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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릿한 끝내기, 희망 키우는 한국가스공사 [프로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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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릿한 끝내기, 희망 키우는 한국가스공사 [프로농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12.22 13: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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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3쿼터 21점까지 뒤처졌던 승부. 패색이 짙던 경기 0.6초를 남기고 끝내 미소를 되찾은 건 대구 한국가스공사였다. 올 시즌을 앞두고 많은 변화가 있었던 한국가스공사가 강팀의 면모를 찾아가고 있다.

유도훈 감독이 이끄는 한국가스공사는 21일 경기도 안양시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안양 KGC인삼공사와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KBL) 방문경기에서 85-84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포기하지 않은 한국가스공사의 값진 승리. 위기를 딛고 거둔 역전승이라 더욱 의미가 깊었다.

경기 종료 0.6초 전 역전 득점을 넣은 대구 한국가스공사 클리프 알렉산더(가운데)가 21일 안양 KGC인삼공사전을 마치고 포효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지난 시즌을 끝으로 전신인 전자랜드가 경영권을 포기하며 길을 잃었고 어렵게 새 주인 한국가스공사를 만났다. 오래도록 머물던 인천이 아닌 대구로 연고지도 이전해야 했다.

새 단장에 들어간 한국가스공사는 시즌 최우수선수(MVP) 출신 가드 두경민을 원주 DB에서 데려왔다. 박찬희와 강상재를 내주면서까지 확실한 우승 전력을 갖추겠다는 포석이었다.

두경민과 김낙현의 공존 여부에 대한 우려도 뒤따랐다. 둘 모두 볼 핸들링 시간이 긴 공격적 성향의 가드로서 역할이 겹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정작 문제는 부상이었다. 1,2라운드 연속 4승 5패로 다소 아쉬운 성적을 냈다. 앤드류 니콜슨이 24.6점(9.4리바운드)으로 득점 1위를 달렸으나 부상으로 신음했고 정효근은 전방십자인대 파열, 차바위도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탓이었다.

3라운드 들어 악재가 겹쳤다. 지난 18일 서울 삼성전 니콜슨이 레이업슛 후 착지 과정에서 허리를 붙잡고 쓰러졌는데, 이미 한 차례 겪었던 근육통을 호소했다. 심지어 두경민의 무릎 상태도 정상이 아니었다.

김낙현(오른쪽)은 과감한 외곽포와 알렉산더의 역전골을 돕는 플레이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KBL 제공]

 

주축들이 빠진 가운데 3위 KGC인삼공사를 만났다. 첫 대결에선 승리를 거뒀으나 2라운드에선 패배를 당했던 팀. 중위권 다툼이 치열해 반드시 잡아야만 하는 경기였다.

그러나 경기 초반부터 끌려갔다. 전반에만 3점포 10개를 얻어맞으며 36-51로 뒤진 채 마무리했다. 3쿼터에도 KGC의 압박 수비와 속공에 고전했고 한 때 45-66, 21점 차까지 벌어졌다.

패색이 짙어졌으나 포기하지 않았다. 김낙현과 조상열이 선봉에 섰다. 베테랑 조상열은 몸을 던지는 플레이와 잇따른 3점포로 추격의 불씨를 당겼다. 김낙현도 과감한 외곽 공격으로 격차를 좁혔다. 이날 슛컨디션 난조를 겪던 두경민은 적극적으로 외곽에 있는 동료들에게 공을 전달했다. 전현우와 이대헌은 잇달아 3점슛을 적중시켰다. 4쿼터 종료 1분 4초전 조상열의 과감한 플로터로 81-79 역전에 성공했다. 김낙현의 속공 레이업까지 림을 통과했다.

오마리 스펠맨을 앞세운 KGC의 반격이 매서웠다. 스펠맨이 3점슛을 꽂아 넣었고 문성곤의 스틸에 이은 스펠맨의 ‘슈퍼맨 덩크’로 한국가스공사는 83-84로 다시 끌려갔다.

남은 시간은 16.4초. 김낙현이 공을 잡았다. 시간을 보내며 원샷 플레이를 준비했고 스펠맨을 앞에 두고 슛을 던졌다. 공은 림에도 맞지 않고 튀어나왔다. 이대로 경기가 종료되는 것처럼 보였던 그때 클리프 알렉산더가 팁인 득점, 0.6초를 남기고 승부를 결정지었다.

21점 차 열세에도 한국가스공사가 경기를 뒤집을 수 있었던 건 조상열의 허슬플레이와 적중률 높은 3점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사진=KBL 제공]

 

계산된 플레이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기 후 김낙현은 “(평소처럼) 슛을 하거나 레이업을 하면 스펠맨에게 블록을 당하리라 예상했다”며 “알렉산더가 있는 것을 보고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높이 던졌다. 어느 정도는 의도한 플레이였다”고 전했다.

이날 승리로 12승 12패 5할 승률을 맞춘 한국가스공사는 공동 5위 고양 오리온, 울산 현대모비스, 원주 DB를 반 경기 차로 따돌리고 단독 4위로 올라섰다.

니콜슨이 빠진 상황에서 일궈 더 값진 승리다. 결승 득점의 주인공 알렉산더는 24점 22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김낙현(19점 4어시스트)과 이대헌(19점 11리바운드 4어시스트), 조상열(12점 3리바운드) 등도 나란히 힘을 보태며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니콜슨은 빠르면 오는 26일 현대모비스와 홈경기에 복귀할 수 있지만 확실한 건 없다. 강팀이 되기 위해선 주축들이 빠진 상황에서도 버텨내는 힘을 보여줘야 한다. 그런 면에서 백업 외국인 선수였던 알렉산더와 올 시즌 평균득점 0.3점에 그쳤던 조상열 등의 분전이 더 반갑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한국가스공사다. 이러한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부상 전력 복귀 후엔 더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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