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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면한 심석희, 쇼트트랙은 팀 스포츠 [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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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면한 심석희, 쇼트트랙은 팀 스포츠 [기자의 눈]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12.09 1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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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출전을 원하고 있는 쇼트트랙 간판 심석희(24·서울시청)가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대표팀 동료들을 향한 욕설과 비하는 인정됐지만 고의충돌에 대해선 명확히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심석희는 8일 대한빙상경기연맹 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 발표에 따라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최민정(23·성남 시청)과 고의충돌에 대한 의혹을 벗었다.

고의가 아니었다기보다는 고의성을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 부분은 징계 사유에서 제외됐다.

동료들을 비난하며 논란에 휩싸였던 심석희가 고의충돌 의혹은 벗었다. [사진=연합뉴스]

 

심석희는 2014년 소치 올림픽과 2018 평창 대회에서도 연달아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한국 쇼트트랙의 에이스다.

평창 대회를 앞두고 숙소를 무단 이탈하기도 했었는데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로부터 지속적으로 (성)폭행 피해를 받았다는 걸 용감히 밝히며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그를 향한 여론이 싸늘히 얼어붙었다. 평창 대회 당시 C 코치와 함께 최민정과 김아랑(고양시청) 등 동료들을 헐뜯고 팀 동료가 아닌 다른 나라 선수의 선전을 응원하며 배신감을 안겨줬기 때문.

‘브래드버리’ 논란은 타오르는 불씨에 기름을 끼얹은 꼴이었다. 스티븐 브래드버리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 남자 1000m 결승에서 안현수, 안톤 오노, 리자쥔 등의 충돌로 인해 어부지리 금메달을 따낸 호주 선수인데, C 코치는 “힘 남으면 브래드버리 만들자”고 말했고 심석희도 이에 동의했다. 심석희가 1등을 하지 못할 것 같으면 경쟁자가 웃을 수 없도록 예상치 못한 누군가에게 어부지리 우승을 안겨주는 게 낫다는 뉘앙스였다.

실제로 여자 1000m 결승에서 심석희와 최민정이 충돌해 함께 넘어졌다. 최민정이 추월을 시도한 상황이긴 했지만 결과적으론 심석희가 페널티로 실격처리됐고 최민정은 4위로 밀려 결국 메달 사냥에 실패했다.

만약 심석희가 고의로 최민정을 밀었던 것이라면 앞 상황과 연관성이 짙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브래드버리 작전이란 심석희 자신이 1위를 하지 못할 것이라면 최민정을 넘어뜨리자는 것이 아니었나하는 의구심이 증폭됐다.

양부남 대한빙상경기연맹 조사위원장이 8일 심석희에 대한 2차 조사단 회의를 마친 뒤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가장 핵심적인 문제였던 고의충돌에 대한 명확한 판단은 불가능해졌다. 베이징 올림픽행을 원하는 심석희로선 최악의 상황은 면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꼭 심석희 편을 든다기보다는 조사위원회 입장에서도 심석희의 고의성을 입증할 만한 결정적 증거가 부족했다는 데에 고개가 끄덕여 진다.

다만 이 결론이 심석희가 베이징 올림픽 때 태극마크를 달 수 있다는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심석희는 함께 동고동락한 대표팀 동료들과 코칭스태프 등에 대한 비난을 펼쳤고 조사위원회도 이에 대해선 “사실로 확인했다. 심석희도 인정한 내용”이라고 밝혔다. ‘국가대표는 국가를 대표하는 신분으로서 품위를 떨어뜨리는 행위를 삼가며 사회적 책임감과 도덕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국가대표 성실의무 및 품위유지 조항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을 떠나 함께 호흡을 맞춰야 하는 동료들의 신뢰를 잃었다는 게 가장 결정적이다.

심석희는 현재 대표팀에서 분리 조치된 상태로 개인 훈련에 전념하고 있지만 생각보다 낮은 징계를 받는다면 베이징 올림픽 출전에 도전할 수 있다.

쇼트트랙은 팀 스포츠다. 한국이 절대적 강세를 보이고 있는 여자 계주는 물론이고 개인 종목에서도 보이지 않는 팀 플레이가 펼쳐진다. 신뢰가 무너진 동료들끼리는 절대 원만한 팀 플레이를 펼칠 수 없다.

연맹은 이달 중으로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칫 솜방망이 처벌로 대처할 경우 커다란 역풍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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