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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 3점슛 1위, 농구를 바꿨다 [N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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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 3점슛 1위, 농구를 바꿨다 [NBA]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12.16 14: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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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스테판 커리(33·미국·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미국프로농구(NBA)의 새 역사가 됐다. 전설 레이 앨런(46)을 제치고 3점슛의 아이콘으로 등극했다.

커리는 15일 미국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열린 뉴욕 닉스와 2021~2022 NBA 원정경기에서 3점슛 5개를 적중시키며 통산 3점슛 2977개로 앨런의 기록(2973개)을 넘어섰다.

명실상부 3점슛 제왕 자리에 등극한 커리. 그의 3점슛은 NBA의 트렌드까지도 바꿔놓은 특별함이 있었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스테판 커리가 15일 뉴욕 닉스전에서 통산 2974번째 3점슛을 성공, 신기록을 세운 뒤 포효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커리는 2009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7순위로 골든스테이트에 지명된 커리는 신인시절부터 탁월한 3점슛 능력을 뽐냈으나 발목 부상 등으로 큰 임팩트를 보이진 못했다.

2013~2014시즌은 커리가 정상급 선수로 등극하게 된 시기였다. 평균 21.6점을 넣었는데 3점슛 성공률은 45.3%에 달했다. 당시에도 272개로 앨런의 단일 시즌 3점슛 최다 기록을 갈아치우는 괴력을 보였다.

이듬해 커리는 한 단계 더 성장하며 팀을 40년 만에 정상에 올려놓고 최우수선수상(MVP)까지 거머쥐었다. 이후에도 두 차례 더 팀을 정상에 올려놨고 2015~2016년엔 사상 최초 만장일치 MVP까지 올랐다.

연속경기 3점슛 성공(157경기) 1위, 7시즌 연속 3점슛 200개 성공, 역대 최다 한 시즌 평균 3점슛 성공(5.1개) 등 3점슛의 역사가 됐다.

3점슛은 확률은 다소 떨어지더라도 승부에 변수를 일으킬 수 있는 중요한 공격 옵션 중 하나다. 다만 정확도가 떨어지는 탓에 주 공격 루트로 인정받진 못했다. 샌안토니오 스퍼스가 NBA를 호령하던 시절 확률 높은 미드라인 공격과 모션 오펜스 등이 NBA의 공격 트렌드로 자리를 잡았는데 커리의 등장 이후 또 다른 변화가 일었다.

가장 결정적인 건 커리의 압도적인 높은 성공률. 더구나 3점 라인 앞에서만 이뤄졌던 대부분의 슛터들과 달리 커리는 위치를 가리지 않고 적중시켰다. 클레이 톰슨까지 시너지 효과를 더하며 ‘대3점슛 시대’를 열었다.

역사적인 3점슛을 적중시키는 커리. [사진=AP/연합뉴스]

 

정통 빅맨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면서도 고감도 외곽쇼에 상대 팀들은 허무하게 무너져내렸다. 상대팀 수비진은 3점슛을 배제하는 전략을 취할 수 없었고 훨씬 더 많은 수비 범위로 인해 지치게 만들며 가볍게 승리를 쓸어 담았다.

기록 경신까지 2개를 남기고 경기를 시작한 커리는 1쿼터 첫 3점슛을 성공시키며 앨런과 동률을 이뤘다. 이후 한 차례 시도가 불발됐으나 1쿼터 7분 33초를 남기고 2974번째 3점슛을 꽂아넣었다. 양손에 입을 맞추고 가슴을 치며 세리머니를 했고 이어 골든스테이트가 작전을 요청하며 경기가 중단된 사이 커리가 써낸 새 역사를 기념하는 시간이 열렸다.

경기장을 찾은 앨런이 커리에게 다가와 따뜻한 포옹을 했고 스티브 커 감독은 기록 달성 공을 커리에게 전달했다. NBA 출신 아버지 델 커리 또한 아들과 기쁨을 나눴다. 해설자로 멀리서 지켜보던 밀러도 이들의 장면을 카메라에 담으며 역사적인 순간을 기록했다.

경기 후 2974가 새겨진 유니폼을 건네 받은 커리는 “이 숫자를 오랫동안 생각해왔다. 신발에도 적어뒀다. 농구의 역사다. 무척 특별한 순간”이라며 “두 전설을 보고 자라며 그들과 아버지 덕분에 슛이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었다. 난 복 받았다”고 감격에 겨워했다.

팀 동료 드레이먼드 그린은 “커리는 우리가 알던 농구라는 경기를 완전히 바꿔놨다”고 극찬했고 친동생 세스 커리(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공식적인 3점슛의 신”이라고 표현했다. 라이벌 르브론 제임스(LA 레이커스) 또한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해냈다는 게 더 멋지다”고 했고 NBA 전설 매직 존슨은 “농구계에 혁명을 일으켜준 커리에게 고맙다”고 전했다.

종전 1위였던 레이 앨런은 현장을 찾아 커리와 진한 포옹을 나눴다. [사진=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10년 전 앨런이 레지 밀러(은퇴)의 3점슛 기록을 갈아치운지 10년여 만에 커리는 이날 새로운 3점슛의 제왕으로 등극했다.

더 놀라운 건 페이스다. 앨런은 2973개의 3점슛을 1300경기 만에, 밀러는 2560개를 1389경기 만에 달성했는데 커리는 2977개 3점슛을 꽂아넣기까지 789경기만이 필요했을 뿐. 4000개까지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올 정도.

미국 ESPN은 커리가 앞으로 5시즌을 더 뛰고 은퇴할 경우 1450개의 3점슛을 추가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대로라면 통산 4000개 이상 3점슛이라는 경이적인 기록도 달성할 수 있게 된다.

커리의 드래프트 동기인 현역 3점슛 2위 제임스 하든(32·브루클린 네츠)은 2509개를 기록 중인데 브루클린 이적 후엔 경기당 평균 2개 대로 떨어지며 커리를 추격하기 어려움을 보이고 있다.

빠른 페이스를 보이는 젊은 선수들을 대입해봐도 커리의 기록 달성이 얼마나 돋보이는 것인지 알 수 있다. 루카 돈치치(22·댈러스)와 트레이 영(23·애틀랜타)은 각각 588개(297위), 573개(312위)를 기록 중인데, 커리보다 어린 나이부터 활약했다는 강점에도 경기당 평균 3점슛 개수를 크게 끌어올리지 않고는 커리의 아성을 무너뜨리기 힘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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