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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JOB아먹기(74) 강성주] 축구 해설위원 "부딪치세요, 두드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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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JOB아먹기(74) 강성주] 축구 해설위원 "부딪치세요, 두드리세요"
  • 스포츠잡알리오
  • 승인 2022.04.0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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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기우 객원기자] 스포츠를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단연 현장 관람이다. 그러나 매 경기 스타디움을 찾을 수는 없다. 심지어 지난 2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대부분 경기가 무관중으로 치러졌다. 그러면서 안 그래도 중요했던 중계방송의 역할이 커졌다. 마니아층의 팬들은 경기가 있을 때 어느 방송사가 중계하는지, 누가 해설하는지를 꼼꼼하게 체크할 정도다. 

방송사들도 이를 인지하고 있다. 그런데 좋은 해설을 찾는 게 결코 쉽지 않다. 선수 시절 명성이 높다고 언변, 분석능력과 비례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호기롭게 해설위원에 도전하지만 적응하지 못하고 그만 둔 사례가 꽤 있다. 뉴미디어의 발달로 시청자들의 눈높이가 한층 높아졌고 이를 충족시켜야 하는 직업, 종목에 대한 전문성은 기본으로 갖춘 데다 센스까지 겸비해야 살아남는 직업이 해설위원이다. 

스포츠산업 채용서비스 스포츠잡알리오(스잡알) 미디어스터디팀 스미스가 최근 안정적인 해설로 팬들의 지지를 받고있는 강성주 IB스포츠 해설위원을 만났다. 축구선수, 스포츠에이전트 등 여러 산업 경험을 목소리로 전달하는 K리그 중계 3년차다. 최근에는 중계뿐 아니라 팟캐스트, 유튜브 등 다양한 채널로 팬들과 소통하고 있는 축구계 멀티플레이어의 인터뷰다. 

IB스포츠 강성주 축구 해설위원(오른쪽). [사진=FA photos제공]
강성주 해설위원(오른쪽).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IB스포츠 해설위원 강성주입니다. 반갑습니다.”

- 근황이 궁금합니다.

“매 주말, 매 라운드마다 현장을 다니면서 K리그 중계방송을 합니다. K3, K4리그 관련 일도 하고 있습니다. 떼려야 뗄 수 없는 축구 현장에 늘 함께하고 있습니다.”

- 어떤 계기로 축구 해설위원이 되셨나요?

“일단 축구계에 진입한 계기는 에이전트였어요. 어린 나이에 활동했는데 무엇을 하면 에이전트 일을 더 잘할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에이전트와 시너지를 낼만한 일을 찾았죠. 그게 해설가였어요. 현장에 있으면서 조금 더 선수들과 감독, 프런트에게 친근감 있게 다가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근데 해설위원이 되기 위한 방법을 몰랐습니다. 찾아보니 2012년 체육인재육성재단에서 은퇴선수 재사회화 일원으로 스포츠해설가 양성 과정을 운영하더라고요. '들어가야겠다' 다짐했고 합격해 교육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교육을 받는다고 다 해설가가 될 수 있는 건 아니었어요. K3, K4리그 해설진에 합류하게 되었고 차근차근 하부리그부터 해설을 하면서 지금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단번에 기회가 찾아오지는 않았어요. 철저히 계획을 세우고 기회를 노렸는데 운이 따랐다고 생각합니다."

- 해설위원에게 필요한 역량은 무엇입니까?

“당연히 축구를 좋아해야 하죠. 축구를 단순히 보는 걸 넘어 전술적으로 볼 수 있어야 합니다. 기록과 데이터에 대한 기억력도 필요해요. 최근에는 방송 능력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방송을 잘하느냐가 축구에 대한 지식만큼 중요합니다. 최근 시청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졌습니다. 좋은 목소리와 발성으로 캐스터와 같이 방송을 끌고 갈 수 있어야 합니다."

- 어떤 해설이 좋은 걸까요?

