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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소매 붉은 끝동' 이세영, 애틋하고 소중했던 [인터뷰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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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소매 붉은 끝동' 이세영, 애틋하고 소중했던 [인터뷰Q]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2.01.06 0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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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자 Tip!] 배우 이세영에게 '옷소매 붉은 끝동'은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하고 애틋한 작품이었다. 원작에서 느낀 짙은 여운, 이세영은 그 순간을 위해 달렸고 온 마음을 쏟아 몰입했다.

[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3일 오후 화상으로 진행된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 종영 기념 인터뷰에서 이세영은 "7개월 동안 제작진분들이랑 배우분들 스태프분들 다 열심히 찍었는데 많은 사랑 받으면서 종영할 수 있어서 더 행복하고 보람찼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옷소매 붉은 끝동'은 ‘왕은 궁녀를 사랑했지만 궁녀도 왕을 사랑했을까?’라는 궁금증을 소재로 집필한 강미강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자신이 선택한 삶을 지키고자 한 궁녀 성덕임(이세영)과 사랑보다 나라가 우선이었던 제왕 이산(이준호)의 애절한 궁중 로맨스를 그린 사극.

 

[사진=프레인TPC 제공]
[사진=프레인TPC 제공]

 

지난 2일 방송된 최종회를 마지막으로 '옷소매 붉은 끝동'을 떠나보내게 된 이세영은 "앞으로도 두고두고 기억할 작품인 것 같다. 슬플 거라고 예상은 하고 방송 시청했지만 대본으로 보던 것보다 훨씬 더 슬프더라. 여운도 많이 남고 엔딩 부분도 원작과 같은 방향으로 갔는데 오랫동안 여운이 남을 것 같다. 많이 울었다"고 고백했다.

'옷소매 붉은 끝동'은 최종회 시청률 17.4%를 기록, 첫 회(5.7%) 대비 3배 상승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에 대해 이세영은 "후반 회차들 직전까지는 거의 본방을 못 볼때도 많았고 반응을 확인하지 못했는데 후반부 다들 지쳐갈 때 좋은 소식이 들려서 더 잘해보자 하는 시너지가 있었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기억에 남는 시청자 반응도 있었다.

"후반부에 혜경궁 강말금 배우님이 정조한테 '산아 행복해지렴' 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그걸 패러디해서 '산덕이들아 행복해지렴' 이런 댓글이 있다고 들었어요. 앞으로 다가올 결말을 예측해서 그런 말씀을 하신 것 같아서 짠하기도 재밌기도 했습니다."

 

[사진=프레인TPC 제공]
[사진=프레인TPC 제공]

 

◆ "원작의 짙은 여운, 모두 전하고 싶었다"

이세영은 '옷소매 붉은 끝동'에서 왕의 무수히 많은 여인 중 한 명이 아닌, 자신이 택한 삶을 지키고자 한 궁녀 성덕임 역을 연기했다.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덕임을 완성도 높은 감정 조절 연기와 함께 표현한 이세영은 "'왕은 궁녀를 사랑했는데 궁녀는 과연 왕을 사랑했을까'가 드라마를 관통하는 주제다. 그 해답을 찾기 위해 달려가는데 그 과정에서 너무 드러나서도 안되고 너무 꽁꽁 숨겨서도 안됐다. 그게 가장 어렵게 다가왔던 부분이었다"고 고백했다.

"주체적이거나, 원래 그렇지 않더라도 어떤 사건을 주체적으로 해결하고 고군분투하는 캐릭터를 항상 그려내고 싶었어요. 이번에는 명확한 신분 차이가 있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았지만 제약 안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잘 표현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그러기 위해서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무엇인가 고민했고, 소중한 사람과 함께 보내는 시간, 자유를 갈망하는 모습들이 대본에 많이 나와있던 거 같아요. 초반에는 밝고 생동감 있는 인물로 그리려고 했고요."

덕임의 면모와 닮은 점이 있냐는 질문에 이세영은 "덕임이가 훨씬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것 같다"며 "제가 능동적이 되는 부분은 딱 일할 때 뿐이다. 일할 때 말고는 마지못해 움직이고 밥도 간신히 먹어서, 제가 일을 한다는 게 신기하다. 덕임이한테 배워서 올해는 제 삶을 조금 더 소중하고 열심히 살아가려고 한다"고 답했다.

궁녀들과 외출하는 덕임을 바라보는 의빈의 모습을 그린 16회 장면은, 결국 자유를 놓아주고 사랑을 택한 덕임의 심정을 핵심적으로 보여줬다는 시청자들의 극찬을 받았다. 대본에는 없었지만 현장에서 추가된 장면이라는 후일담이 밝혀지며 더욱 화제가 되기도.

이세영은 "궁녀 친구들이 마중 나와서 인사하고 헤어지는 장면이 대본에는 있었는데, 현장에서 자유로운 덕임이가 뛰어가는 모습이 추가됐다. 감독님께 그 부분 추가하겠다는 말씀 듣고 상상만 해도 슬퍼서 '어헝, 너무 좋아요. 너무 슬퍼요' 하면서 촬영했다. 스태프분들도 눈물 닦으시고, 자유로운 덕임이로 인사하고 웃으려고 하는데도 눈물이 났다"고 회상했다.

