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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창진 공개저격, 이정현에게 무슨 일이? [프로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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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창진 공개저격, 이정현에게 무슨 일이? [프로농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1.12 0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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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지칠 줄 모르는 체력으로 ‘금강불괴’라는 별명을 얻었던 이정현(35·전주 KCC). 뛰어난 실력이 뒷받침 됐기에 많은 시간 코트를 누빌 수 있었다. 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오르고 연봉왕까지 차지했던 에이스. 그러나 최근 그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전창진(59) 감독이 이끄는 KCC는 11일 강원도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원주 DB와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KBL) 방문경기에서 74-82로 졌다. 구단 최다 타이인 10연패.

누구보다 이정현을 아끼던 전창진 감독은 경기 후 애제자를 저격했다. 이정현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11일 원주 DB전 6분 54초만 뛰고 무득점에 그친 전주 KCC 이정현이 벤치에서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가드치곤 큰 편인 신장(190.3㎝)과 탄탄한 체격, 꾸준한 자기 관리, 여기에 KBL을 대표하는 근성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그리며 리그 대표 선수로 거듭난 이정현.

득점력은 물론이고 뛰어난 패스 센스와 높은 농구지능(BQ)을 앞세운 2대2 플레이에도 능했고 심지어 클러치 능력까지 뛰어났다. 지도자들로부터 총애를 받는 건 당연했다.

3년차였던 2012~2013시즌 이후 꾸준히 두자릿수 득점을 이어오고 있고 그의 활약 속 팀도 꾸준히 상위권에 머물 수 있었다. 우승 트로피가 없던 안양 KGC인삼공사를 두 차례나 왕좌에 올려놨다.

2017~2018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가 돼 KCC 유니폼을 입은 뒤 연봉 9억 원을 받으며 ‘연봉킹’에도 올랐다. 그만한 실력을 보이며 KCC 전력의 핵심으로 활약했다. 올 시즌에도 평균 27분여 코트를 누비며 13.3점 2.9리바운드 3.5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특히 KBL 최초 500경기 연속 출전 대기록을 세우며 올스타에도 선발됐다.

전창진 KCC 감독은 경기 후 "“말할 가치가 없다"고 이정현의 태도의 불만을 나타냈다. [사진=KBL 제공]

 

그러나 최근 부진이 심상치 않다. 10연패 기간 평균 7.6점 2.7리바운드 2.9어시스트에 그쳤다. 최근 4경기에선 모두 한 자릿수 득점에 머물렀고 특히 11일 DB전에선 3점슛 에어볼과 납득하기 어려운 파울 등 실망스런 경기력을 보여주며 6분 54초 동안 무득점, 대부분 시간을 벤치에서 보내야 했다.

시즌 초 손가락 골절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른 송교창의 복귀 시점이 여전히 불투명하고 전준범과 박재현, 유병훈마저 제 몸상태가 아니다. 이정현이 해줘야 할 몫이 더 커졌지만 평소보다도 부진한 경기력이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이정현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전창진 감독도 이전과는 달랐다. 이날 경기 후 “말할 가치가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팀이 위기에 놓였음에도 경기에 나설 준비가 안돼 있다며 전혀 경기를 준비할 선수의 자세가 아니라고 채찍을 가했다.

다행스러운 건 올스타브레이크로 인해 오는 19일 고양 오리온과 홈경기 전까지 재정비 시간을 갖게 된다는 점이다. 전 감독도 부상병들이 돌아올 1월말부터는 정상적인 전력 가동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돌파와 득점, 악바리 같은 근성 등을 바탕으로 KBL 대표 선수로 자리매김한 이정현(가운데). 극심한 부진을 탈출하기 위해 올스타브레이크를 잘 활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KBL 제공]

 

단순히 체력적 부담 증가로 인한 일시적 문제일 수 있다. 10연패 직전까지만 해도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주축들의 동시다발적 부상으로 더 많은 시간 코트를 누볐고 더 많은 득점을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도 작용했을 수 있다.

다만 다른 문제라면 걱정이 커진다. 아무리 체력이 좋다지만 30대 중반을 넘어서 에이징 커브(노쇠화로 인한 급격한 실력 저하)가 찾아와도 이상할 게 없는 시기다. 팀 사정으로 인한 심신의 부담이 이 시기를 앞당긴 게 아니냐는 의심어린 시선도 나온다.

전 감독의 말처럼 정말 태도 문제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성실함이 무기였던 그가 초심을 잃은 것이라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그렇기에 전 감독이 작심발언을 했을 수도 있는 일이다.

KCC는 10승 21패로 9위까지 떨어졌다. 상위권은 물론이고 중위권과 격차도 벌어진 만큼 전력 정상화를 이룬 뒤에도 가파른 상승세를 그리지 않는 이상 봄 농구 진출을 기약하기 힘들다. 이를 위해선 이정현의 반등이 필수적이다. 정말 무엇이 문제인지는 본인만이 알 것이다. 마침 올스타브레이크를 맞았다. 부진 극복이든, 태도 변화든 마음을 다잡고 새로운 시작을 해보기에 더 없이 좋은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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