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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블리즈, 7년의 성장과 마무리 [김지원의 아이돌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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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블리즈, 7년의 성장과 마무리 [김지원의 아이돌중심]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1.11.02 1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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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그룹 러블리즈가 데뷔 7년 만에 소속사 울림엔터테인먼트를 떠나 각자의 길을 택했다.

러블리즈 소속사 울림엔터테인먼트는 "당사와 러블리즈 멤버들의 전속 계약이 이달 16일 만료된다"며 "오랜 기간 심도 있는 논의와 숙고를 거쳐 유지애, 서지수, 이미주, 케이, 진, 류수정, 정예인 등 7인은 새로운 자리에서 또 다른 시작을 준비하기로 결정했다"고 1일 밝혔다.

러블리즈 멤버 중 베이비소울은 울림과 오랜 시간 쌓아온 신의를 바탕으로 재계약을 체결했다. 울림엔터테인먼트는 "지난 7년간 회사를 빛내주고 최선을 다한 여덟 멤버에게 감사드린다"며 "멤버들의 새 출발을 진심으로 응원한다"고 덧붙였다.

'해체'라는 단어를 직접적으로 쓰지는 않았지만 멤버들의 소속이 달라진 만큼 앞으로 그룹 활동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멤버들은 같은 날 공식 트위터에 자필 편지를 올리고 전속계약 만료 소감을 전했다. 멤버들은 새로운 도전을 앞둔 소감, 멤버들과 팬들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러블리즈는 영원히 하나'라는 메시지도 함께였다.

 

[사진=스포츠Q(큐) DB]
[사진=스포츠Q(큐) DB]

 

◆ 러블리즈만의 음악을 하던 러블리즈

러블리즈는 지난 2014년 11월 정규 1집 '걸스 인베이전(Girls' Invasion)'으로 데뷔했다. 신인 걸그룹으로는 이례적으로 9곡이 수록된 정규 앨범을 첫 음반으로 선보인 러블리즈는 이후에도 매 앨범 완성도 높은 구성과 '소녀 3부작', '사랑 3부작' 등 각 앨범 간의 유기성을 바탕으로 러블리즈만의 서정성을 담은 장르를 구축했다.

러블리즈는 데뷔곡 '캔디 젤리 러브(Candy Jelly Love)'를 시작으로 '아츄'(Ah-Choo), '종소리', '지금, 우리', '그날의 너' 등 특색 있는 히트곡을 잇따라 발매하며 2014년 하반기부터 붐이 일어난 K팝 청순 콘셉트를 주도한 걸그룹 중 하나다.

이는 데뷔 이후 윤상 프로듀서와 작곡팀 원피스(1Piece)와의 지속적인 협업을 통해 완성한 정체성으로, 이후 스윗튠(Sweetune), 탁(TAK)과의 작업에서도 이 온도를 유지하며 스펙트럼을 넓혔다.

멤버들의 맑고 청량한 음색을 기반으로 한 감성 청순 콘셉트를 이어가던 러블리즈는 엠넷 서바이벌 프로그램 '컴백전쟁: 퀸덤'을 통해 그동안 보여줬던 이미지와는 정반대되는 강렬한 콘셉트 무대에 도전하기도 했다. 이후 '문라이트(Moonlight), '오블리비아테(Obliviate)' 등 기존과는 다른 다크한 분위기지만 아련한 감수성을 잃지 않은 곡으로 새로운 매력을 보여줬다는 평을 받았다.

 

[사진=스포츠Q(큐) DB]
[사진=울림엔터테인먼트 제공]

 

◆ '정통 청순 걸그룹'과의 두 번째 이별

러블리즈의 활동 종료 이후, 대중은 청순 콘셉트 걸그룹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포미닛, 투애니원 등 강렬한 이미지의 걸그룹이 최고 인기를 누리던 시기인 2011년에 데뷔한 에이핑크는 ‘청순한 소녀‘ 이미지로 대중들에게 어필하는 데 성공했고 이후 러블리즈, 여자친구, 오마이걸 등 청순 콘셉트 걸그룹이 쏟아졌다.

하지만 유행과 대세는 돌고 돈다. 최근의 K팝, 특히 해외 시장에서는 청순 콘셉트보다 블랙핑크부터 드림캐쳐, 있지, 에스파 등 강렬한 '걸크러시'를 주류로 활동하는 그룹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러블리즈 역시 해외보다는 국내 팬덤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그룹이었다.

최근 해외 K팝 시장의 규모가 커지면서 해외 팬덤의 코어력, 즉 음반 구매력이 K팝 아이돌 그룹의 안정적인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청순 콘셉트를 메인 기획으로 하는 걸그룹은 당분간 찾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되기도 한다.

러블리즈와 비슷한 시기 데뷔해 건강한 청순 콘셉트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리고, 신비롭고 성숙한 이미지로의 변화를 시도하던 그룹 여자친구 또한 지난 5월 해체하면서, 정통 청순 콘셉트 걸그룹의 시대가 저물었다는 아쉬움을 남긴다.

 

[사진=울림엔터테인먼트 제공]

 

◆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러블리즈, 잠시 안녕

변화의 기로에 서 있던 러블리즈 역시 '7년 징크스'의 벽을 깨지 못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정한 '연예인 표준 약관에 따른 전속계약용 표준계약서'에 따르면 연예인과 기획사의 전속계약 기간은 최대 7년이다. 때문에 데뷔 후 7년이 지나면 멤버가 탈퇴하거나 팀이 해체되는 일이 잦아 '마의 7년 징크스'라는 말이 생긴 바 있다.

러블리즈의 활동 종료가 팬들에게 더욱 당혹스러운 이유는 평균 5~6개월마다 새 앨범을 발표하던 러블리즈가 2019년 5월 미니 6집 이후 활동이 급격하게 줄었고, 지난해 9월 발매한 미니 7집 이후 방송 활동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더군다나 2017년 1월 '겨울나라의 러블리즈'를 시작으로 2019년까지 매년 리얼 세션 콘서트를 개최하던 러블리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로 팬미팅, 콘서트 등 오프라인 행사를 개최하지 못했다. 그간의 활동을 추억하고, 마무리 지을 시간이 없었다는 안타까움이다.

러블리즈 8명 멤버들은 오는 16일을 마지막으로 각자의 길을 간다. 꾸준하고 우직하게 그룹의 색깔을 지속하며 그들만의 서정성과 애틋함을 담아낸 음악을 선보였던 러블리즈는 이제 사라지지만, 유지애, 서지수, 이미주, 케이, 진, 류수정, 정예인의 역사는 다시 첫 걸음을 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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