“제가 정의 내리기 어려워요. 워낙 좋은 선배님들이 많으시고 임형철 위원 같은 훌륭한 동생들도 있습니다. 좋은 해설위원이라 함은 결국 시청자분들이 평가하는 거 같아요. 저 역시 최선을 다해 해설하고 있지만, 좋아해주는 분도 계시고 탐탁지 않아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결국에는 시청자분들이 좋아해 주는 분이 좋은 해설위원인 것 같아요. 또한 방송을 만드는 PD, 함께하는 캐스터가 편하게 생각하는 해설위원이 좋은 해설위원이라 생각합니다.”

중계방송 전, 성남FC 김남일 감독과. [사진=FA photos 제공]
중계방송 전, 성남FC 김남일 감독과.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정말 어려운 직업 같습니다.

“대중 앞에 서는 직업입니다. 연예인은 아니지만 스포츠팬들 앞에서 축구 경기를 90분 동안 목소리로 전해야 해요. 지난 2년간 코로나 팬데믹 속 무관중 경기가 치러지다 보니 축구팬들이 목소리를 통해 경기를 즐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에 더 책임감을 가지고 철저히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해설위원 강성주의 장점과 매력은?

“긍정적인 해설을 하려 노력합니다. 선수들이 실수를 하더라도 질타하기보단 이러한 의도를 갖고 시도한 거라는 식으로 선수 입장에서 말하려 노력해요. 또한 즐거운 해설을 하려 합니다. 따라서 오디오를 많이 채우는 편입니다. 어떻게 보면 말이 많아서 싫어하시는 분들도 계실 텐데 이걸 좋아해 주시는 분도 계십니다.

제가 가진 K리그의 정보와 데이터를 더 많이 전하고 싶어요. 감사하게도 IB스포츠 김태우 캐스터께서 다 받아주시고 도와주셔서 재밌게 방송하고 있습니다. 많은 축구팬들께서 응원해 주시고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 에이전트를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는 선수로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축구를 그만두고 선택할 수 있는 길도 많지 않았어요. 그런데 에이전트라는 직업이 흥미로워 보였고 선수 시절 해외 경험이 있으니 '내가 하면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때도 해설자와 마찬가지로 길이 없었어요. 그래서 그냥 무작정 에이전트 회사 사장님을 찾아가 ‘월급 안 받아도 좋으니 일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고 일을 배우게 됐습니다.”

- 가장 기억에 남는 계약 에피소드 있나요?

"최근 엄청난 금액의 이적들이 발생하고 있는데 이 당시에 성사됐다면 최고 이적료였을 계약이 있습니다. 데얀이 FC서울에서 광저우 푸리로 가는 건입니다. 오퍼를 받아 이를 진행하고 있었는데 사무실에 불이 났습니다. 불이 나서 서류가 다 타고 난리도 아니었죠. 불이 나면 잘 된다는 얘기가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결국 이적이 성사되지 않았습니다.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뛰었던 산토스의 중국 우한 줘얼FC 이적도 떠오릅니다. 협상 과정에서 8번 부러졌어요. 이 이적은 무조건 잘 됐어야 했습니다. 사장님이 힘든 상황이라 제가 중국 구단 실무자와 영어로 이야기하며 실무를 진행했습니다. 쉽지 않았는데 결국에는 해냈죠. 이게 제가 직접 실무를 진행해 성사시킨 첫 건입니다. 그런데 이적이 성사됐다 하더라도 에이전트 수수료를 받아야 안심할 수 있었습니다. 중국 구단과 이에 대해 서류로 공문화하자고 이야기했더니 단장님이 중국으로 들어오면 현금으로 준다고 하신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일단 갔더니 진짜 현금 달러로 주셨습니다. 근데 딱 5분 좋았어요. 이거 갖고 어떻게 입국하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국 구단 측 관계자와 회식을 했는데 술에 취할 수가 없었죠.”

중계방송 전, 한승규, 이영재 선수와. [사진=FA photos 제공]
경기장에서 선수들과.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지금도 에이전트로 활동하고 있나요?

“지금은 관리하는 선수가 많지 않습니다. 방송에 매진하다 보니 선수 관리에 소홀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최근 선수 관리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법무법인 지혁과 손을 잡았습니다. 법적인 문제에 전문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손수호 변호사님이 먼저 손을 내밀어 주셨고 올 시즌에는 좀 더 활동 반경을 넓히려 준비했습니다.”

