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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FA' 김연경, 다음 챕터는? [여자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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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FA' 김연경, 다음 챕터는? [여자배구]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2.01.05 09: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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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배구여제' 김연경(34·상하이 유베스트)이 다시 자유의 몸이 됐다. 다음 행선지에 시선이 집중된다. 

김연경은 4일 중국 광둥성 장먼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1~2022 중국여자배구 슈퍼리그(CVL) 랴오닝과 3위 결정 2차전에서 20점을 올리며 세트스코어 3-0(25-19 25-17 25-14) 승리에 앞장섰다.

결승 진출에 실패한 분풀이라도 하듯 상하이는 2연승으로 시리즈를 끝맺고, 최종 3위로 시즌을 마쳤다. 김연경은 1차전에도 21점으로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점수를 기록했다.

지난 2020~2021시즌 11시즌 만에 한국 V리그에서 뛴 김연경은 2021~2022시즌은 중국에서 보냈다. 2017~2018시즌에 이어 4시즌 만에 상하이로 돌아와 건재함을 과시했다. 

김연경이 중국에서 시즌을 마쳤다. [사진=상하이 유베스트 공식 웨이보 캡처]
김연경이 중국에서 시즌을 마쳤다. [사진=상하이 유베스트 공식 웨이보 캡처]

상하이는 올 시즌 2012 런던 올림픽 최우수선수(MVP) 김연경과 2020 도쿄 올림픽 MVP 조던 라슨(미국)을 동시에 보유하며 정상 등극을 노렸지만 대회 직전 외국인선수 출전이 1명으로 제한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세계 최고의 선수를 둘이나 보유했지만 모두 활용할 수는 없었다. 

왕즈텅 상하이 감독은 조별리그 일정에선 둘을 번갈아 기용하며 체력을 안배했지만 토너먼트에 올라선 라슨을 더 신뢰했다. 김연경은 준결승 1차전 3세트까지 10점으로 분전하다 라슨과 교체된 뒤 코트를 밟지 못했다. 1차전 패한 상하이는 2차전 라슨의 활약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지만 이어진 3차전 다시 라슨만 기용했다가 셧아웃 완패를 당하고 말았다.

이후 중국 현지에서도 왕즈텅 감독 용병술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중국 매체 시나스포츠는 "왕즈텅 감독의 대응이 미흡해 상하이는 올림픽 MVP 2명을 보유하고도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며 "김연경과 라슨이 교대로 들어설 수 있었지만 두 선수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올 시즌 중국 슈퍼리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같은 장소에서 단기간에 치러졌다. 지난해 11월 27일 개막한 정규리그가 1월 초 마무리됐다. 김연경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 '식빵언니'를 통해 버블격리된 채 대회를 소화하고 있는 애로사항을 토로하기도 했다. 1개월 반 정도 호텔과 체육관만 오가는 생활을 견뎌야 했다.

지난해 4월 인천 흥국생명의 V리그 준우승을 이끈 김연경은 이후 도쿄 올림픽 준비에 매진했다. 이재영·다영 쌍둥이 이탈 등 여러 악재 속에서도 특유의 리더십을 발휘하며 여자배구 국가대표팀이 4강 진출이라는 기대 이상 성적을 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김연경의 '라스트댄스'.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 [사진=FIVB 제공]
김연경이 올 시즌을 이대로 종료할지, 유럽이나 미국에서 여정을 이어갈지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FIVB 제공]

흥국생명과 재계약하지 않은 김연경은 올림픽 이후 중국으로 돌아갔다. 개막도 늦고 일정도 여유로워 올림픽 이후 다시 기지개를 켤 무대로 제격이었다. 1월 첫 주에 모든 스케줄을 끝내 아직 2021~2022시즌이 한창인 다른 리그에서 활약을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

올 시즌 일정이 짧은 중국에서 활약하면서도 김연경은 적지 않은 연봉 90만 달러(10억7000만 원)를 수령한 것으로 전해진다. 4년 전 상하이를 17년 만에 정규리그 1위에 올렸던 김연경은 올 시즌 다시 상하이와 의기투합했지만 목표로 한 통합우승에는 실패했다.

올 시즌 내 유럽 혹은 미국리그 진출이 가능하다. 세계 최정상급 윙 스파이커(레프트) 김연경에게 관심을 보이는 구단도 있다. 김연경은 당분간 휴식하며, 거취를 결정할 계획이다. 

한국 V리그 구단과는 정규리그 3라운드 종료일인 지난해 12월 28일까지 계약하지 않아 복귀를 택하더라도 이번 시즌 잔여 일정 출전은 불가능하다. 다만 충분히 휴식한 뒤 다음 시즌에 맞춰 다시 국내로 돌아오는 쪽을 공산도 작지는 않다. 우선 친정팀 흥국생명에서 1시즌 더 보내면 국내에서도 FA 자격을 얻는다.

김연경은 지난해 9월 인터뷰에서 거취를 놓고 "국내에서 뛰는 것도 생각했고, 유럽 진출도 고려했다. 중국에서 오퍼했을 때 두 달 정도 짧은 시즌을 치를 거라 설명했다. 올해 대표팀 시즌이 힘들 걸 알았기 때문에 짧은 일정을 소화하면 지금의 피로를 풀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후 계획에 대해선 "최근 미국에 리그가 생겼다. 라슨이 중국리그 이후 미국에서 뛸 생각 없냐는 이야기를 했다. 유럽 몇 구단과도 이야기를 나누긴 했다. 만약 유럽으로 돌아간다면 이탈리아 무대를 경험해보지 않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은 있다"고 부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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