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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다시 만난 김영권-김민재 조합, 같은 장소 다른 결과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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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다시 만난 김영권-김민재 조합, 같은 장소 다른 결과 [SQ초점]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2.03.24 22: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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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스포츠Q(큐) 글 김의겸·사진 손힘찬 기자] 장소는 같았지만 결과도 분위기도 달랐다. 김영권(32·울산 현대)과 김민재(26·페네르바체)는 5년 만에 다시 서울에서 이란을 상대했다. 지난 4년간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붙박이 센터백 조합을 이룬 그들은 이번엔 다른 결과를 만들고 환하게 웃었다.

한국은 2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9차전 홈경기에서 2-0으로 이겼다.

김영권과 김민재는 아시아 최강을 자부하는 이란 공격진을 꽁꽁 묶은 것은 물론 공격에도 일조하며 완승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김영권은 후반 18분 공격에 가담해 팀 두 번째 골을 넣었고, 김민재가 후반 중반 교체돼 나올 때 팬들은 육성응원 금지 요청에도 불구하고 기립해 그의 이름 석자를 뜨겁게 외쳤다.

김영권(등번호 19)은 5년 전과 같은 장소에서 다른 결과를 만들어냈다.

지난 2017년 9월 이란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맞대결에서 한국은 0-0으로 비겼다. 앞선 원정경기에선 유효슛 하나 없이 물러났고, 이날도 득점에 실패했다. 조별리그 성적이 시원찮았던 한국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을 해임하고 신태용 감독을 소방수로 앉힌 상태였다.

이란전은 신태용 감독 데뷔전이었다. 프로 구단과 연령별 대표팀에서 줄곧 좋은 성과를 냈던 신 감독이지만 갑작스럽게 지휘봉을 잡게 돼 준비시간이 부족했고, 이란이란 만만찮은 상대를 만나 부담이 가중됐다.

6만 관중 응원을 등에 업고 승리를 노렸지만 0-0으로 비기면서 월드컵 본선행 확정을 마지막 10차전으로 미뤄야만 했다.

김영권은 당시 경기 후 인터뷰에서 "관중 함성으로 의사소통에 어려운 점이 있었다"고 밝혔는데, 의미가 다르게 전달되면서 '결과를 팬들 탓으로 돌리는 것 아니냐'는 강도 높은 비판을 받아야 했다. 이후 심적으로 흔들렸던 그는 김민재 등이 부상으로 빠지자 최종명단에 겨우 이름을 올렸고, 본선에선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며 마음고생을 털어냈다.

5년 전 A매치에 데뷔한 김민재는 이제 수비진 대들보가 됐다.

프로에 데뷔하자마자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준 김민재는 5년 전 이란을 상대로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우월한 체격조건을 앞세워 제공권과 발밑, 수비센스 등 모든 면에서 좋은 기량을 펼치면서 차세대 중앙 수비수의 탄생을 알렸다.

그로부터 5년이 흘렀고, 그동안 김영권과 김민재의 위상은 달라졌다. 대표팀 부동의 부주장 김영권은 이날도 특유의 왼발 킥 능력으로 빌드업을 도왔고, 골을 넣은 뒤에는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 독일전 결승골 때와 같은 세리머니를 펼쳤다.

김민재는 그 사이 아시아를 대표하는 수비수로 성장했다. 러시아 월드컵 앞두고 큰 부상을 당해 본선에 가지 못했던 그는 이후 K리그(프로축구), 중국 슈퍼리그(CSL)를 씹어먹고 유럽에 진출했다. 그 사이 관록까지 더한 그는 이제 유럽 빅리그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날도 이란 공격수들을 맞아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를 뽐냈고, 박수 갈채 속에 피치를 빠져나올 수 있었다.

두 센터백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수비를 구축한 한구은 이번 대회 9경기에서 단 2골만 내주며 조 1위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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