- K3, K4리그 관련해서는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대한축구협회(KFA)는 제가 K3, K4리그 중계를 꾸준히 해온 것을 알고 있습니다. 더불어 K3, K4리그 홍보를 하고자 했습니다. 협회 측에서 이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알고 제가 제안했습니다. 전담팀이 생기기 전 축구협회 직원들과 이런 이야기를 했었어요. ‘펭수도 있는데, 우리는 백호라는 마스코트가 있지 않나. 백호 사용권을 줘라. 내가 백호 데리고 다니면서 콘텐츠를 만들겠다’ 농담 식으로 이야기했고 직원들과 으쌰으쌰해서 채널을 만들었습니다. 2019년 FA컵에서 화성FC 성적이 좋아 뿌듯했는데 한편으로는 참담했습니다. 우리끼리는 영상의 퀄리티도 좋고 재밌다고 생각하는데 구독자, 조회수 등 수치가 가슴이 아팠습니다. 리그 특성상 알려지는 데 한계가 있었죠.

이를 해결해 주신 분이 이스타TV의 이주헌 대표입니다. 조회수, 구독자 등 현실적인 벽에 부딪칠 때, 형에게 연락을 드렸더니 '한국 축구에 도움 되는 일이니 흔쾌히 도와주겠다' 하셨습니다. 이스타TV에서 홍보를 한 번 해주니 수익 창출조건인 구독자 1000명과 시청시간 4000시간을 바로 돌파했습니다. 굉장히 감사했어요. 그 해 FA컵 결승 홍보 영상도 이주헌 대표와 함께 촬영했는데 지금도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너무 재밌게 찍었고 영상도 잘 나왔습니다. 제가 부탁하니 출연료도 없는데 한국 축구 발전과 홍보를 위해 참여해 준 것이 너무 감사합니다.”

이스타TV 이주헌 대표와 함께한 2019 KEB하나은행 FA컵 결승전 홍보 영상. [사진=유튜브 'KFATV' 캡처]
이스타TV 이주헌 대표(왼쪽)와 함께한 2019 KEB하나은행 FA컵 결승전 홍보 영상. [사진=유튜브 KFA TV 캡처]

- 어떤 해설위원으로 기억되고 싶은가요?

“항상 축구에 진심인 해설가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매 라운드 현장에 나가다 보니 제가 준비가 덜 된 경기는 스스로 부족한 것을 느껴요. 이런 경기는 끝나면 찝찝합니다. 축구 팬분들도 아실 겁니다. 매 경기 다 100%로 하고 싶지만 솔직히 그렇지 못할 때가 있어요. 그럴 때도 진심이고 싶습니다. 솔직하게 준비를 못한 거면 못한 대로, 그냥 매 경기 진심으로 하고 싶어요.

지난 K리그1 6라운드 서울-제주 전이 힘들었습니다. 여러 이슈가 있었어요. 서울은 코로나 확진자 발생으로 100% 전력이 아니고 제주는 상승세였습니다. 제주가 잘하면 칭찬해야 하는데 마음껏 하기에 부담스러웠어요. 서울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 조금만 잘해도 칭찬을 해야 하는데 계속 하기에는 너무 위로하는 느낌이 들 것 같더군요. 말이 꼬이고 정말 어려웠습니다. 사람이기 때문에 감정에 치우치는 경기가 있는데 그걸 너무 억누르기보단 그냥 진심으로 하고 싶습니다. 이 점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 축구계 종사를 꿈꾸는 분들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

"무엇인가를 계획하고 꿈꾸고 계신다면 부딪쳤으면 좋겠습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제가 대단해서 이 자리에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축구선수를 꿈꾸다 실패했어요. 철저히 계획했다고 하지만 대단한 걸 한 게 아닙니다. 제가 하고 싶은 것을 계속 검색했고 제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계속 두드렸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기회가 왔고, 그 기회를 잡기 위해 매달렸습니다. 조건 따지지 말고 부딪치고 매달리다 보면 원하는 곳에 가게 되실 겁니다. K3, K4리그 슬로건이 ‘도전을 향한 열정, 미래를 향한 의지’입니다. 이 문장을 마음에 새기면 여러분들도 꿈을 이루실 거라 생각합니다.”

*감수, 편집국 통합 뉴스룸 팀장 민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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