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8 21:45 (목)
안익수호, 'FC서울다움'이 뭔데 이리도 비장할까 [SQ초점]
상태바
안익수호, 'FC서울다움'이 뭔데 이리도 비장할까 [SQ초점]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2.01.24 15: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남해=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명문클럽으로서 위상을 되찾겠다는 FC서울은 결의를 넘어 비장함까지 풍겼다. 

지난 시즌 하위권을 맴돌다 안익수 감독이 부임한 뒤 반등에 성공한 서울은 새 시즌 순위표를 흔들 다크호스로 꼽힌다. 2차 동계 전지훈련이 한창인 서울을 만나보니, 안 감독이 선수들의 신체와 정신 모두 강하게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안익수 감독은 24일 남해 스포츠파크호텔에서 열린 2022 하나원큐 K리그(프로축구) 전지훈련 미디어캠프 기자회견에서 "FC서울 브랜드 가치를 다시금 일깨우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며 "한마디로 표현하면 'No Fan, No Value(팬이 없으면 의미가 없다)'"라고 밝혔다.

안 감독은 "첫 번째 목표는 수도 서울에 어울리는 명문 구단이 되는 것이다. 그 중심에는 힘들 때나 어려울 때 격려해주고 지켜봐주고 응원해준 팬들을 향한 감사함이 있다. 팬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팀이 될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서울은 '팬의, 팬에 의한, 팬을 위한' 팀이라는 마음을 갖고 선수들과 함께 전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안익수 감독 부임 2년차를 맞는 FC서울은 비장하게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그렇다면 안익수 감독이 말하는 명문 구단의 기준은 무엇일까. 성적(결과)과 재미(과정) 중 어떤 것에 주안점을 둘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서울 다운 열정으로 감동을 주는 경기와 스토리를 연출해 사회 전반에 건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우리가 가야할 길"이라며 "그걸 바라보고 가다보면 그 안에서 소기의 목적도 달성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지난 시즌 강등권까지 몰렸던 FC서울은 안익수 감독 부임 후 경기력에 반전을 일으켰다. 파이널라운드 포함 마지막 10경기에서 6승 3무 1패를 거두면서 쉽게 패하지 않는 팀으로 변모, 파이널B에서 가장 높은 7위로 마쳤다.

앞서 다수의 스타플레이어를 보유했음에도 성적이 나오지 않자 정신력이 해이하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훈련 강도가 세고, 카리스마를 갖춘 지도자로 통하는 안 감독이 지휘봉을 잡는다는 소식에 축구계가 기대를 모았다. 선수들 역시 소문으로 듣거나 경험으로 체득한 게 있어 안 감독 부임 소식에 긴장했다고 한다.

훈련량을 늘려 선수들의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25일까지 진행할 2차 전지훈련의 목표 역시 선수들을 체력적으로 단단하게 만드는 일. 육체적 고통이 동반되지만 장기 레이스에서 팀의 근간이 될 체력을 기르고 있는 셈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부주장 양한빈과 나상호는 강도 높은 훈련에 혀를 내두르면서도 안 감독에 대한 굳은 신뢰를 감추지 않았다. 

양한빈은 "2014년 처음 왔을 때 서울은 항상 정상에 있어야 하는, 한국 최고의 선수들이 모여있는 팀이었다. 하지만 그 이후 성적도 떨어지고 팬들 기대에 못 미치는 시즌도 많았다. 이제 안 감독님께서 오신 뒤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감독님이 부임한 뒤 보여준 좋았던 모습을 처음부터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FC서울 부주장 양한빈은 안익수 감독에 대한 무한 신뢰를 나타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FC서울 나상호 역시 안 감독 부임 후 스스로 발전하고 있음을 느낀다고 밝혔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양한빈은 "성남FC에서 감독님과 함께 생활한 적이 있다. 감독님이 서울로 오시고 느낀 건 감독님이 그간 공부도 많이 하시고, 이미지도 훨씬 부드러워지셨다는 점이다. 훈련장에서 열정을 다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믿음이 더 커졌다. 감독님이 오신 건 구단 입장에선 최고의 선택 아니었나 싶다"고 강조했다.

양한빈은 최근 구단 공식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안 감독에 대한 깊은 신뢰를 여러차례 나타내 팬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날도 씩씩한 목소리로 안 감독 체제에 만족감을 감추지 않았다.

나상호 역시 "처음에 감독님께서 오신다고 들었을 때는 무섭기도 했다. 들리는 소문에 엄격한 분이고, 훈련도 혹독하게 한다고 들었다. 하지만 겪어보니 혹독한 훈련 속에 얻는 게 많아 내가 발전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선수 입장에선 정말 좋은 감독님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기성용, 고요한, 지동원 등 베테랑 멤버 다수가 2차 전지훈련까지 배제된 채 개인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3차부터 본격적으로 합류해 전술적인 합을 맞출 계획이다. 주축 선수들이 이렇게 느지막히 전훈에 참가하는 건 이례적이다. 더구나 올 시즌 K리그는 11월 열리는 월드컵 여파로 2월 중순께 개막하니 시간이 부족한 상황이다.

안익수 감독은 신뢰를 강조했다. "지난 시즌 막판 함께하면서 베테랑 선수들을 크게 신뢰하고 있다. 시즌 막판 보여준 헌신과 책임감, 후배들과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있어 지도자로서 편안함을 느꼈다. 앞으로 긴 여정을 가는데 더 많은 노고를 해야하는 선수들인 만큼 배려해주고 있다"며 "3차부터 함께하는데 이 선수들을 중심으로 우리다운 축구를 보여줄 것"이라고 예고했다.

지난 시즌 위기를 극복하면서 한층 단단해진 FC서울은 이제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겠다고 천명했다. 후반기 상승세를 이어 1000만 시민을 대표하는 구단 입지를 되찾을 수 있을까. '안익수호'는 심신 양면에서 더 강인해진 인상을 풍긴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