽빈은 지난 5월 돌아왔다.

될 듯 말 듯 2% 부족한 투구를 보이던 곽빈은 지난 8월 데뷔 후 첫 선발승을 따낸 뒤 승승장구했다. 9월엔 3승 1패 평균자책점(ERA) 2.60으로 토종 에이스란 칭호도 얻었다.

최근엔 분위기가 달라졌다. 지난 17일 KIA 타이거즈전 곽빈은 3이닝을 채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다. 경기 전 김태형 감독은 “선발투수 싸움이 돼야 한다”며 “(곽)빈이도 한참 좋았는데 최근 조금 페이스를 못 찾았다. 밸런스 생각을 한 것 같은데 마운드에서 생각이 많았다. 계속 좋은 공을 던지려다 보니 밸런스가 무너졌다. 컨디션이 좋았을 때 자신의 공을 믿고 던져야한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날은 더 좋지 않았다. 몸에 맞는 공 2개와 볼넷 6개, 폭투까지 범하며 크게 흔들렸다. 좀처럼 스트라이크 존 안으로 공을 집어넣지 못했다. 위력적인 공으로 인해 1회 이후 안타를 맞지 않았음에도 자신 있게 공을 뿌리지 못했다.

[사진=스포츠Q DB]

 

김 감독은 “대체 선발투수들에게 기본 3이닝을 기대한다”며 “중간에서 던지면 괜찮은데 선발로 던지면 좋지 않다. 상황에 많이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 그런 부분들이 아쉽다”고 말했다.

선발진에 대한 고민이 커져 가는 가운데 곽빈의 잇따른 부진은 치명적이다. 불펜진의 부담은 점점 커진다. 특히 24일엔 LG와 더블헤더가 예정돼 있는데 이날 불펜진이 5⅔이닝을 책임져 다음날까지 타격이 이어지게 됐다.

평균 6이닝 이상을 소화하고 있는 미란다지만 곽빈까지 무너진 상황에서 자칫 더 많은 이닝을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이 독이 될 수 있다.

미란다는 올 시즌 27경기에서 169⅓이닝 동안 14승 5패 ERA 2.29를 기록 중이다. ERA와 탈삼진(221개) 1위에 올라 있는데 특히 220개 이상 탈삼진 기록은 1983년 장명부(삼미 수퍼스타즈), 1984년 최동원(롯데 자이언츠), 1996년 주형광에 이어 4번째. 역대 1위 최동원(223개)의 기록 경신도 눈앞에 두고 있다.

결국 기댈 건 미란다 뿐. 미란다는 24일 LG와 더블헤더 경기에서 한 경기를 책임질 예정이다. 외롭기만 한 미란다에게 다시 한 번 기댈 수밖에 없는 게 안타까운 두산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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