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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철 감독과 함께한 3년, 한국전력의 도약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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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철 감독과 함께한 3년, 한국전력의 도약 [SQ초점]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2.04.04 23: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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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장병철(46) 감독과 함께한 수원 한국전력의 3년 여정이 마무리됐다. 매 시즌 순위를 끌어올렸고, 임기 마지막 시즌에는 팀을 봄 배구 무대에 올렸다. 베테랑들을 적극 영입해 패배의식에 젖어있던 팀 분위기를 바꿨다. 이제 한국전력은 어떤 팀과 맞붙어도 쉽게 지지 않는 만만찮은 전력을 갖추게 됐다.

한국전력은 3일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프로배구 도드람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PO) 단판승부 원정경기에서 세트스코어 1-3으로 졌다.

정규리그 4위로 준PO에 올랐다. 20승 16패(승점 56)를 거뒀으니 2위 KB손해보험(19승 17패)보다도 승수는 많았다. 5년만의 포스트시즌(PS)에서 3위 우리카드와 단판승부에서 '업셋'을 연출하며 PO에 당도했다. 비록 챔피언결정전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박수 받아 마땅한 저력을 보여줬다.

[사진=KOVO 제공]
5년 만에 봄 배구 무대를 밟은 한국전력이 PO 단판승부에서 패했다. [사진=KOVO 제공]

시즌 초반 상위권을 달리던 한국전력은 중반부터 힘이 떨어졌다. 순위표 아래를 오가던 한국전력은 정규리그 마지막 9경기에서 무려 7승을 거두며 봄 배구 대진표에 이름을 올렸다.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KB손해보험과 최종전에서 1세트를 먼저 내주고도 내리 세트 3개를 따내며 5년 만에 봄에 배구를 할 기회를 잡았다.

5시즌만의 봄 배구 첫 상대는 서울 우리카드였다. 한국배구연맹(KOVO)컵에서 우승하고, 정규리그 3위를 차지한 안정적인 전력의 상대였다. 더구나 정규리그 상대전적에서 6전 전패를 당해 상성도 좋지 않았다. 마지막 6라운드에서 1위 인천 대한항공을 포함한 모든 팀을 잡았는데, 우리카드에는 완패하기도 했다.

하지만 무서운 뒷심으로 PS에 올라온 한국전력의 힘은 대단했다. 봄 배구에 대비해 외국인선수까지 바꾼 우리카드에 3-1로 이겼다. 한국전력의 외국인선수 다우디는 10점에 그쳤지만 박철우가 14점, 서재덕이 17점을 냈다. 또 미들 블로커(센터) 신영석과 조근호가 나란히 11점씩 쌓았다. 총 5명이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면서 승리를 일궜다.

2015년터 4년간 한국전력 코치로 지도자 경력을 쌓은 장병철 감독은 2019년 봄 지휘봉을 잡았다. 첫 시즌 갖은 악재 속에 두 자릿수 승리도 따내지 못한 채 2연속 꼴찌에 머무르는 아픔을 겪었다.

한국전력은 2020~2021시즌 승부수를 띄웠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토종 왼손잡이 거포 박철우를 영입하고, 리시브가 좋은 윙 스파이커(레프트) 이시몬을 데려오더니 한국배구연맹(KOVO)컵까지 들어올렸다. 시즌이 시작된 뒤 두 차례 트레이드를 통해 국가대표 센터 신영석, 베테랑 세터 황동일, 김광국을 받아오면서 전력을 끌어올렸다.

[사진=KOVO 제공]
베테랑들이 가세한 뒤 전력이 상승했다. [사진=KOVO 제공]

서재덕이 군 복무 중인 가운데 젊은 선수들 중심이었던 한국전력에 경험이 이식됐고, 팀 컬러가 달라졌다. 장병철 감독은 팀 분위기를 밝게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고, 성적이 상승하면서 자연스럽게 분위기가 좋아졌다. '할 수 있을까?'라는 의심을 지우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자라났다.

1라운드 전패했던 한국전력은 2라운드 5연승을 달렸다. 결국 시즌이 끝났을 때 16승 16패 5할 승률을 달성했다. 4위 안산 OK금융그룹과 승점이 같지만 승수에서 밀린 5위로 준PO 자리를 내주면서 아쉽게 시즌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서재덕이 합류한 올 시즌 2년차 레프트 임성진, 센터 박찬웅 등의 급성장 속에 신구조화를 이뤘다. 박철우가 주로 웜업존에 머물렀음에도 팀은 경쟁력을 보였다. 결국 뚝심을 발휘하며 PO까지 올랐다. 2005년 프로 출범 후 PS 4번째 도전 만에 창단 첫 승리를 따냈다.

장병철 감독은 3일 KB손보전을 마친 후 "이틀 전 준PO를 치르느라 체력 부담이 많았을 텐데, 끝까지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다음 시즌에는 더 발전된 모습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의정부=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장병철 감독의 계약기간은 올 시즌까지였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은연 중에 팀을 계속해서 더 이끌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의정부=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장병철 감독의 계약기간은 올 시즌까지였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은연 중에 팀을 계속해서 더 이끌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올 시즌은 이제 챔프전 3경기만 남았다. 시즌이 종료되는 대로 곧장 FA 시장이 열린다. 장병철 감독은 "구단과 상의해봐야 한다. 우리 선수들은 다 잡을 생각이다. 놓치기 아까운 선수들이 많다. 그럼에도 좀 더 보강이 됐으면 하는 마음도 있어 구단과 상의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계약기간이 마무리돼 재계약 기로에 선 장 감독은 지난 3년을 돌아봤다. 

장병철 감독은 "부임 3년차를 맞아 정말 즐겁게 올 시즌을 준비했다. 즐겁게 훈련하고 땀 흘리면서, 중도에 어려운 과정도 있었지만 잘 이겨냈 것 같다. 3년 동안 바라던 대로 선수들이 밝고 한 마음 한 뜻으로 함께하는 문화를 잘 만들어줬다. 내가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한국전력은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팀이다. 역사와 전통이 있는 만큼 언젠가 우승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했다.

올 시즌 수확으로는 신구조화를 들었다. "고참들이 잘 끌어주고, 어린 선수들도 잘 성장하고 있는 것 같아 예전보다 단단한 팀이 된 것 같다. 여기서 더 발전하면 명문구단으로 갈 수 있지 않을까. 지금도 잘 해주고 계시지만 내 작은 소원이 있다면, 구단에서 좀 더 투자를 아끼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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