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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얼마나 강해요? 정지윤이 조커예요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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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얼마나 강해요? 정지윤이 조커예요 [SQ초점]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12.07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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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여자배구 수원 현대건설의 13연승 도전이 저지됐다. 하지만 이날 승부는 현대건설이 강한 이유를 다시 증명한 경기이기도 했다.

현대건설은 7일 경북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프로배구 도드람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원정경기에서 김천 한국도로공사에 세트스코어 2-3(19-25 25-23 26-24 23-25 11-15) 역전패를 당했다.

2라운드까지 전승을 거둔 현대건설은 3라운드 첫 경기에서 4연승을 달리며 기세를 올리던 한국도로공사를 맞아 고전했다. 비록 졌지만 '조커' 정지윤(20)의 활약만큼은 박수받아 마땅했다. 현대건설 쌍포인 야스민과 양효진이 부진하자 해결사로 나섰다. 시원시원한 공격으로 경기 흐름을 바꿨다. 

정지윤이 백업 자원이라는 사실은 지난여름 한국배구연맹(KOVO)컵에서 우승하고 2라운드까지 패배를 잊었던 현대건설이 현재 얼마나 강한 전력을 구축했는지 대변한다. 마침내 졌지만 13경기 연속 승점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2위 서울 GS칼텍스(승점 28)와 승점 차를 8로 벌리며 선두를 공고히 했다.

[사진=KOVO 제공]
현대건설의 연승행진 숫자가 12에서 멈췄지만 정지윤의 활약읃 대단했다. [사진=KOVO 제공]

현대건설에선 야스민과 양효진이 팀 득점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날 현대건설은 1세트 야스민이 3점(공격성공률 11.11%)으로 부진하면서 어렵게 시작했다. 주포 야스민이 부진한 가운데 해결사로 나설 국내 윙 공격수가 없었다. 고예림이 3점을 냈지만 황민경은 득점 없이 마쳤다. 

한국도로공사는 2라운드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한 미들 블로커(센터) 양효진의 밀어넣기 공격에 잘 대비한 듯 효율적인 수비로 대응했다. 현대건설 공격효율은 현저히 떨어졌다. 양효진도 2세트까지 공격성공률 26.67%로 저조한 수치를 기록했다.

경기 흐름을 바꾼 건 정지윤이었다. 강성형 감독은 2세트부터 고예림 대신 정지윤을 윙 스파이커(레프트)로 선발 투입, 전위공격을 강화했다. 정지윤이 혈을 뚫자 반대편의 야스민도 살아났다. 상대 수비를 분산시킨 효과다. 덩달아 양효진, 황민경까지 살아나면서 현대건설은 2, 3세트를 내리 따냈다.

정지윤은 리시브에선 아직까지 불안한 구석을 지울 수 없지만 공격만큼은 국내선수 중 최상의 파괴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날 2세트 5점(공격성공률 50%), 3세트 9점(공격성공률 66.67%)을 기록하며 분위기 전환에 앞장섰다. 경기를 중계한 이정철 SBS스포츠 배구 해설위원은 "야스민이 살아난 건 정지윤 덕"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정지윤은 52.78%의 공격성공률로 23점을 기록했다. 개인 한 경기 최다득점. 야스민도 24점을 냈지만 성공률은 28.79%에 그쳤다는 걸 감안하면 그 효율을 알 수 있다.

[사진=KOVO 제공]
정지윤(오른쪽)이 활약하자 주포 야스민도 살아났다. [사진=KOVO 제공]

정지윤은 지난 시즌까지 센터와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로 뛰다 2020 도쿄 올림픽에 백업 라이트로 다녀온 뒤 레프트로 전환했다. 그동안 키가 180㎝로 센터 내지 라이트로는 작은 편인 게 약점으로 지적받았다. 대표팀과 소속팀을 막론하고 그의 공격력을 살리기 위해선 리시브 능력을 길러 레프트로 뛰는 게 적합하다는 판단에서였다. 

KOVO컵부터 본격적으로 레프트로 나선 정지윤은 황민경-고예림 두 주전 레프트의 득점력이 떨어지거나 체력적으로 부칠 때 투입되고 있다. KOVO컵 웜업존에서 시작할 때가 많았음에도 대회 MVP를 차지했다. 정규리그 들어서도 거의 매 세트 투입돼 평균적으로 5점 가까이 내주며 현대건설 상승동력 중 하나가 되고 있다. 최근 고예림이 잔부상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 그의 역할은 더 중요할 수밖에 없다.

경기를 마친 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선수들이 워낙 잘해줘서 12연승이라는 좋은 경험도 하고, 좋은 기록도 세웠다. 지금껏 충분히 잘했다고 생각한다. 목표는 연승이 아니고 플레이오프(PO)에 진출한 뒤 우승하는 것"이라며 "아쉽지만 괜찮다"고 밝혔다.

또 정지윤 투입을 돌아보며 "야스민의 공격성공률이 떨어지고, 범실도 많았다. 컨디션이 안 좋은 것도 있었지만 (한국도로공사) 켈시가 잘 방어했다. 돌파할 루트를 찾고자 변수를 줬다. 역시 리시브는 힘들었지만 공격은 잘했다"고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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