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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테 감독 자진사임? '솔직' 화법 여전하네 [EP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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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테 감독 자진사임? '솔직' 화법 여전하네 [EPL]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2.02.25 1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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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안토니오 콘테(53) 토트넘 홋스퍼 감독이 사임을 암시했다. 최근 리그 5경기에서 4패를 당한 충격에 전의를 상실한 듯 허탈한 심경을 솔직하게 고백했다.

토트넘은 24일(한국시간) 영국 번리 터프 무어에서 열린 2021~202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번리와 13라운드 순연경기에서 0-1로 졌다.

선두 맨체스터 시티(맨시티)를 3-2로 물리친 지 나흘 만에 19위 번리에 0-1로 덜미를 잡혔다. 어렵게 따낸 승점 3을 강등권 팀에 헌납했으니 뼈아플 수밖에 없다. 승리했다면 7위까지 올라설 수 있었지만 8위를 지키게 됐다. 맨시티전 2도움을 기록하며 BBC 선정 라운드 베스트일레븐에 든 손흥민도 이날 침묵했다. 슛 하나 없이 물러났다.

콘테 감독은 경기가 끝나고 공식 기자회견에서 답답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콘테 감독은 번리전 패배 후 실망감을 토로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폭스스포츠 등 매체에 따르면 그는 "내 책임을 지고 싶다. 토트넘을 돕고 싶기 때문에 (구단의) 모든 결정에 열려 있다. 나는 솔직한 사람이라 계속 이런 식으로 일하면서 급여를 받을 수는 없다. 구단도 나도 선수, 팬 어느 누구도 이런 상황에 처할 이유가 없지만 이게 현실"이라며 실망감을 나타냈다.

"토트넘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왔지만, 아마도 지금 이 순간 나는 이 상황을 개선하기 적합한 인물이 아닐 수도 있다. 현재 상황을 진단하고 평가할 순간인 것 같다"며 "상황을 변화시키기 위해 모든 것을 시도하고 있지만 상황은 변하지 않고 있다. 내가 잘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누군가는 4위 경쟁을 논하지만 최근 5경기만 보면 우리는 강등권 싸움을 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콘테 감독은 지난해 누누 산투 전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경질되자 전격 토트넘 지휘봉을 잡았다. 지난 시즌 인터밀란을 이끌고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유벤투스의 독주를 저지하며 우승한 그는 과거 EPL에서도 첼시를 정상에 올린 바 있어 기대를 모았다. 부임 초 무패를 달리며 순항했지만 1월 들어 원하는 수준의 영입이 이뤄지지 않았고, 최근 극도의 부진에 빠졌다.

현지에선 콘테 감독이 번리전 패배 후 구단과 대화를 나눌 것이라 관측하고 있다. 사퇴가 예견되는 상황에서 에르네스토 발베르데 전 바르셀로나 감독 등 차기 사령탑 후보군도 등장했다.

[사진=연합뉴스]
콘테 감독이 구단 수뇌부와 선수들에게 자극을 주기 위한 인터뷰라는 분석도 따른다. [사진=EPA연합뉴스]

콘테 감독은 사실 부임 초기부터 토트넘을 맡는 일이 자신의 커리어에 있어 도전과 같은 일이라고 강조해왔다. 지난해 12월 리버풀과 2-2로 비긴 뒤 실망감을 전했고, 1월 이적시장 영입 행보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첼시에 지자 "상위권과 격차가 크다"고 진단했다. 2월 울버햄튼에 진 뒤에도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했다.

콘테 감독은 인터밀란에서 정상에 선 지난 시즌에도 내내 불평 불만을 입에 달고 다녔던 인물이다. 콘테 감독은 2019~2020시즌 유벤투스에 승점 1 뒤진 2위로 아쉽게 우승을 놓쳤다. 당시에도 "우린 구단으로부터 거의 보호받지 못했다. 경기장 내외 모든 면에서 성장해야 하며 빅클럽은 선수들을 더 보호해야 한다. 나와 선수단은 이뤄낸 것들을 인정받지 못했다"며 "시즌이 끝나면 모든 것을 논의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단을 향해 공개적으로 자신이 바라는 바를 요구하고, 불평을 감추지 않고 드러내는 게 콘테 감독 스타일이다. 그는 토트넘과 2023년까지 계약했는데, 이제 부임 후 4개월이 지났다. 며칠 전 스카이스포츠 이탈리아판과 인터뷰에선 토트넘에서의 비전에 대해 이야기했던 콘테 감독이 이적시장 부족했던 지원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고, 선수들에게 자극을 주기 위한 인터뷰라는 분석도 나온다.

충격요법이었다면 효과가 있는 듯하다. 영국 토크스포츠는 "토트넘 선수들은 콘테 감독의 번리전 패배 이후 충격 인터뷰에서 오히려 힘을 얻고 하나로 뭉쳤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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