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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디다스가 픽한 손흥민, 스포츠스타와 기업후원에 대한 소고 [SQ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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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디다스가 픽한 손흥민, 스포츠스타와 기업후원에 대한 소고 [SQ포커스]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2.04.06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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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아디다스가 최근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사용할 공인구 '알 라릴'을 공개했는데, 한국의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을 모델로 내세웠다. 손흥민은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파리 생제르맹), 모하메드 살라(이집트·리버풀) 등 각 대륙을 대표하는 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쁨을 맛봤다. 

손흥민은 아디다스 본사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2008년 아디다스 코리아와 후원 계약을 맺은 이후 월드클래스로 성장함에 따라 현재는 글로벌 아디다스 본사 후원을 받고 있다. 계약은 2023년까지이고 현재 활약을 이어간다면 계약은 자연스레 연장될 전망이다.

연령별 대표팀 시절까지만 해도 나이키 축구화를 즐겨 신던 그는 아디다스 후원을 받기 시작한 이후에는 사석에서도 아디다스 제품을 주로 착용하고 있다. 지난해 해병대 신병교육대에 입소할 때도 아디다스 트레이닝복을 입어 화제가 됐다.

구단과 용품 후원사 관계에 밝은 A 대표는 "아디다스는 몇 년 전부터 구단보다 선수 개인을 후원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국내에선 손흥민이 대표적인데, 손흥민 한 명을 후원하는 게 K리그(프로축구) 전체를 뒷받침 하는 것보다 훨씬 더 효과가 크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축구만 놓고 봐도 나이키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디다스는 메시, 푸마는 네이마르(브라질·파리 생제르맹)로 대표된다. 

그렇다면 기업이 스포츠스타 개인 후원으로 얻는 효과는 얼마나 될까.

손흥민이 아디다스의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공인구 홍보 모델로 나섰다. [사진=아디다스 제공]
손흥민이 아디다스의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공인구 홍보 모델로 나섰다. [사진=아디다스 제공]

◆ 손흥민 파워

손흥민 상품성이 극에 달했던 시기는 2019년께일 것이다.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활약에 이어 소속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 진출을 이끈 시점이었다. 

그는 금융(하나금융), 자동차(볼보), 시계(태그호이어), 식음료(CJ제일제당, 농심, 빙그레, 코카콜라), 통신사(SK텔레콤), 생필품(질레트, 유한양행, TS), 게임(시선게임즈코리아)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광고 모델로 기용됐다. 그를 주인공으로 한 TV 다큐멘터리가 제작될 만큼 인기 정점에 있던 때다. 손흥민은 당시 광고 수입으로 80억 원 이상 벌었다. 구단에서 받는 연봉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기업들이 손흥민을 모델로 쓰는 이유는 명확하다. 그가 화면에 등장하는 것만으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은 물론 자연스레 제품의 호감도와 인지도까지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손흥민이 모델로 활동하는 6개월~1년간 지급하는 금액은 대략 5억~10억 원대로 알려졌다. 기업들이 말하는 그 효과를 살펴보면 모델료는 전혀 아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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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의 빙그레 '슈퍼콘' 광고는 영국에도 소개됐다. [사진=더선 웹사이트 캡처]

빙그레 '슈퍼콘'은 손흥민을 모델로 쓴 직후 두 달간 주문량이 30% 이상 증가했다. 경쟁사 제품 '월드콘(롯데)', '부라보콘(해태)'에 밀렸던 인지도도 크게 상승했다. 러시아 월드컵 직후 손흥민을 등장시킨 하나은행 광고 영상은 한 달 만에 유튜브 조회수 1000만을 돌파했는데, 업계에서 기록적인 수치였다. 

손흥민은 한국 축구 붐이 일어난 2018년 9월 이후로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발표한 남자 광고모델 브랜드 평판에서 배우 공유, 가수 BTS, 요리연구가 백종원, 방송인 유재석 등과 선두를 다퉈왔다. 2020년 말 문화체육관광부는 손흥민 한 명이 창출한 경제 파급효과가 1조9885억 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아디다스는 손흥민 후원을 통해 국내에서 가시적인 효과를 얻었다. 지난 2016년 출시한 'Z.N.E. 후디' 화이트 컬러가 한 달 만에 완판된 바 있다. K리그 공인구가 아디다스인지, 전북 현대가 아디다스 유니폼을 입는지는 몰라도 손흥민이 아디다스 축구화를 신는 것을 아는 팬들이 즐비하다.

이진영 아디다스 코리아 스포츠마케팅 담당 부장은 "손흥민을 통한 효과는 확실하다. 그가 착용하는 제품은 축구화 시장에서 점유율이 높다. 모든 브랜드를 통틀어도 1, 2위를 다툰다. 최근 황의조, 이강인, 원두재, 오세훈, 김승규, 조현우 등을 개인 후원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어린 선수들도 후원하고 있는데, 그 선수들도 손흥민이 신는 라인을 원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2020 도쿄 올림픽을 위해 출국하던 김연경이 착용한 갤럭시 워치4가 화제가 됐다. [사진=연합뉴스]
2020 도쿄 올림픽을 위해 출국하던 김연경이 착용한 '갤럭시워치4'가 화제가 됐다. [사진=연합뉴스]

◆ 삼성전자는 김연경, 휠라는 권순우

삼성전자는 전 세계로부터 지탄 받은 지난해 도쿄(코로나19, 방사능), 올해 베이징(미·중 갈등, 인권 문제) 올림픽 공식후원사로서의 활동은 축소하는 대신 선수 개인 후원을 늘려 효과를 극대화하고자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도쿄 하계 대회와 이번 베이징 동계 대회 각각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로 '팀 갤럭시'를 꾸려 자사 물품을 후원했다. 선수들이 올림픽 기간 동안 각종 '갤럭시' 시리즈 기기들을 직접 착용하고 사용하면서 자연스레 삼성 제품이 홍보되도록 한 것이다. 실제 쇼트트랙 최민정이 낀 무선이어폰 '갤럭시버즈2', 김연경이 팔에 찬 '갤럭시워치4'가 화제가 됐다.

