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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해준의 스포츠 멘탈코칭] 정유성이 들려주는 카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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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해준의 스포츠 멘탈코칭] 정유성이 들려주는 카누 이야기
  • 소해준 칼럼니스트
  • 승인 2021.12.09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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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에게 꼭 필요하지만 국내에선 아직 생소한 ‘스포츠 멘탈코칭’ 전문가 소해준입니다. 저는 국가대표 선수들부터 유소년까지 다양한 종목의 다양한 선수들을 만나며 그들의 멘탈 및 심리적 성장을 돕는 일을 합니다. 본 칼럼은 현장에서 직접 보고 느끼는 스포츠 멘탈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내용 또한 제가 선수들에게 직접 들은 답변만을 싣고 있습니다. 오늘도 대한민국 선수들의 멘탈 강화를 응원합니다! [편집자 주]

[스포츠Q(큐) 소해준 칼럼니스트] 축구, 야구, 배구, 농구, 골프 등 프로스포츠 선수들의 인기가 대단한 요즘이다. 출중한 기량을 보유한 현역이거나 혹은 그랬던 은퇴선수들을 이제는 쉽게 미디어에서 접할 수 있다. 

최근 생활체육 축구를 소재로 삼는 TV 프로그램 JTBC '뭉쳐야찬다2'에선 카바디, 스키점프, 스켈레톤, 트라이애슬론, 레슬링 등 비활성화 종목에서 성과를 일군 이들을 만날 수 있다. 이번 칼럼에선 그들처럼 다소 생소한 종목의 선수를 소개하려 한다. 카누의 정유성(전남체육회)이다. 

한국체육대학교 출신 정유성은 2015~2016년 국가대표를 지냈다. 대표적인 수상경력은 2014 전국체전 K-2 200m 금메달, K-4 1000m 은메달, 2015 전국체전 K-1 200m 은메달, 2016 전국체전 K-1 200m 동메달, 2017 전국체전 K-1 200m 동메달, 2018 전국체전 K-1 200m 동메달, 2021 전국대회 파로호배 K-2 200m 금메달, K-1 200m 은메달 등이다. 

정유성 / 사진=정유성 제공
[사진=본인 제공]

대중이 쉽게 접하기 힘든 카누에 입문한 계기가 궁금해 물었다. 

"초등학생 때는 유명한 축구선수가 되고 싶었어요. 그러나 부모님 반대가 심해 시작하지 못했습니다. 중학생이 되었을 때는 어떤 종목이든 좋으니 하고 싶다고 어머니께 매달렸어요. 간절함을 아신 어머니는 아버지 몰래 경제적으로 크게 지원하지 않아도 되는 종목을 알아보셨죠. 

마침 살던 동네에 카누로 유명한 덕소중학교가 있었어요. 어머니께서 적극적으로 알아봐 주신 덕분에 빠르게 전학해 시작하게 됐습니다. 중학교 1학년, 어린 나이에 갑자기 전학을 가야 하는데 아예 들어보지도 못했던 종목을 처음 해야 하고 선생님, 코치님, 선배들을 보며 처음에는 어색함이 컸어요. 처음부터 카누에 마음이 있던 게 아니었던 거죠. 

보통 카누를 처음 시작하면 한 달 정도는 물에 빠지기만 하고 노도 젓지 못해요. 이 과정을 거치며 조금씩 배를 탈 수 있게 되자 '나도 할 수 있네?'라는 희망이 보였고 카누에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정유성 / 사진=정유성 제공
[사진=본인 제공]

이후 빠르게 성장한 그는 전국대회를 휩쓸며 태극마크까지 달게 됐다. 카누선수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부탁했다.

"카누는 파워, 기술, 지구력 모두 좋아야 해요. 여기다 배가 확 나가는 느낌을 아는 것도 중요하기에 감각도 필요하죠. 전체적인 밸런스가 매우 중요해요. 미는 힘이 세더라도 당기는 힘이랑 밸런스가 달라지면 자세가 망가질수 있습니다. 단순히 근육량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모든 부분에 밸런스를 맞출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이유로 고등학생이 되면 힘은 세지는데 밸런스 때문에 갑자기 못타는 선수들도 생겨요.

그리고 레이싱 종목이라 옆에 경쟁자가 가까이 오거나 나보다 앞으로 나갔을 때 그걸 버티는 멘탈이 중요합니다. 자기만의 레이스를 펼칠 수 있는 멘탈 말이죠. 한 마디로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힘이 필요해요. 카누선수에게 반드시 필요한 마인드 컨트롤이라 볼 수 있습니다."

정유성은 "어릴 때는 그저 운동을 많이 하는 게 최고인지 알았다"며 "그래서 정말 단 하루도 쉬지 않고 무리해서 운동만 매일 했다. 진짜 열심히 했다"고 과거를 돌아봤다.

한국에선 카누가 비활성화 종목인데다 국제대회 성적도 좋은 편이 아니다 보니 체계적으로 배우는 데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일찍부터 전문가를 통해 바디 퍼포먼스나 멘탈 케어를 접했다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드는 대목이다. 

정유성 / 사진=정유성 제공
[사진=본인 제공]

정유성의 다음 목표는 무엇일까? 

"대한민국 카누 레전드로 기록되고 싶어요. 열심히 운동하며 업적을 더 남겨 사람들이 카누 이야기를 하면 빠지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 국제대회에서의 성적을 내는 게 필수겠죠.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목표입니다. 

매일 다짐한 운동을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하고 있습니다. 운동을 하기 싫은 날에도 ‘일단 나가기라도 하자’고 마음 먹으면 하게 됩니다. 운동이 잘 안되는 날엔 ‘조금만 더 해보자’고 작은 것부터 하나씩 하다 보면 또 괜찮아지고요."

정유성의 지도자는 "'파도가 세서 훈련이 힘드니 들어와 쉬자'고 해도 유성이는 파도가 덜 센 장소까지 혼자 나가서 조금이라도 더 배를 타고 들어온다"며 "자기관리를 비롯해 해야 하는 것엔 아주 철저하다"고 칭찬했다. 

정유성은 "지금 와서 보니 카누로 열정을 얻었다. 카누를 통해 새로운 인생이 하나 들어왔다"며 "덕분에 한 분야에서 전국 1등을 하게 됐고, 국가대표도 하게 됐다. 돈도 벌 수 있게 해줘 매우 만족한다"고 웃었다. 

운동선수가 꿈인 이들에게, 특히 그늘진 종목에서 구슬땀을 흘리느라 미래가 불투명한 이들에게 이번 칼럼이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운동선수가 갖춰야 할 역량과 마음가짐, 비전을 얻어갔으면 좋겠다. 

 

소해준 멘탈코치

- 스포츠Q(큐) 칼럼니스트
- 한국멘탈코칭센터 대표 멘탈코치
- 2019 K리그 전남드래곤즈 멘탈코치
- 2020 대한체육회 국가대표 전임감독 필수교육 멘탈코칭 강사
- 2021 대한체육회 국가대표 능력개발 교육 멘탈코칭 강사
- 2021 전남도청, 전라남도체육회 카누팀 멘탈코치
- 2021 부천하나원큐 농구팀 멘탈코치
- 중앙대학교 스포츠운동 심리 및 상담 박사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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