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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메이커' 이선균, 변화를 향한 꾸준함 [인터뷰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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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메이커' 이선균, 변화를 향한 꾸준함 [인터뷰Q]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2.01.18 11: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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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자 Tip!] 배우 이선균이 목적과 수단의 정당성에 대한 신념이 다른 두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킹메이커'로 스크린에 돌아온다. 빛과 그림자 사이에서 끝없이 고민하며, 관객에게 질문을 던지는 '서창대'. 이선균이었기에 가능했다.

[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최근 스포츠Q(큐)와 화상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만난 이선균은 '킹메이커'에 대해 "정치 영화는 올드하고 클래식하다는 선입견을 깨고 스타일리시하고 유니크한 면모를 많이 느끼실 것 같다"고 전했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의 변성현 감독과 주요 제작진이 의기투합한 영화 '킹메이커'는 독재를 타파하고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도전하는 정치인 김운범(설경구 분)과 그를 대통령에 당선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선거 전략가 서창대(이선균 분)의 이야기다.

 

[사진=]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제공]

 

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묻자 이선균은 "일단 출연 결정할 때 누구와 함께하는지 가장 중요하다. (설)경구 형님과 연기하는 것이 굉장히 컸고, 저도 불한당 좋아했던 팬이기 때문에 그 팀이랑 같이 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감독님이 제가 피드백이 늦었다고 하는데 제가 잰 건 아니고, 그 역할을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다"고 신중한 선택의 이유를 전했다.

이선균은 김운범 뒤에서 존재도 이름도 숨겨진 선거 전략가 '서창대' 역을 맡았다. 번번이 낙선하는 정치인 ‘김운범’ 앞에 나타나 새로운 선거 전략을 제시한 ‘서창대'는 기발한 방법과 선거판을 읽는 명석함으로 선거판을 뒤흔들기 시작한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선거 참모였던 실존 인물 엄창록을 모티프로 했지만, 관련 자료가 많이 남아있지 않았다고.

이선균은 서창대의 모티프가 된 엄창록에 대해 "대본을 받기 전에는 전혀 몰랐다. 공부를 해 보려고 해도 자료가 별로 없더라. 최대한 감독님과 이야기하고, 유튜브나 팟캐스트에서 얘기하는 부분도 듣고, 그 분에 대한 정보나 기록들이 많이 남아있지 않기 때문에 이 인물을 어떻게 표현하고 왜 그랬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감독님과 많이 나눴다"고 밝혔다.

크게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었기에, 오히려 부담이 덜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선균은 "실존 인물이긴 하지만 많은 정보가 없고 많은 분들이 모르다보니 부담은 다른 분들보다 덜했다. 오히려 앞에 서서 영화를 끌어야된다는 부담이 컸다. 20대부터 거의 60대까지 연기해야한다는게 부담이었고, 어떤 톤으로 연기해야할까 고민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제공]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제공]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가장 도움이 됐던 건 변성현 감독과의 대화였다. 이선균은 "술 마시고 편하게 터놓고 얘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많은 정보가 없는 인물이다보니 이 인물이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에 대한 목적에 대해 많이 얘기한 거 같다. 감독님께 이북 출신 강조했으면 좋겠다, 트라우마가 강조될 때 당위성이 보이지 않을까 얘기를 많이 했다"고 전했다.

변성현 감독과의 깊이 있는 대화 끝에 도출된 서창대 캐릭터는 어떤 인물이었을까. 이선균은 '서창대가 왜 김운범을 따랐나'라는 질문에 거침 없는 답변을 내놨다.

이선균은 "이북 출신으로 설정 돼 있기 때문에 분단 이후 이데올로기 적 갈등이 있는 시기에 공포를 많이 느꼈을 거다. 아버지가 죽임 당하는 것을 봤던 인물이기 때문에 처신에 대해 고민했을 것 같고, 무엇보다 김운범이라는 인물이 정치하는 모습에 반하지 않았을까. 그 분이 주장하는 이상적인 것들이 본인이 하고 싶은 걸 대변해주는 듯한 느낌을 받았고, 자기에게 없던 큰 그릇을 보게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일단 처음에는 자기 이상을 발현시켜줄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했던 것 같고, 그러면서 점점 좋은 정치를 하는 대통령을 만들고 싶다는 보상심리도 컸을 거 같아요. 이 사람이 클 수록 작아져야한다는 복합적인 심리가 표현되는 대상. 그를 통해 점점 비교되고 작아지게 만드는 대상이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제공]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제공]

 

언론 시사회 이후 이선균은 과정보다 결과를 중요시하는 서창대라는 인물을 관객에게 이해시키는 것은 물론, 그가 변해가는 과정과 그 아래 자리잡은 트라우마를 섬세하게 표현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에 대해 이선균은 "연기 호평이 있나. 있다면 너무 감사하다. 그 역할이 깊은 역할인 거 같다. 이런 역할을 고민하고 도전한다는 것 자체가 정말 큰 힘이 된다. 고민되는 역할을 또 한번 맡아서 성장을 이뤄냈다는 것 자체가 너무 감사하다"고 겸손하게 답했다.

"'그 전보다 잘하자', '현장에 필요한 배우가 되자'는 게 목표입니다. 그냥 고민하지 않고 자기 연기에 확신하고 맞다고 정답을 내려버리면 자만하고 고여있게 되는 것 같더라고요. 저는 그냥 계속 일하고 나이 먹으면서, 현장에 같이 어울려지면서 변해가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그렇게 현장에 있고 싶어요."

1960-70년대 뜨거운 선거판에 선 두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킹메이커'는 2022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선보이는 정치 영화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았다. 다만 제작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개봉 시기가 늦춰졌을 뿐, 의도한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선균 역시 "저희가 선거판을 다룬 얘기지만 특별히 정치적인 메시지는 없다. 극적인 재미를 전하고 싶다. 대선하고 시기가 많이 겹치긴 하지만 정치적 색깔이나 편견 가지고 보시지 않았으면 한다. 선거판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이야기,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고 봐주시면 좋겠다. 그 안에서 뜨겁게 싸우는 사람들의 이야기 보시면 오해가 많이 풀릴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29일 개봉 예정이었으나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로 인해 개봉을 한 차례 미뤘던 '킹메이커'는 오는 26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한 달 전까지 킹메이커가 저의 2021년 마무리로 남기를 바랐는데, 2022년의 시작이 됐네요. 많은 배우들도 그렇겠지만 저도 개봉할 게 많이 남아있어서, 2022년의 첫 단추로 좋은 시작이 됐으면 합니다. 바람이 있다면 일단 코로나19가 좀 종식돼서 많은 분들이 극장 찾는 재미를 다시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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