테니스, 골프는 특히 해당 종목 스타들이 착용하는 의류, 직접 쓰는 제품들이 아마추어 유저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종목이다. 

자연스레 세계적인 스타들을 향한 후원은 줄을 잇는다. 한국 톱랭커 권순우의 경우 지난해까지 CJ제일제당 후원을 받았다. 최근 들어 델타항공, 엘로엘 등과 후원 계약을 맺기도 했다. 용품 후원사 휠라는 2019년 4월 권순우가 세계랭킹 100위 밖이던 때 계약을 맺었는데, 이후 그가 52위까지 성장하고 메이저 대회를 잇달아 출전하면서 큰 홍보 효과를 얻었다.

선수 개인 후원 효과를 단순히 용품 매출 상승 등으로 한정하진 않는다. 미디어 노출 지수는 광고주들이 가장 기본적으로 참고하는 수치다. 스폰서십을 통한 브랜드의 반복 노출이 핵심이다. 광고에 드는 비용과 비교했을 때 그 경제적 효과를 간접적으로 가늠할 수 있다.

권순우가 4대 메이저 대회에서 모두 1회전을 통과했다. [사진=AFP/연합뉴스]
휠라는 권순우가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하면서 홍보 효과를 얻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프라임 시간대 TV광고료는 15초에 최대 1500만 원, 최저 110만 원가량 형성돼있다. 권순우가 프랑스오픈에서 2경기에 걸쳐 6시간 가까이 코트를 밟았을 때 휠라의 브랜드 홍보 노출 효과가 최대 208억 원, 최저 15억 원대라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권순우의 온 몸에는 휠라 로고가 총 8개나 새겨져 있었다. 

코스메틱 브랜드 엘로엘은 오랫동안 박세리, 박성현, 이정은 등 골프선수들을 후원하고 골프선수들을 모델로 기용해 효과를 본 케이스다.

유양희 엘로엘 대표는 지난해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박성현 프로 같은 경우 엄청난 팬덤이 있다. 박 프로와 협업한 제품이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성과를 확인하며 우리도 깜짝 놀랐다"고 밝힌 바 있다. 엄청난 이윤을 기대하고 시작한 후원은 아니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 거리두기 여파로 골프가 각광받으면서 수요가 급상승했다는 분석이다.

골프는 의류 협찬이 가장 활발한 종목 중 하나다. '황제' 타이거 우즈가 착용한 피케셔츠, 야구모자는 골프인들 사이에서 일종의 유니폼으로 여겨진다. 미국프로골프(PGA·LPGA) 투어에서 활동하는 유명 선수들은 걸어 다니는 광고판이나 다름없다. 세계랭킹 10위 내 선수가 쓰는 모자 정면에 브랜드 로고를 넣으려면 연간 300만 달러(33억 원)는 감당해야 한다.

K리그 축덕원정대를 홍보하는 손흥민. [사진=KEB하나은행 제공]
축구산업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하나금융은 손흥민을 간판으로 적극 활용했다. [사진=KEB하나은행 제공]

◆ 매출을 위해 후원하는 시대는 끝났다

기업들은 연예인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사생활이 깨끗하고 순수하며 공정한 선수들의 이미지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한다. 이런 이미지는 비단 스포츠업계뿐만 아니라 전 영역에 걸쳐 투자 대비 고효율을 낸다. 나아가 그 선수가 지닌 좋은 인상을 통해 기업 이미지까지 격상하는 효과를 덤으로 얻고 있다.

아디다스가 손흥민, CJ제일제당이 권순우를 후원한 케이스에는 공통점이 있다. 현재 이미 스타인 선수가 아닌 실력과 인성을 함양해 미래에 크게 될 가능성이 큰 재목에 투자해 신뢰 관계를 구축했다는 점이다. 선수가 잘 자라서 브랜드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면 가장 좋지만, 꼭 그렇지 않더라도 해당 종목을 사랑하는 팬들 사이에선 '이 기업이 이 스포츠에 애정을 갖고 투자하고 있구나'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비인기 종목 선수를 후원하는 경우 홍보 효과를 넘어 스포츠산업에서 무형의 가치를 창출한다. 요즘 기업들은 사회와 공동체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ESG(친환경·사회적·지배구조 개선) 경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때문에 불굴의 정신으로 끊임없이 노력하고 스스로 한계를 극복하는 스포츠를 통해 전하는 감동이 사회에 끼치는 영향력은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이진영 부장은 "스포츠마케팅이 참 어렵다. 이윤을 창출해야 하는 게 기업이지만, 후원을 통해 직접 매출을 증대시키기는 어렵다. 하지만 스포츠 브랜드로서 끊임없이 시장에 투자를 하지 않으면 기업으로서 정체성에 문제가 생긴다. 글로벌 기업이라 할 지라도 코로나19 탓에 쉽지 않은 건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는 건, 이런 상황에서 돈이 안 된다고 놓게 되면 우리의 DNA가 없어지는 셈이기 때문이다. 스스로 정체성을 지키기 위함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기업이 소비자를 통해 얻은 물질적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시대는 지났다. 스포츠스타 후원은 그 스타가 사회에 전하는 긍정적인 기운과 메시지 그리고 밝은 에너지를 통해 기업이 사회에 끼치는 보이지 않는 영향력으로까지 확대 중이다. 

스포츠 최고 스타를 향한 내로라하는 기업의 러브콜이 계속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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