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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한 KT, SK 스피드를 잠재우다 [프로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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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한 KT, SK 스피드를 잠재우다 [프로농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12.26 1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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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서울 SK의 농구는 스피드로 대변된다. 과거 최준용은 ‘5G보다 빠른 농구’라고 자부하기도 했는데 통신사 라이벌 수원 KT 앞에 SK의 속도는 현저하게 떨어졌다.

KT는 26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KT아레나에서 열린 SK와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KBL) 홈경기에서 86-82로 이겼다.

나란히 7할 승률을 뽐내며 올 시즌 2강 구도를 과시하고 있는 두 팀. SK에 승리를 내줄 경우 공동 선두가 될 수 있었지만 올 시즌 달라진 KT는 영리함으로 라이벌을 격침시켰다. KT는 홈 9연승과 함께 20승(6패)에 선착하며 SK와 승차를 2경기로 좁혔다.

 [사진=KBL 제공]

 

강력함을 자랑하는 선두 경쟁 팀 간 대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모르고 있으나 이날 KT 올 시즌 최다인 2480명이 KT아레나를 찾을 만큼 관심이 뜨거웠다.

허훈과 양홍석의 꾸준한 성장세와 캐디 라렌 영입, 신인 토종 센터 하윤기까지 지명하며 우승후보라는 평가를 받던 KT. 그러나 1,2라운드 허훈의 공백 속 SK에 모두 패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의 각오는 남달랐다. 살아난 김선형과 외국인 선수 최강자 중 하나인 자밀 워니, 최준용과 안영준을 앞세은 SK의 스피드 농구는 KT에도 고민거리였다. 서동철 KT 감독은 경기 전 “정확한 공격을 원한다. SK의 강점인 트랜지션 게임을 봉쇄하면서 마무리를 잘해야만 한다”며 “높은 슛 성공률은 상대 속공을 저지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고 말했다.

최고의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말. SK 또한 허훈이 합류한 KT에 대한 경계태세를 나타냈다. 압박수비를 통해 KT 예봉을 차단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경기 초반부터 KT가 크게 앞서갔다. SK가 1쿼터 초반 실수를 연발한 반면 KT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차곡차곡 점수를 쌓았다. 1쿼터 3점슛 9개 중 하나만 림을 통과했음에도 KT는 6점 차로 앞서며 기분 좋은 시작을 알렸다.

[사진=KBL 제공]

 

2쿼터 3점슛 7개 중 3개를 적중시켰고 리바운드에서도 12-7로 압도하며 손쉽게 점수를 벌렸다. SK의 압박 수비가 거셌으나 침착한 패스플레이로 빠져나왔고 팀 어시스트도 8개(SK 2개)나 기록할 정도로 유기적인 플레이가 돋보였다. 기회가 있어도 서두르지 않았다. 차분하게 공격을 시도했고 이는 성공률을 높였다. SK로선 강점인 속공을 살릴 기회가 좀처럼 찾아오지 않았다.

3쿼터 SK의 거센 공격 속에 점수 차가 한 자리수로 줄어들었지만 거기까지였다. 서동철 감독은 작전타임을 불러 흔들리는 선수들에게 집중력을 높일 것을 당부했다. KT는 이후 허훈의 3점슛을 시작으로 양홍석, 양홍석, 김동욱, 라렌 등의 이어진 득점으로 다시 점수 차를 크게 벌렸다.

4쿼터 최원혁과 오재현 등 수비력이 출중한 선수들을 중심으로 팀을 꾸린 SK에 KT가 흔들렸다. 안영준의 연속 3점슛과 잇따른 수비 성공에 이은 득점 등으로 점수는 5점 차까지 좁혀졌다. 경기 종료 14.8초 전 허훈의 결정적인 턴오버까지 나오며 2점 차 승부에서 정성우의 자유투 2개가 모두 들어가며 승부가 마무리됐다.

선수 하나하나의 활약이 빛났다. SK는 워니(30점 16리바운드), 안영준(21점), 최준용(13점 8리바운드)에 득점이 집중됐는데, KT는 라렌(27점 16리바운드)과 양홍석(15점 8리바운드 5어시스트), 허훈(12점 7어시스트), 김영환, 정성우(이상 10점) 등 고른 활약이 이어지며 SK를 제압할 수 있었다.

이날 속공에 의한 득점은 KT가 10-7로 오히려 앞섰다. SK의 스피드를 제압한 KT의 영리하고 순도 높은 득점이 결국 승부를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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