앞서 '작품을 하는 이유 자체'라고 밝혔던 엔딩 장면 역시 이세영의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이미 제가 원작을 너무 재밌게 봤고 여운이 아직도 남아있던 상태에서 촬영을 했다. 뒷부분 촬영할때는 리허설만 해도, 대본만 봐도 눈물이 났다. 저는 울지 않지만 보는 사람들이 슬픈 부분들에서 오히려 제가 눈물이 나서 힘들었다. 대사가 없는 장면이 많았다. 게다가 덕임이는 알듯 모를듯, 지문에도 표현이 없더라. 스스로 정해서 해야 했었는데 미세한 차이를 시청자 분들이 알아보실까 고민이 컸다"고 전했다.

이세영은 이날 인터뷰 내내 원작과 드라마에 대한 애정을 아낌없이 드러냈다. 그는 "원작 읽었을 때 그 먹먹하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짙은 여운을 시청자분들도 고스란히 느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가장 컸다. 책을 읽고 정말 많이 울었다. 그대로 전해드리고 싶어서 초반부터 감정 쌓아가는 것에 집중했다. 저는 개인적으로 너무 예술적이어서 여운이 좀 오래 갈 거 같다"며 웃었다.

"덕임이라는 조선시대 궁녀가 스스로 제약이 있는 와중에 선택하고자 하고 자유를 갈망하잖아요. 그보다 저는 좋은 환경인데 '나는 선택을 하면서 주체적으로 살고 있나?' 모두 이룰 수 있는 환경인데 잘 즐기면서 감사하게 사는지 스스로 돌아보게 됐어요. 더 감사한 마음도 커졌고요. 2022년에는 조금 더 스스로를 돌보고 일상의 순간순간을 행복하게 사는 게 목표입니다. 앞으로 차근차근 이뤄가겠습니다."

 

[사진=프레인TPC 제공]
[사진=프레인TPC 제공]

 

◆ "2021년은 열심히 일하고 그 이상으로 사랑받았던 해"

1997년 아역으로 데뷔한 이세영은 올해 햇수로 26년차 배우가 됐다. 이세영은 "저와 함께하는 스태프분들, 제작진분들과의 나이 차이가 느껴질 때 실감이 난다. 예전에는 메이크업해주시는 언니, 오빠들, 스태프분들과 한참 나이차이가 났는데 생각해보면 다 20대 후반이었다. 요즘 현장 가보면 대부분 저보다 어리시고 경력도 얼마 안되시더라. 내가 오래했나 새삼 깨달을 때가 있다"고 밝혔다.

오랜 기간 연기를 하면서 깊은 고민의 시간도 겪었다. 이세영은 "스무살이 되기 직전이었다. 한동안 학업에 집중하면서 현장과 멀어졌을 때, 이 직업을 계속 해도 괜찮을까 고민이 있었다. 그래도 계속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나만 중심을 잘 잡고 나만 바른 사람이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20대 중반쯤엔 일이 너무 없어서 생존에 대한 고민을 좀 했다. 지금도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는 고민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하나 고민은 지금도 늘 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쉼없이 연기할 수 있는 원동력이요? 생업이죠. 일이라서 더 열심히 할 수 있었어요. 가치 증명이라고 할까요. 경쟁사회에서 나아가기 위헤서는 저만의 경쟁력을 갖춰야 하고, 많이 갖춘게 없기 때문에 남들보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어요. 잘하는 사람도 훌륭하지만 그 자리에 버티고 남아있는 사람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멈춰있는 것 같아 보여도 오리가 물 속에서 발버둥 치듯이, 한 길을 꾸준히 가고 있는 것에 대해 스스로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이세영에게 연기 이외에 도전하고 싶은 것이 있는지 묻자, 스포츠 예능과 라디오를 언급했다. 그는 "연기할 때 말고는 콘셉트나 캐릭터가 없다. 저 그대로 보여드리는 거라 (예능에) 도전하는 느낌은 아니다"라고 솔직하게 답했다.

이어 "축구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보는 것도 되게 좋아한다. 축구선수를 보면 너무 잘하는 선수여도 경기에 못 나가면 기량이 떨어지더라. 배우도 좋은 작품 만나면 좋지만 기량을 유지하려면 필드에 나가서 뛰어야하는구나 많이 깨달았다. 라디오는 늘 욕심이 있다. 언젠가 디제이가 돼서 소통하고, 대화하고, 마음을 위로해주는 꿈을 꿔 본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세영에게 뜨겁게 사랑받았던 지난 2021년을 어떻게 기억하고 싶은지, 새롭게 맞이할 2022년에 꼭 해보고 싶은 것이 있는지 물었다. 이세영은 "2021년은 열심히 일하고 그 이상으로 사랑받았던 해다. 어떻게 달려왔는지도 모르게 순간순간은 더디지만 총알처럼 빠르게 지나갔다. 저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은 없었다. 매 순간 즐기고 곱씹으면서 살지 못해서 아쉬움이 있다"면서 "2022년은 조금 더 제 일상 속에서도 저를 돌아보고, 조금 더 건강하게 스스로 많이 생각할 수 있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 또 새로운 작품에서 만나고 싶다"고 미소지었다.

"(연기대상) 수상소감에서 시청자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많이 못 드린 거 같아요. 특히 이번 작품은 시청자 분들이 '나노로 훑는다'고 하시더라고요. 작품을 꼼꼼히 분석하고 알려주신 시청자분들의 사랑이 컸던 거 같아요. 선택을 받는 입장에서 우리 드라마가 선택받았다는 게 정말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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