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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 이방원' 방송 재개, KBS 무엇이 달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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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 이방원' 방송 재개, KBS 무엇이 달라지나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2.02.10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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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촬영 도중 강제로 쓰러뜨린 말이 죽으면서 동물 학대 논란에 휩싸인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이 방영 재개를 결정했다. KBS는 방송제작 가이드라인에 동물 출연 조항을 신설하며 쇄신을 약속했다.

9일 KBS에 따르면 태종 이방원은 26일 오후 13회를 시작으로 방송을 재개한다. KBS는 "12~13일은 방송이 없다. 19일 그동안 방송분을 정리한 스페셜을 편성한다"며 "20일은 베이징 동계올림픽 폐막식 중계로 결방한다"고 알렸다.

 

[사진=KBS 제공]
[사진=KBS 제공]

지난달 1일 방송한 태종 이방원 7회에서는 '이성계'(김영철)가 말을 타고 가다가 낙마하는 장면이 나왔다. 이를 두고 동물자유연대는 촬영 당시 제작진이 말 다리에 와이어를 묶어 강제로 넘어뜨렸고, 말이 큰 무리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KBS는 방영을 중단하고 사과하면서 말이 일주일쯤 뒤 사망했다고 밝혔다.

동물자유연대는 KBS 등을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상태다. KBS는 두 차례 사과하고 홈페이지에서 태종 이방원 7회 다시보기 서비스도 중단했다.

KBS는 이날 발표한 세 번째 사과문을 통해 촬영 중 사고에 거듭 사과하며 "다시는 이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생명 윤리와 동물 복지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출연 동물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제작 가이드라인 조항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자유연대, 한국동물보호연합 등이 자문한 가이드라인 기본 원칙에는 동물이 신체적으로 위험에 처하거나 정서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는 연기 장면을 연출할 경우 최대한 컴퓨터그래픽(CG) 작업을 통해 구현하고, 동물 실제 연기 장면은 최소화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살아있는 동물에게 인위적으로 상해를 입히거나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거나, 산 채로 먹는 장면을 연출하지 않는다는 원칙도 포함됐다.

동물이 연기할 경우 충분한 시뮬레이션을 진행해야 하며, 임신 중이거나 수유 중인 동물이나 4개월령 미만의 어린 동물은 스트레스에 취약한 점을 고려해 가급적 촬영에서 배제해야 한다. 동물 책임자를 현장에 상주시켜야 하며, 드라마의 경우 위험 요소가 예상되는 촬영 때는 반드시 수의사가 상주하도록 해야 한다.

가이드라인에는 또한 △집고양이 △개 △조류 △어류 △말과 축산 동물 △파충류 △양서류 △곤충과 거미류 △영장류 △야생동물 등 10개 종별로 주의해야 할 사항을 명시했다.

 

한국동물보호연합 등 동물보호단체가 지난달 21일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태종 이방원' 드라마 동물학대 규탄 기자회견을 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동물보호연합 등 동물보호단체가 지난달 21일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태종 이방원' 드라마 동물학대 규탄 기자회견을 했다. [사진=연합뉴스]

 

KBS는 "오늘 발표하는 제작가이드라인을 제작 현장에서 철저히 준수할 것이며, 정부 및 관련 동물보호 단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영상산업 전반에서 동물 복지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동물을 안전하게 촬영하는 제작환경이 마련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태종 이방원' 관련해서는 "출연 배우와 스태프 및 동물의 안전한 촬영을 최우선으로 할 수 있도록 제작시스템을 재정비하고 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시청자 여러분께 더욱 사랑받는 명품 정통사극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동물보호연합은 이날 "동물단체에서 제안한 내용들이 많이 반영되었지만, 반영되지 못한 부분도 많다"며 "추후 가이드라인 개정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보충해나가도록 해야겠다. 그리고 타 방송국에도 동물관련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2일부터 결방 중인 '태종 이방원'은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끝난 뒤 오는 26일부터 정상적으로 방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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