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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이정후, 위기 때 강해지는 진짜 영웅 [프로야구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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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이정후, 위기 때 강해지는 진짜 영웅 [프로야구 순위]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10.26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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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난세영웅. 진정한 영웅은 세상이 어지러울 때 탄생한다고 했던가. 히어로즈를 살릴 진정한 영웅이 나타났다. 이정후(23·키움 히어로즈)가 자신과 팀 모두 위기에 몰린 순간 진가를 나타내며 아버지도 못했던 대업을 이뤄냈다.

이정후는 25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2021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프로야구) 방문경기에서 3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단타-홈런-2루타-3루타를 연달아 쳐내며 사이클링 히트((한 경기에서 타자가 단타, 2루타, 3루타, 홈런을 모두 때려내는 것)를 달성했다.

이정후의 데뷔 첫 사이클링 히트에 힘입어 키움은 9-4 대승, 5위 SSG 랜더스와 승차를 반 경기로 좁혔다.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가 25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사이클링 히트를 작성했다. [사진=스포츠Q DB]

 

데뷔 첫 시즌부터 ‘괴물 모드’였던 이정후. 올 시즌 초반엔 주춤했으나 뒤늦게 무서운 상승세를 탔고 타격왕 레이스를 펼치게 됐다.

그러나 5경기 연속 무안타에 그치며 흔들렸고 팀도 6위로 떨어지며 벼랑 끝에 몰린 상황이었다. 이정후는 더 힘을 냈다. 지난 2경기 5안타를 몰아치더니 이날은 작정한 듯 첫 타석부터 불방망이쇼를 펼쳤다.

1회초 우전 안타로 출루한 이정후는 시즌 10번째 도루까지 만들어내며 기분 좋게 시작했다. 5년 연속 두 자릿수 도루. 3회엔 볼넷을 골라내더니 팀이 0-1로 끌려가던 5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한화 투수 주현상의 공을 받아쳐 우측 담장을 훌쩍 넘겼다. 시즌 6호포. 6회엔 1사 만루에서 싹쓸이 2루타까지 때려내며 팀에 승기를 안겼다.

사이클링 히트까지 남은 건 한 발. 홈런보다 어렵다는 3루타였으나 8회초 1사 1,2루에서 우중간을 가르는 타구를 날리며 3루에 안착했다.

‘야구는 이종범’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아버지 이종범(41) LG 트윈스 코치도 못 해냈던 기록. 데뷔 5년 만에 KBO 올 시즌 2번째이자 역대 29번째 대기록에 이름을 새겼다. 올 시즌엔 지난 4월 양의지(NC 다이노스)가 포수 최초 기록을 작성했다.

대기록을 세운 이정후(오른쪽)는 타격왕 경쟁에서도 한 발 더 앞서가게 됐다. [사진=스포츠Q DB]

 

팀 역사를 돌이켜보면 2001년 전준호(전신 현대), 2017년 서건창(LG), 지난해 김혜성에 이어 4번째로 대기록 달성을 이뤄냈다.

이날 4타수 4안타 1홈런 6타점 1득점 1볼넷을 기록한 이정후는 개인 한 경기 최다 타점 기록도 새로 썼다.

더불어 타격왕 경쟁에서도 한 발 더 달아났다. 경기 직전 타율은 0.352였는데 이날 4안타를 추가하며 0.358까지 뛰어올랐다. 2위 강백호(KT·0.350), 3위 전준우(롯데·0.346)과 차이를 벌리며 커리어 첫 타격왕 가능성을 높였다.

더불어 키움도 이날 승리로 NC를 제치고 단독 6위로 점프했다. KT, 삼성, 두산, KIA와 4경기가 남았는데 주로 상위권 팀들이라 상황의 여의치는 않지만 여전히 가을야구 막차 탑승 가능성은 열려 있다.

3위 LG 트윈스는 1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롯데 자이언츠와 4-4로 비겼다. 이날 승리했다면 최소 3위를 확보할 수 있었으나 7경기 연속 무승(4무 3패)이 이어지며 고개를 숙였다. 선두 삼성과는 3경기, 2위 KT와는 2.5경기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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