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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강화 논란 반박한 JTBC, '흐린 눈'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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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강화 논란 반박한 JTBC, '흐린 눈' 언제까지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1.12.2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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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JTBC가 '설강화'를 둘러싼 논란에도 불구하고 방송 강행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여론은 점점 악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JTBC는 21일 “드라마 내용상 민주화 운동을 주도하는 간첩은 존재하지 않고, 앞으로 드라마가 전개되면 오해가 풀릴 것”이라는 요지의 반론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날 JTBC는 “‘설강화’의 극중 배경과 주요 사건의 모티브는 군부정권 시절의 대선 정국”이라며 “이 배경에서 기득권 세력이 권력 유지를 위해 북한정권과 야합한다는 가상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설강화’는 권력자들에게 이용당하고 희생 당했던 이들의 개인적인 서사를 보여주는 창작물”이라고 설명했다.

 

[사진=JTBC스튜디오 제공]
[사진=JTBC스튜디오 제공]

 

특히 “‘설강화’에는 민주화 운동을 주도하는 간첩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한 JTBC는 “남녀 주인공이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거나 이끄는 설정은 지난 1·2회에도 등장하지 않았고 이후 대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민주화운동 폄훼 비판을 적극 해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많은 분들이 지적해주신 ‘역사왜곡’과 ‘민주화운동 폄훼’ 우려는 향후 드라마 전개 과정에서 오해의 대부분이 해소될 것”이라며 “부당한 권력에 의해 개인의 자유와 행복이 억압받는 비정상적인 시대가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제작진의 의도가 담겨 있다”고 거듭 설명했다.

또한 콘텐츠에 대한 소중한 의견을 듣기 위해 포털사이트 실시간 대화창과 공식 시청자 게시판을 열겠다며 "다양한 목소리를 청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설강화는 독재정권 시절 1987년을 배경으로 남파 간첩과 여대생의 사랑을 담은 시대극이다. 극 중 베를린대 경제학과 대학원생으로 알려진 주인공 임수호(정해인)가 실제로는 남파 간첩이며, 여주인공 은영로(지수)는 그가 데모하다 안기부로부터 쫓겨 온 운동권 청년이라고 생각하고 그를 돕는다.

방송 전부터 역사왜곡 논란이 불거졌던 ‘설강화’는 방송 공개 이후에도 운동권 학생으로 오인되는 간첩 남자 주인공, 진짜 간첩을 쫓는 인간적인 안기부 묘사 등으로 민주화운동을 왜곡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방송 2회 이후 방영 중단을 요청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30만 명의 동의를 얻었다.

 

조현탁 감독 [사진=JTBC스튜디오 제공]
조현탁 감독 [사진=JTBC스튜디오 제공]

 

앞서 JTBC 및 제작진은 드라마에 대해 청춘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위해 만들어진 가상 이야기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고, 조현탁 감독은 지난 16일 제작발표회에서 “1987년도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군부정권과 대선정국이라는 상황 외에 모든 인물과 설정 기관은 가상의 창작물”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청와대 국민청원,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민원,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에 이어 제작진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고발하는 누리꾼까지 등장하며 논란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21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된 'JTBC 사장과 설강화 감독 작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고발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작성자 A씨는 "드라마 설강화는 북한간첩을 주인공으로 간첩을 미화하고 대한민국의 보안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이는 현존하는 국가보안법 모든 조항을 위반한 국가반역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드라마) 방영을 즉시 중단시키고 제작 및 방송을 결정한 JTBC 사장과 설강화 작가 및 감독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강력처벌하라"고 촉구한 A씨는 "히틀러가 주인공으로 고뇌하는 드라마를 방영하면 독일 및 서구사회에선 바로 사법처리 및 방영금지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1987년 1월 민주화운동 중 남영동 대공분실로 연행돼 경찰 고문으로 사망했던 박종철 열사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마련된 민주열사박종철기념사업회 측은 "드라마를 직접 봤다"며 "역사적으로 너무 무책임하고 명백한 왜곡 의도를 지닌 드라마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20일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과 인터뷰한 이현주 민주열사박종철기념사업회 사무국장은 드라마에서 소재가 된 안기부에 대해 "안기부는 민주화운동을 요구하거나 운동과 관련이 없는 사람들도 잡아다가 고문을 통해 간첩으로 조작을 했었다"며 "피해자들이 아직도 고통 속에 살고 있는데 이런 키워드로 드라마를 만든다는 것 자체에 걱정이 컸다"고 지적했다.

이어 '간첩을 쫓다가 동료가 희생당했다'는 설정의 안기부 팀장 캐릭터에 대해서도 비판하며 “안기부 직원이 부조리한 현실, 국가권력과 언론, 국민으로부터 진실을 외면받는 피해자가 되고, 혼자서 진실을 꿰뚫고 정의를 구현하는 존재로 미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논란이 커지자 '설강화' 협찬 및 제작지원에 참여했던 치킨 브랜드 푸라닭, 다이슨코리아, 떡 브랜드 싸리재마을 등 일부 기업은 협찬을 철회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지난 3월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 역시 중국식 한복, 월병 등을 소품으로 활용해 역사왜곡 논란을 빚었고, 시청자들의 제작지원사 불매 운동 등 거센 항의로 방송 2회 만에 폐지된 바 있다. '설강화' 역시 이 전철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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