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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도 올림픽은 올림픽 [2021 스포츠결산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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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도 올림픽은 올림픽 [2021 스포츠결산②]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12.22 13: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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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지난해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해를 넘겨 2021년도 지배했다. 스포츠계 역시 감염병 여파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지만 그 안에서 나름의 살 길을 모색한 한 해로 기억될 전망이다.

코로나19로 1년 연기된 2020 도쿄 올림픽은 개막 당시 모두가 환영한 대회는 아니었다. 개최국 일본 도쿄 현지에서 연일 수천명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었다. 이례적으로 개회식에 국외 수상들이 대거 불참하고 각 종목 주요스타들도 줄줄이 참가를 포기하면서 먹구름이 드리웠다. 조직위는 이른바 골판지 스캔들로 비판받았고, 폭염과 방사능 문제까지 겹치면서 최악의 올림픽이 될 것이란 비관론이 팽배했다. 

특히 한국 입장에선 조직위가 공식 홈페이지에 독도를 일본 영토인 것처럼 표기해 보이콧 움직임이 일기도 했다. 조직위는 한국 선수단이 선수촌에 이순신 장군 격언을 재치있게 활용한 현수막을 걸고 각오를 다지자 정치적인 행위라며 현수막을 내리게 하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싸늘한 시선 속에 시작된 대회였지만 진한 감동을 자아냈다. [사진=연합뉴스]

막대한 경제적 손실과 사상 초유 무관중 대회라는 악재와 더불어 싸늘한 시선 속에 시작된 올림픽이었다. 하지만 막상 대회가 시작되자 올림픽을 향한 국민들의 관심은 기대 이상으로 상당했다. 코로나19와 무더위로 집밖으로 나서는 일이 줄어든 상황에서 역으로 올림픽 열기가 폭발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태극전사들이 연일 감동 드라마를 쓰며 역병에 지친 국민들에게 희망을 줬다. 올림픽 자체에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잔존했지만 선수들이 선사한 메달 낭보만큼은 모두가 반겼다.

효자종목 양궁이 그 서막을 열었다. 안산(광주여대), 김제덕(경북일고)이 혼성 단체전에서 첫 금메달을 합작한 것을 시작으로 양궁에 걸린 금메달 5개 중 4개를 휩쓸었다. 특히 안산은 여자 단체전과 개인전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며 양궁 사상 첫 올림픽 3관왕이자 한국 스포츠 사상 첫 하계 올림픽 3관왕에 등극, 최고 스타로 떠올랐다.

펜싱도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를 따내며 '펜싱코리아' 입지를 다졌다. 특히 남자 사브르 금메달, 여자 에페 은메달, 남자 에페 동메달, 여자 사브르 동메달까지 참가한 단체전 전 종목에서 포디엄에 들었다. 체조에선 신재환(제천시청)이 1996 애틀랜타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여홍철의 기술로 2012 런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양학선 뒤를 이어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사진=연합뉴스]
아쉽게 메달은 놓쳤지만 다음을 기대케한 종목들이 많았다. [사진=연합뉴스]

기초종목 수영과 육상에서도 유망주들이 메달만큼 값진 성과를 내 3년 뒤 파리 대회를 기대하게 했다. 

수영 황선우(서울체고)는 남자 자유형 200m 예선에서 한국신기록 및 세계주니어신기록을 세우더니 박태환 이후 9년 만에 경영 결승에 올라 7위를 차지했다. 자유형 100m 준결승에서도 아시아신기록 및 세계주니어신기록을 만들고 아시아선수로는 65년 만에 결승에 올라 5위로 마치기도 했다. 다이빙 우하람(국민체육진흥공단)은 3m 스프링보드에서 역대 최고성적인 4위에 랭크됐다.

육상에선 우상혁(국군체육부대)이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5를 넘고 4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종전 한국 기록(2m34)을 24년 만에 갈아치우며, 한국 올림픽 육상 트랙&필드 사상 최고순위를 기록했다. 특히 적극적으로 대회를 즐기는 에티튜드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또 펜싱, 수영, 승마, 육상, 사격을 한 명이 모두 치르는 근대5종에서 전웅태(광주시청)가 올림픽 사상 한국 최초의 메달(동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

야구, 축구는 이름값을 못 했지만 여자배구, 탁구 등 구기종목에서 선전도 이어졌다. 김연경을 중심으로 원팀으로 똘똘뭉친 여자배구는 연일 강호를 격파하며 4강에 올랐다. 이후 프로배구 인기가 탄력을 받았다. '탁구신동' 신유빈(대한항공)은 여자탁구 미래에서 현재로 거듭났다. 구기종목은 아니지만 배드민턴에서도 안세영(삼성생명)이 앞으로를 빛낼 스타임을 다시 알렸다. 은메달로 마쳤지만 유도 조구함(필록스그룹)과 태권도 이다빈(서울시청)이 보여준 스포츠맨십도 큰 박수를 받았다.

한국은 도쿄 올림픽에서 금메달 6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0개를 따 종합순위 16위에 자리했다. 분명 이전보다 성적은 아쉬웠지만 메달 종목 다변화 희망을 발견한 대회로 남았다. 또 대회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의식에도 변화가 일었다. 성적지상주의에서 탈피해 결과보다 과정에 박수를 보낼 줄 아는 문화가 자리잡고 있음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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