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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투혼 양석환, '가을두산' 이끌 해결사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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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투혼 양석환, '가을두산' 이끌 해결사 [프로야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10.25 1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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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나섰던 두산 베어스는 이제 가을야구 진출도 장담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3할 타자가 즐비했던 타선이 한 없이 작아진 영향이 컸다. 팀을 구하기 위해 양석환(30)이 나섰다. 몸 상태가 온전치 않음에도 결정적인 순간 팀을 살려냈다.

양석환은 24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2021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프로야구) 더블헤더 2차전 2-3으로 뒤진 9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 대타로 타석에 나서 동점 솔로포를 쳤다.

1차전에서 5-4로 승리했던 두산은 끌려가던 경기를 무승부로 마무리하며 4위 자리를 탈환했다.

두산 베어스 양석환이 24일 LG 트윈스와 더블헤더 2차전 9회말 대타로 나서 극적인 동점 솔로포를 날렸다. [사진=스포츠Q DB]

 

올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최주환(SSG 랜더스), 오재일(삼성 라이온즈)을 떠나보낸 두산.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랐던 팀이지만 누구도 우승 후보로 예상하지 않았다. 그만큼 큰 출혈이었다.

예상대로였다. 현재 박건우(타율 0.329)와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0.317)가 유이한 3할 타자고 과감한 장기 투자로 붙잡은 허경민(0.275)과 정수빈(0.256)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4번 타자 김재환(0.269)도 잠실홈런왕 시절 위용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베테랑 김재호(0.212)의 부진은 심각한 수준.

5강 싸움에 나서고 있는 두산이지만 걱정은 많았다. SSG에 4위 자리를 빼앗기며 하위팀들의 거센 추격을 받았다. 굴러들어온 복덩이 양석환이 부상으로 빠진 게 뼈아팠다.

양석환은 왼쪽 내복사근 미세 손상 진단을 받아 지난 12일 엔트리에서 빠졌다. 다행스러운 건 회복이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됐다는 점. 지난 23일 LG와 3연전을 앞둔 김태형 두산 감독은 “양석환이 연습을 100%로 하고 있다”면서도 “안 아프면 합류 결정을 한다. 석환이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차이가 크다. 선발로 안 나가더라도 벤치에 있는 것은 크다”고 말했다.

부상으로 이탈했던 양석환은 조기 복귀해 팀을 구해냈다. [사진=연합뉴스]

 

23일 경기 두산 타선은 같은 문제를 반복했다. 9개 안타와 5볼넷으로도 3득점에 그쳤다. 페르난데스의 투런포를 제외하면 번번이 득점 기회를 놓쳤다. 3~5번 박건우와 김재환, 김인태는 무안타에 그친 게 뼈아팠다.

24일에도 더블헤더 1차전 강승호가 맹타를 휘둘렀고 9회 정수빈의 3루타에 이은 박건우의 땅볼 타구로 결승점을 뽑으며 진땀승을 거뒀으나 속시원한 타격은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분위기를 가져온 뒤 치러진 2차전에서도 답답함은 쉬이 해소되지 않았다. 9회 전까지 안타 6개와 볼넷 7개를 엮고도 2득점에 그치며 끌려갔다.

양석환이 팀을 구하러 나섰다. 9회말 LG는 1점 차 승리를 굳히기 위해 마무리 고우석을 올렸고 김재환과 페르난데스는 외야 뜬공으로 물러났다. 김태형 감독은 타격감이 좋지 않은 허경민을 대신해 양석환을 불러올렸다.

고우석이 초구 시속 155㎞ 속구를 한가운데 찔러넣었는데, 양석환은 지체 없이 배트를 돌렸다. 호쾌한 타격음을 낸 타구는 좌측 담장을 훌쩍 넘어갔고 1루 측 관중석에선 함성이 터져 나왔다. 선두 경쟁으로 갈 길 바쁜 친정팀에 비수를 꽂았다.

아직 100% 몸 상태가 아님에도 팀을 위해 나섰고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 시곗바늘을 올 시즌 초로만 돌려도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두산 트레이드 후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는 양석환(오른쪽)은 팀의 가을 을 책임질 해결사로 기대를 받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LG에서 활약하던 양석환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함덕주와 1대1 트레이드 됐다. 국가대표 출신 투수를 내주는 것에 두산이 손해보는 장사라는 이야기가 많았다. 양석환은 이를 갈았다. 올 시즌 타율 0.274 27홈런 92타점.

LG에서 만년 기대주로 주목 받았던 그는 팀을 옮기자마자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홈런은 팀 내 1위고 타점은 김재환(97타점)에 이어 2위. 장타율(0.493) 또한 1위다.

가을야구는 한 순간에 승부가 결정되는 일이 많다. 미리 보는 가을야구나 다름없는 시즌 막판 순위 경쟁전에서도 이는 마찬가지. 이날 홈런포는 남은 시즌 양석환의 활약을 기대케 만드는 한 방이었다.

양석환의 복귀전 홈런으로 인해 두산은 67승 64패 8무를 기록, 5위 SSG와 반 경기 차 4위. 5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6위권 NC 다이노스, 키움 히어로즈와 격차를 1.5경기로 벌리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 그렇기에 온전치 않은 몸을 이끌고도 팀을 구하기 위해 나선 양석환이 휘두르는 방망이에 더욱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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