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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우 살자 우리카드 날다 [남자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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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우 살자 우리카드 날다 [남자배구]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10.28 2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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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충=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주전 세터 하승우(26)가 중심을 잡자 서울 우리카드가 남자배구 우승후보 위용을 되찾았다.

우리카드는 28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프로배구 도드람 V리그 남자부 1라운드 홈경기에서 수원 한국전력을 세트스코어 3-0(25-18 25-23 25-17) 완파하고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모두 준우승을 차지한 뒤 올 시즌 한국배구연맹(KOVO)컵에서 마침내 정상에 서며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올랐던 우리카드가 비로소 기대에 걸맞은 경기력을 보였다.

개막 후 내리 3연패를 당하는 동안 하승우의 토스가 불안하다는 지적이 따랐는데, 신영철 감독이 짧은 시간 팀을 잘 정비한 듯 분위기 반등에 성공했다. 올 시즌 2연승으로 시작하며 다크호스로 부상한 한국전력이 제대로 힘도 써보지 못하고 물러났다.

우리카드 주전 세터 하승우가 자신감을 찾고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사진=KOVO 제공]
우리카드 주전 세터 하승우가 자신감을 찾고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사진=KOVO 제공]

경기 전 신영철 감독은 "지도자 입장에서 당장 할 수 있는 건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밖에 없다. 이기려고 또 잘하려고 하다보면 더 위축되고 안 풀릴 때가 있다. 결과는 그 다음이고, 스스로를 믿고 자신 있게 하자는 이야기를 해줬다"고 밝혔다.

신 감독은 하승우 부진의 원인으로 "중앙에서 좋은 호흡을 보여준 베테랑 미들 블로커(센터) 하현용이 부상으로 빠진 뒤 속공 활용에 자신감이 떨어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승우가 확률 높은 쪽으로 토스해야 하는데 심리적으로 쫓기는 건지, 공격수를 믿지 못하는 건지 스스로도 '어디에 올려야 할 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며 "나도 세터였기 때문에 그 심정을 이해한다. 외부에서 들리는 많은 이야기보다 경기운영에 관해선 나하고만 대화 하자고 했다. '네 하고 싶은 대로 다 해'라고 일러줬다"고 전했다.

하승우는 1세트부터 마음을 단단히 먹고 나온 듯 중앙을 적극 활용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첫 세트부터 최석기가 4점, 이상현이 3점을 올리는 등 센터진이 7점을 합작했다. 중앙까지 선택지가 늘자 상대 블로커는 분산됐고, 좌우 날개 알렉스와 나경복의 부담도 줄었다.

하승우의 안정적인 경기운영 속에 우리카드는 지난 부진을 씻고 한국전력을 압도하며 셧아웃 승리를 따냈다. 알렉스가 18점, 나경복이 14점, 한성정이 9점으로 삼각편대가 고루 활약했다. 공격점유율도 39.53, 26.74, 16.28%로 나눠가졌다. 

우리카드 주전 세터 하승우가 자신감을 찾고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사진=KOVO 제공]
하승우는 지난 시즌 자신의 좋았던 경기를 복기하며 자신감을 얻었다. [사진=KOVO 제공]

신영철 감독은 "오늘도 알렉스와 세터 호흡이 안 맞는 장면이 5번 정도 나왔다. (하)승우 토스의 문제다. 공이 죽어서 오면 탄력이 떨어지는 만큼 성공률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면서도 "심적인 부담이 많았을 텐데 오늘 그래도 잘 극복해줬다. 계속 칭찬해주려고 나도 코트 옆에서 같이 호흡했다"고 설명했다.

하승우는 "연패 했을 때 많이 힘들었다. 잘하고 싶은 생각에 더 안 풀린 것 같다. 코트 안에서 생각이 많아졌다. 토스하는 순간 고민이 많아 경기를 잘 풀지 못한 것 같다"며 "감독님은 '연습대로 편하게 하라'고 '생각이 많아지면 실수가 나온다'고 조언해주셨다. 오늘 경기 이겨서 마음이 좀 편해질 것 같다"고 했다.

경기 전날에는 신 감독 지시로 풀타임 주전으로 처음 나서 합격점을 받았던 지난 시즌 내용이 괜찮았던 경기들을 다시 살펴봤는데, 중앙 활용 면에서 큰 도움이 됐다. 

"감독님이 지난 시즌 잘했던 경기를 보라고 하셔서 어제 하루 종일 봤다. 보면서 속공에 대한 해답을 찾은 것 같기도 하다. 적어도 올 시즌보단 잘하더라. 원래 속공을 자신 있게 썼는데, 올 시즌에는 속공이 잘 안 맞았다. 감독님이 영상을 통해 그 점을 체크해보라고 하셨다"고 부연했다.

풀타임 주전 2년차 하승우는 우리카드 성적의 키를 쥔 인물이다. 신영철 감독이 다른 포지션을 보강하기 위해 베테랑 세터 노재욱을 대전 삼성화재에 내줄 수 있었던 건 하승우의 성장 가능성을 믿었기 때문이다. 신 감독은 "승우가 이 어려움을 극복하면 한 단계 더 높은 차원으로 갈 수 있다"며 스스로 극복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감을 얻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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