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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석희 합류, 최민정 김아랑과 불편한 동거 시작 [쇼트트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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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석희 합류, 최민정 김아랑과 불편한 동거 시작 [쇼트트랙]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3.02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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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함께 호흡한 동료를 향한 험담, 고의 밀치기 의혹까지. 쇼트트랙에서 태극마크를 반납하고 올림픽 출전 꿈을 접어야 했던 심석희(25·서울시청)가 대표팀에 돌아온다. 오랫동안 한솥밥을 먹었던 동료들과 불편한 동거 생활이 시작된다.

심석희는 2일 충청북도 진천선수촌에 복귀한다. 지난해 10월 각종 논란 속 동료들과 분리 조치된 뒤 5개월 가량만이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2개월 대표팀 자격 정지를 당했던 심석희는 지난달 21일 징계를 마치고 선수촌 복귀 의사를 밝혔다.

대표팀에서 다시 한솥밥을 먹게 된 김아랑(왼쪽부터), 심석희, 최민정. [사진=연합뉴스]

 

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2연패를 달성한 최민정(24·성남시청)과 관계가 가장 주목을 끈다. 둘은 4년 평창 대회 때 쌍두마차로 활약하며 3000m 여자 계주에서 금메달을 합작했다. 선의의 경쟁 상대였다.

최민정은 ‘여제’로 등극했고 심석희는 과거부터 대표팀 전 코치로부터 상습적인 (성)폭행 피해를 받았던 것을 공개하면서도 꾸준히 성적을 내 국민들의 많은 격려와 지지를 받았다.

지난해 10월 이후 많은 변화가 일었다. 심석희와 전 대표팀 코치 A가 평창 올림픽 때 주고 받은 메시지가 공개된 것. 대화 내용엔 김아랑(27·고양시청)과 이유빈(21·연세대) 등을 향한 원색적인 비난은 물론이고 팀 내 라이벌이었던 최민정을 향한 노골적인 적대감도 나타나 있었다.

최민정이 이길 바에는 중국 선수가 이기는 것이 낫고 다른 선수들이 반칙으로 최민정을 탈락시켜주기를 바랐다. 나아가 자신이 이기지 못할 것 같으면 최민정을 넘어뜨리겠다는 식의 대화도 오고 갔다.

실제로 심석희는 평창 대회 여자 1000m 결승에서 추월하려는 최민정을 밀쳐냈다. 심석희는 실격을 당했고 최민정은 넘어지며 메달권 밖으로 밀려났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동료들을 헐뜯고 팀 분위기를 저해시킨 심석희에게 잘못을 물었다. 사실상 올림픽 출전을 불허하는 2개월 대표 자격 정지 징계를 내렸다. 다만 고의 밀치기에 대해서는 확실한 혐의를 찾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에서 심석희(왼쪽)에게 밀려 넘어진 최민정.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최민정과 김아랑 등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 최민정은 소속사를 통해 고의 충돌 의혹을 명확하게 밝혀달라고 호소했다. 심석희는 당시 또 다른 대표팀 코치로부터 심각한 학대를 받아 정서상으로 불안정했다는 이유로 메시지 내용이 우발적인 감정 표현이었다고 해명했지만 큰 공감을 사지는 못했다.

최민정은 심석희가 끊임없이 연락을 시도하고 있고 이런 행동 자체가 고통스럽다고 힘겨워했다. 이에 빙상연맹은 선수 보호 차원에서 심석희를 대표팀에서 제외했다.

대표팀은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도 올림픽을 잘 준비했고 특히 최민정은 개인 종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김아랑, 이유빈 등과 함께 계주에서도 은메달을 수확했다.

올림픽 이후 결국 원점으로 돌아왔다. 심석희가 대표팀 복귀 의사를 나타냈고 그동안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최민정 또한 소속사 올댓스포츠를 통해 합류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다음달 18일부터 20일까지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리는 국제빙상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을 위해서다.

김아랑 또한 복귀한다. 무릎 상태가 좋지 않은 탓에 재활운동을 한 뒤 동료들보다 뒤늦게 합류할 예정이지만 세계선수권 출전엔 큰 문제가 없을 전망.

대표팀 선수들은 진천선수촌에서 합숙 훈련을 하다가 함께 현지로 출국할 계획이다. 최소 일주일 가까이 호흡해야 하는 상황. 개인전에 있어서도 합동 훈련을 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특히 함께 호흡을 맞춰야하는 계주 종목이 관심사다. 최민정과 심석희의 계주 출전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다른 선수들과도 불편한 심석희를 배제하는 것도 하나의 가능성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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