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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링 팀킴 새 역사 '전성기, 다시 지금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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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링 팀킴 새 역사 '전성기, 다시 지금부터'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2.03.29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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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여자컬링 국가대표팀 '팀 킴'이 다시 한국 컬링 역사를 새로 썼다. 세계선수권대회 은메달로 동계올림픽 4강 진출 실패 아쉬움을 날렸다. 지난 4년간 마음고생을 어느 정도 보상받는 성과이기도 하다.

팀 킴은 28일(한국시간) 캐나다 프린스 조지에서 열린 2022 여자 컬링 세계선수권 결승에서 스위스에 6-7 석패해 준우승했다.

비록 결승에서 졌지만 한국 컬링 사상 이 대회 최고성적을 냈다. 올림픽 다음으로 권위 있는 세계선수권에서 한국이 결승에 오른 건 남녀 4인조와 혼성(믹스더블) 2인조 종목을 통틀어 최초다.

국내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영미' 신드롬을 일으키고, 은메달까지 목에 걸며 스타덤에 오른 팀 킴이지만 이후 4년간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한국 컬링 새 역사를 써내기까지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사진=AP/연합뉴스]
'팀 킴'이 여자 컬링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영미, 김초희, 김은정, 김선영, 임명섭 코치, 김경애. [사진=AP/연합뉴스]

2018년 11월 팀 킴은 기자회견을 열고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회장 직무대행과 그의 딸 김민정 전 경북체육회 여자컬링 감독, 사위 장반석 전 경북체육회 믹스더블 감독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충격적인 고백에 문화체육관광부와 경상북도, 대한체육회가 합동 특별감사를 실시했고, 이듬해 2월 선수들이 제기한 인권 침해 내용 대부분이 사실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팀 킴이 피해를 받은 내용이 세상에 알려졌지만, 이후에도 팀 킴은 한동안 제대로 된 활동을 하지 못했다. 코리아컬링리그가 생길 만큼 컬링 인기는 이전과 비교해 올라갔지만, 정작 팀 킴은 제대로 훈련하지도, 국제대회에 출전하지도 못했다. 설상가상 주장인 스킵 김은정마저 출산으로 팀을 이탈하면서 결국 태극마크도 2년간 다른 팀에 내줘야 했다.

팀 킴은 2020년 11월 다시 태극마크를 달면서 재기에 나섰다. 출산 후 돌아온 김은정을 중심으로 서드 김경애, 세컨드 김초희, 리드 김선영, 후보 김영미 등 평창 멤버가 다시 모여 합을 맞췄다. 경북체육회를 떠나 잠시 무소속으로 지내던 그들은 강릉시청에 입단한 뒤 안정을 되찾았다. 동계올림픽 컬링 경기가 열렸던 컬링센터가 자리한 강릉에서 재도약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 2018년 10월 지도단으로부터 받은 부당대우 사실을 폭로했던 팀킴. 팀킴과 임명섭 코치 등 지도자들은 1년 8개월이 지났지만 제대로 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지난 2018년 10월 지도단으로부터 받은 부당대우 사실을 폭로했던 팀 킴. [사진=스포츠Q(큐) DB]
팀킴이 경북체육회를 떠나 강릉시청에 둥지를 틀었다. [사진=연합뉴스]
팀 킴은 이후 경북체육회를 떠나 강릉시청에 새 둥지를 틀었다. [사진=연합뉴스]

소속팀의 체계적인 지원 속에 지난해 세계선수권을 준비했지만 시간이 부족했던 탓에 원하는 결과를 내진 못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티켓이 걸린 대회에 참가한 14개 팀 중 7위(7승 6패)에 머물며 올림픽 직행에 실패했다.

그해 7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나설 국가대표를 선발하는 자리에서 태극마크를 유지한 팀 킴은 12월 남은 올림픽 티켓 3장이 걸린 올림픽 자격대회에 나섰다.

예선을 2위(6승 2패)로 통과한 팀 킴은 본선 1경기에서 숙적 일본에 패해 벼랑 끝에 몰렸다. 패하면 올림픽 출전이 좌절되는 라트비아와 본선 2경기에서 승리하며 2연속 올림픽 진출을 확정했다.

그렇게 어렵게 출전한 올림픽이었건만 팀 킴은 조별리그에서 4승 5패로 4강 진출에 실패했다. 1승만 더 거뒀으면 올림픽 2연속 메달 획득도 가능했던 만큼 아쉬움이 짙게 남았다.

[사진=AP/연합뉴스]
팀 킴은 세계선수권대회 은메달로 올림픽 4강 진출 실패 아쉬움을 달랬다. [사진=AP/연합뉴스]
[사진=AP/연합뉴스]
평창 동계올림픽 영광 이후 세계선수권에서 활짝 웃기 까지 4년이 걸렸다. [사진=AP/연합뉴스]

그렇게 올림픽이 끝나고 한숨 돌린 팀 킴은 한 달 만에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일을 냈다. 꾸준히 경기감각을 끌어올린 덕에 잃어버린 평창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었다.

예선 6연승을 달리다 유럽의 강호 덴마크와 스웨덴, 스위스에 3연패를 당하며 위기에 빠졌지만 홈팀 캐나다와 10차전에서 연장 승부 끝에 승리하며 반등했다. 이어 2승을 더 보태 2위(9승 3패)로 4강에 올랐다. 준결승에서 캐나다를 다시 만난 팀 킴은 9엔드에서 승부를 뒤집은 뒤 마지막 10엔드에서 2점을 스틸하면서 한국 컬링 사상 처음 세계선수권 결승에 진출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준우승 확정 후 김은정은 "경기 초반 스위스에 3점을 주며 끌려갔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박빙의 승부를 한 것이 자랑스럽다"며 "한국 컬링이 결승에 올라갔다는 것, 세계 무대에서 이런 경기를 할 수 있었던 것 자체가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나머지 선수들도 SBS를 통해 "(베이징 동계올림픽 결과가) 속상하기도 하고 아쉬웠는데, 세계선수권에서 또 다른 가능성을 한 번 더 본 것 같다"며 "포디움 올라갔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너무 행복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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